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햇살님의 좋은 글

잊지 못할 스승의 날

doggya 2009. 5. 15. 08:15

  

 

 

잊지 못할 스승의 날



특수학교 교사인 나에게는 세월이 흐른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스승이 날이 있다.
제주도에서 근무할 당시 우리 반 학생이었던
명길이에게는 그 아이가 큰엄마라고
부르던 분이 있었다.

아버지의 첫째 부인이 아이를 낳을 수 없어
정신지체 장애인을 둘째 부인으로 맞았는데
그 사이에서 명길이와 명길이 형이 태어났다.
아버지의 첫째 부인을 명길이는 큰엄마라고 불렀다.

어느 날 가정방문을 갔다가 명길이네 가정의
어려운 처지를 알고 밤새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기본적인 생활을
하기도 힘든 정신지체 장애인 명길이 친어머니에,
대장암 수술을 받고 투병 중인 아버지,
정신지체 학교에 다니는 명길이 형제까지...
큰어머니는 홀로 그 모진 생활고에 맞서가며
다섯 식구를 어렵사리 돌보고 있었다.

가정방문을 마치고 라면과 과자 한 박스를 사서
명길이 품에 안기고 나오는데 자꾸만 명치가 아파왔다.
그 후로 자주 명길이네 집을 방문해 큰어머니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고,
학교에서 장학금 대상자에 명길이를 올려
장학금을 정기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마음을 썼다.

그해 5월 15일 스승의 날,
퇴근시간이 다 되어 명길이 큰어머니가
다급한 목소리로 전화를 해서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 무조건 집으로
급히 오라고 했다.

혹시나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
서둘러서 달려갔더니 집 앞에서 큰어머니가
한 손에는 양동이를, 다른 한 손에는
무언가가 담긴 검은 비닐봉지를 들고 기다리고 계셨다.

양동이에는 물고기 다섯 마리가 헤엄치고 있었고
검은 비닐봉지에는 말린 고사리가 담겨있었다.
아버지가 아픈 몸을 이끌고 아침나절부터
낚시를 해 잡아온 물고기와 큰어머니가
4월부터 산속 깊은 곳에서 손수 따와 정성껏
삶고 말린 고사리였다.

마음으로 받았으니 됐다고 사양을 해도
한사코 건네시며 양동이와 검은 봉지를
나의 양손에 꼭 지어주셨다.

가슴 벅찬 기쁨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세상 그 어떤 값비싼 촌지와도 바꿀 수 없는
명길이네 가족의 가슴 따뜻한 선물을 생각하면
내 마음에는 어느새 따뜻한 봄 햇살이 쏟아진다.


-아름다운  마음에서-





사막에서의 물이 "다른 물과는 달리
특별한 물이 되어 축제처럼 여겨지는 건
내 팔로 힘들여 길어 올린 것"이라서라는
노력의 아름다움을 가르쳐 줍니다

소중한 것은,
행복이라는 것은 꽃 한 송이,
물 한 모금에서도 찾을 수 있는데
우리는 오직 눈으로만,
감각을 통해서만 찾으려 하기 때문에
정작 찾지 못합니다

사랑의 눈으로,
마음의 눈으로 소중한 것을 찾을 줄 알아서
작은 꽃 한 송이에서 상큼한 행복을 들추어 내고,
물 한 모금에서 감동의 눈물을 찾을 줄 아는
순수한 마음을 간직함으로써
작은 일에도 감동할 줄 알고,
사소한 물건에서도 감사를 느끼는 맑은 마음을
단 하루라도 간직하고 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내 마음도 이토록 아름다울 수 있구나" 하는
느낌이 1분이라도 내게 머물러서
마음으로 조용히 웃을 수 있는,
그런 순수한 미소를
잠시라도 가져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차마 전하지 못한 선생님들께 감사를 전하며

 

 

 

★ ♬ 스승의날 노래  ★
  윤석중 작사, 김대현 작곡


1. 수레의 두 바퀴를 부모라 치면
이끌어 주시는 분 우리 선생님
그 수고 무엇으로 덜어 드리랴
그 은혜 두고두고 어찌 잊으랴
스승의 가르침은 마음의 등대
스승의 보살핌은 사랑의 손길
 

2. 오월에도 보름 날로 날을 받아서
세종날을 스승의 날 삼았습니다.
오늘 하루만이라도 걱정 안끼쳐
기쁘게 해드리자 우리 선생님
스승의 가르침은 마음의 등대
스승의 보살핌은 사랑의 손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