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수의를 십 년이 넘게 농 속에 뒀더니 곰팡이가 피었다.
햇살이 좋아 빨래줄에 널었다.
살아서는 입을 수 없는 '내 옷'.
직접 만든 이 유서함을 열면...
나의 간절함이 들어있다.
어쩌면 이것도 부질없는 짓일지 모를 일.
하지만 완성되지 못한 삶을 살아 온 까닭에...
...어쩌랴. 이런 마지막 욕심이라도 부려야지.
손수 만든 이 유골함을 열면...
마지막 소망을...
...이렇게 적어 뒀다.
그래도 오고 가야할 일이 있으면 이렇게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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