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공기에 홑이불 끓어안고 아스라지게 우는 풀벌레
소리에 잠은 달아나고
이 가을 낭만에 빠져든다
궂은 비는 살짝 내리고 소슬 바람에 가을 타는 소리는
애간장 녹아내린다
지나간 것은 다 추억이다
삼베적삼 땀으로 적시던 쨍글쨍글하게 무덥던 여름도
수박 한입 크게 베어 꿀꺽 삼키듯 지나간 것 같다
세월은 구름 가듯 가고 인생 또한 구름 부여잡고
그렇게 가나보다.
참 좋다, 이 울림이
세상을 잿빛으로 채색하고 허름한 다방 커피향 같은
도회적이 아닌 서정적 농촌의 그림같은게 가을이다
울고울고 밤새워 우는 풀벌레 소리는 처연하고
처량하지만
가을의 울림이요 고독의 풍요로움이 아닌가
빠득빠득 이빨갈고 자다 가슴 파고드는 갈바람,
풀벌레 우는 소리에 구곡간장 다 녹아나니
이 얼마나 낭만적인 밤인가
느낌이 있다
삶이 고단하지만 밤 새워 우는 풀벌레 소리에 옛 그림자도
그려보고 서랍을 뒤져 옛 추억을 꺼내 보는 것도 괜찮다
돌아서 앉은 장독대에 비맞은 장독이 윤기가 자르르
흐른다
평소에 얼마나 열심히 닦았으면ᆢ 간장, 고추장은 엄마의
상징물이 아닌가
가지런히 노여있는 장독대를 볼때면 엄마 모습,맘이
보여 늘 울적 해 진다
설익은 감홍시 빠져 퍼져 있는 모습을 떠올리면 더 애잔한
생각에 가슴이 매인다
4시30분에 시작한 글이 지금 시간 5시 30분
1시간이 소요되고
밤새우는 풀벌레 소리 어두운 그림자는 몰아내고
어섬어섬 밝아오는 오늘'이라는 하루를 위하여 못다한
잠을 다시 청해본다
2015년 9월 6일
빨간도깨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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