사랑방/도깨비의 누각(樓閣)

봄을 재촉하는 비

doggya 2015. 2. 28.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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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헐 벗은 민낯같은 겨울도 우수를 지나니

동백꽃 베시시 꽃망울을 터트린다

봄길을 여는 비가 촉촉히 내리고

깊은 밤에 여울목처럼 갇힌 마음을 풀어본다

 

시류에 편승한 혹한의 겨울도 초침처럼 작은 걸음이지만

어느덧 봄 한자락을 만지작 거리고 있다

무수한 이상과 상념들 중에 타의든 자의든

기다림이란 설레지만

지우고 잊을려고 세월을 재촉하고

망각하면서 윤회하는게 세월의 한 계가 아닌가 싶다

 

살아가면서 허망하지만 희망의 끈을 놓을 수가 없는게

있다

잊을 수 있는 망각의 뇌를 가지게 한것

극히 이상적이다

그래서 아픔도 잊고, 딛고 일어서는 초연함을ᆢ

그래서 봄과 같다

이제 혹한의 겨울도 지나가고 대동강 물이 풀리고

개구리 팔딱 뛰는 봄 냄새 풍기는 뉘앙스

 

촉촉하게 내리는 비가 오면 더 더욱더 그리움이

실개천 돌고돌아 흐르는 물처럼

과녁에 박히지 못하고 빗물처럼 흐른다

그리움 뒤에 숨어 있는 외로움

우주공간에 양립으로 존립은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슬프다

이렇게 봄을 재촉하는 비라도 내리면ᆢ외로운거지.

 

2015년 2월 15일

빨간도깨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