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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된 꿈으로 행복을 놓치고 있진 않나요?

doggya 2010. 3. 18. 19:50

 

 

헛된 꿈으로 행복을 놓치고 있진 않나요?

 

 

 

 깊은 바다 속에 물고기 한 마리가 살고 있었다. 바다생활이 너

무 지루했던 물고기는 바다를 떠날 기회만을 노리고 있던 차에

어부의 그물에 걸려 육지로 나오게 되었다.

 

 물고기는 펄쩍 뛰어오르며 환호했다.

 

 "드디어 지긋지긋한 바다에서 벗어나게 되었구나!"

 

하지만 기쁨도 잠시, 어부와 그의 아들이 자신을 어떻게 요리

할지 의논하는 소리를 듣고는 그 자리에서 기절하고 말았다.

 

 한참 후에 정신을 차린 물고기는 자신이 여전히 살아 있다는

것에 안도하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곳은 어항 안이었다. 어부

가 물고기의 아름다운 무늬를 보고 집에서 기르기로 마음을 바

꿨던 것이다. 어항은 바다와 비교도 안 될 만큼 좁았지만, 물고기는

바다를 떠났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했다.

 

 이렇게 해서 어항생활을 시작하게 된 물고기는 어부가 매일

먹이를 넣어줄 때마다 신나게 몸을 흔들며 아름다운 장식을 보

여주었다. 그러면 어부도 좋아하며 먹이를 한 움큼 더 넣어주곤

했다.

 

 물고기는 가끔 바다에서 살던 시절을 떠올렸다. 그때는 매일

스스로 먹이를 찾아야만 했고, 언제 있을지 모를 천적의 습격에

도 대비해야 했다. 지금쯤 친구들은 며칠째 아무것도 못 먹고

있을지도 모르고, 누군가의 뱃속에 들어갔을지도 모른다. 물고

기는 먹이를 한꺼번에 입안에 밀어 넣으며, 혼자 이렇게 중얼거

렸다.

 

 "이게 바로 진정한 삶이지. 다시는 바다로 돌아가지 않겠어."

 

 그는 현재의 모든 것이 자신처럼 아름다운 물고기가 받아야

할 합당한 대우라 생각했다. 그리고 자신의 운명과 현재의 생

활, 자신이 가진 아름다운 무늬를 축복하기 시작했다.

 

 "누가 뭐래도 난 아름다운 물고기잖아!"

 

 그러던 어느 날, 어부가 열흘에서 보름 정도 후에나 돌아온다

는 말을 남기고 먼 바다로 나가버렸다. 집에는 어부의 아들과

물고기 단 둘만 남게 되었다.

 

 첫째 날, 물고기는 제때에 먹이를 먹지 못했다.

둘째 날은 아예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물고기는 어부의 아들이 자신처럼 아

름다운 물고기를 소홀히 대한다며 원망하기 시작했다. 

 

셋째 날, 그는 점점 버티기가 힘들어졌고, 배가 고파서 머리가 핑핑 돌

정도였다. 그러나 바다에서 살 때는 열흘 동안 굶은 적도 있었

다는 것을 떠올리고는, 지금은 그나마 행복한 거라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물고기는 힘을 내어 열심히 몸을 움직여봤지만, 수영

실력이 예전 같지가 않았다.

 

넷째 날, 드디어 먹을 것이 생겼다. 하지만 그것은 물고기 먹이가

아니라, 어부 아들이 먹다 남긴 빵 부스러기였다. 물고기는 기분이 상했지만,

너무 배가 고픈 나머지 불평은 접어두기로 하고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그 후로 어부의 아들은 사흘이나 닷새 간격으로 빵 부스러기를 던져

주었고, 그럴수록 물고기의 원망은 커져만 갔다.

 

 그러던 중, 물고기는 슬픈 소식을 들었다. 바다에 나갔던 어

부가 폭풍우를 만나 죽었다는 것이다. 물고기는 이제 더 이상

자신을 아껴줄 사람이 없다는 생각에 슬퍼지기 시작했다. 그때

어부의 아들이 동네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버지도 안 계신데, 저 혼자 여기 머물 이유가 없어졌어요.

다른 곳으로 가서 일자리를 알아봐야죠."

 

 그 이야기를 들은 물고기는 새로운 희망에 부풀기 시작했다.

다른 곳에서 지금보다 더 멋지게 살게 될 거라는 희망이었다.

 

 그런데 이사하던 날, 어부의 아들은 어항만 남겨둔 채 차에 짐

을 싣고는 떠나버렸다. 물고기는 있는 힘껏 소리쳤다.

 

 "이봐! 나 좀 데려가! 제발 날 버려두고 가지 마!"

 

 하지만 어부의 아들이 뒤돌아볼 리 없었다. 결국, 물고기는

텅 빈 집안의 낡은 어항 속에 혼자 덩그러니 남겨졌다.

 

 물고기는 깊은 슬픔에 빠졌다. 자신에게 그렇게 잘 해주던 어

부가 죽고, 빵 부스러기를 넣어줄 사람조차 없이 어항 안에 꼼

짝없이 갇히는 신세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물고기의 원망은 다시 시작되었다. 자신을 남겨두

고 바다에 나간 어부를 원망했고, 자신에게 너무 무례했던 어부

의 아들을 원망했고, 비좁은 어항을 원망했고, 심지어 바다를

떠나고 싶다고 했을 때 자신을 말리지 않았던 친구들까지 원망

했다.

 

 그러다가 물고기는 힘없이 잠이 들었고, 꿈을 꾸기 시작했다.

마침 근처를 지나던 부유한 상인이 자신을 조심스럽게 집으로

데려가 큰 연못에서 매일 맛있는 먹이를 주며 키우는 꿈이었다.

 

 물고기는 다음 날 아침까지도 꿈에서 깨어나지 않았다.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영원히.....

 

 

 

행복에서 불행까지는 고작 한 걸음밖에 안 되지만, 불행에서

행복까지는 멀기만 하다.   - 유대 격언 -

 

 

출처 : 내 삶에 큰 힘이 되는 책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