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지 마세요, 사랑이 도와줄 거예요
무하마드 알리는
은퇴와 함께
통산 56승 5패라는 권투선수의 이력은 끝났지만, 새로운
싸움 하나가 남아 있었다. 84년 뇌세포 손상으로 근육이
마비되어 끝내 죽음에 이르는 파킨슨병이 발병한 것이다.
권투선수 때 입은 강한 펀치의 후유증이었다.
미시간 주의 작은 마을에 은거하며 파킨슨병과 싸우고
있던 알리는, 1996년 애틀렌타 올림픽 개회식에서 성화
최종주자로 사람들 앞에 다시 섰다. 온몸에 스며든 병마
로 '나비처럼 벌처럼 쏜다'는 그의 주먹이 큰 폭으로 흔들
려 성화도 떨렸다. 알리의 떨리는 두 손에서 옮겨진 불은
천천히 줄을 타고 25미터쯤 되는 사각형 성화대로 올라가
불꽃을 드러냈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사람들에게 심금을
울리는 감동의 순간이었다.
그날 이후로 알리의 집에는 그의 성화 점화 모습을 보
며 희망을 갖고 살게 됐다며 감사하다는 전화와 편지가
쉴새없이 날아들었다. 어떤 부인은 감격에 겨운 목소리로
'당신은 내 남편에게 삶의 희망을 주었어요. 죽을 날만 기
다리고 있던 남편이 요즘 거리에서 나도 알리와 같은 카
킨슨병 환자라고 외치고 다니며 삶의 의욕을 보이고 있어
요'라고 말했다.
이때부터 알리는 '파킨슨병 바로 알기 운동'을 펼치기
시작했다. 자신의 모습을 보며 희망을 되찾은 사람들이
보내준 감사의 전화와 편지는 그가 무엇을 해야 할지를
알려준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강연 요청이 있으면 불편한
몸을 이끌고 어디든 찾아갔다. 알리는 마비된 입술을 힘
들게 움직여 사람들에게 말했다.
"내가 성화를 점화할 때 왜 울었죠? 나도 했는데 여러
분은 왜 못합니까? 무슨 일이든지 포기하지 마세요."
'포기하지 마세요······ , 끝까지 희망을 놓지 마세요······,
사랑이 도와줄 거예요.'
제가 얼마 전에 읽었던 소설책에 쓰여 있던 글귀입니
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 속에는 암초 같은 시련이 숨어
있습니다. 어떤 불행이 일어나기 전에 미리 알 수 있다면
어떻게든 피해가겠지요. 하지만 우리가 걸어가는 길은
그렇지 못합니다. 넘어지고 다시 일어서고, 그렇게 끝없
이 나아가는 것입니다.
때론 외로움과 고독함에 눈물을 흘리기도 합니다. 자신
의 주위를 돌아보면 같이 가주는 사람이 없을 때 한없이
쓸쓸해지곤 하지요. 그러나 곁에 없지만 언제나 가슴속
에 고여 있는 식지 않는 사랑이 있기에, 오늘도 쓰러지지
않고 나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사랑은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와 힘을 줍니다. 사랑은 오늘도 포기하지
말고 희망을 놓지 말라며 나지막하게 속삭입니다.
사랑이란 상실이며 단념이다.
모든 것을 남에게 다 주었을 때
사랑은 더욱 풍부해진다.
출처 : 마음이 담긴 몽당연필(김태광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