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지구여행과 체험/아시아

징기스칸의 나라 몽골 - 새 생명이 탄생하는 초원의 봄

doggya 2011. 5. 19. 06:07

오늘로 몽골 여행의 두번 째 이야기가 되겠네요.

지난 번 말씀드린대로 점심을 먹기 전에 잠깐 주위의 산으로 하이킹을 가기로 했어요.

이 곳은 칸켄티라고 불리우는 산악지대의 입구로써

지금부터 가고자 하는 산의 이름은 가초르트산이라고 하는 하이킹하기 딱 좋은 정도의 높이였어요.

 

간단한 몽골의 역사를 첫 편에 써 놓았으니 혹시 궁금하신 분들은 보시기 바래요. ^+^

 

 

언덕으로 올라가는 길에 숨이 차서 잠깐 쉬었던 곳에서 좀 전에 올라 온 동네를 바라 본 거에요.

바로 아래에 검은 천으로 둘러친 곳은 밭이에요.

여름이면 여기다 야채를 심어 농사를 짓는다고 하네요. 담을 한 이유는 방목하는 가축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지요.

 

 

아직  그 곳은 이른 봄인데도 이렇게 야생화가 피어 가는 이의 눈을 즐겁게 해 주네요.

이 꽃은 말과 소가 아주 좋아해서 조금 있으면 남아나지도 않을 거라고 해요.

가는 곳마다 널려 있는 가축들의 똥에서 냄새가 나지 않는 이유를 알앗지요... 이런 걸 먹으니... ㅎㅎㅎ

 

 

지난 번에도 보셧듯이 텐트안에 있는 난로에 태우는 연료를 이 지방에서는 나무를 쓰는데.

정부에서는 죽은 나무만 자르라고 했다지만 길고 추운 겨울을 나려면 그것만 가지고 되겠어요?

무차별로 자른 나무의 둥치를 보니 마음이 별로 안 좋더군요.

 

 

오른 쪽에 네모난 검은 부분이 조금 아까 본 여름의 야채밭이에요.

건너 산에도 그런 것이 몇 개 눈에 띄는데, 겨울에는 야채가 아직은 좀 귀한 거 같았어요.

오가면서 한국사람이 야채농사를 짓는 비닐하우스를 보긴 했지만,

아직 이 사람들이 겨울에 신선한 야채를 먹는다는 건 한 참 후의 일인 거 같더군요.

그런데 여름이면 비가 안 오고 또 물을 길어다 주어야 하니 쉬운 농사는 아닌 게 분명하지요?

 

 

아직은 풀만 먹은 가축의 똥인지 풀인지 구별을 하기 힘든데 이 건 풀이라고 하네요. ㅎㅎㅎ

 

 

큰 것은 이렇게 양배추처럼 생겼어요. 나중에는 길게 줄기도 올라 온다고 하긴 하더라구요.

 

 

우리가 예전에 싸리나무로 빗자루를 만들어 썼듯이 이 잡목이 이 사람들이 빗자루를 만들어 쓰는 거래요.

물론 지금은 많은 부분이 플라스틱으로 바뀌긴 했지만,..

 

 

이 산의 고도가 어찌 되는지 모르겠지만, 몽골 전체의 고도가 상당히 높아서 그런지 빨리 올라가니 숨이 차더군요.

그런데 나만 그런 건 아니었어요.

 

 

소와 말이 좋아한다는 이 꽃도 ...

 

 

할미꽃을 연상케 하는 이 꽃도...

 

 

그리고 소 똥에 올라 앉은 주책없는 이 나비도...

 

 

이름 모를 이 꽃도....

 

 

선인장을 연상케 하는 이 식물도 모두들 여기서는 쉬운 삶을 사는 건 아닌 거 같더라구요.

 

 

산 정상에 올랐다가 뒷쪽으로 내려 오는 길에 보니 길에 고랑이 파였네요.

아마도 비가 오면 빗물이 흘러가던 길이었던가 보지요?

그런데 ~~ 그게 아니었어요. ㅎㅎㅎ

 

 

가축들을 방목하는데 특히 소는 높은 언덕으로 올라가서 풀을 뜯어 먹는 걸 좋아한대요.

그런데 녀석들은 한 줄로 질서 정연하게 가는 길로만 간다고 하네요.

그래서 이렇게 소가 가는 길이 만들어 진거래요. ㅎㅎㅎ

 

 

땀도 흘렸고 배도 고파오고 텐트에 도착하니...손씻고 점심을 먹으라고 하네요.

 

 

이 곳은 물이 정말로 귀해서 금과 같아요.

이 것은 입구에 있는 세면대인데, 위에 달린 조그만 통에 바가지로 물을 퍼 넣고 밑에 달린 꼭지를 툭 치면 물이 조금 나와요.

그걸로 세수하고 손 닦고 이 닦고 그러지요.

고양이 세수가 바로 이런 것이구나 ~~~ 실감한 때였어요. ㅎㅎㅎ

마을에는 가축과 사람을 위해서 공동펌프가 하나 밖에 없고 그나마도 멀리서 그 물을 길어와야 하기 때문에

출발전에 산에 있는 동안은 샤워를 못 한다고 했던 말을 이제서야 이해하게 되었어요.

 

세면대의 밑에는 커다란 양동이를 놓아서 쓰고 난 물을 받아 내지요.

그래도 그 바로 옆에는 세탁기도 있어요.

세탁하는 방법을 물으니...

양동이에 물을 퍼와서 붓고, 다 빨은 다음에는 또 퍼다 버린다네요.

手세식 세탁기라고 해야 하나요?  ㅎㅎㅎ

 

그리고 그 옆에는 김치 냉장고가 떡하니 자리 잡고 있어 전통적인 유목 생활도 차츰 현대화 되어 간다는 걸 느낄 수 있더군요.

 

 

 식사전에 먹으라고 요거트를 주네요.

생긴 걸 보고 먹어 보니 내가 집에서 만들어 먹는 요거트와 다르지 않더군요.

그렇다면 나도 유목민에 섞여 살아도 된다는 얘기가 되나? ㅎㅎㅎ

 

 

소고기 국물에 감자와 당근을 조금 넣고 끓인 국수에요.

그리고 우리의 잡채를 닮은 것이 옆에 있고요.

나중에 알고 보니 이 곳 사람들은 우리가 밥과 김치를 먹듯이 이런 국수를 먹는다고 하대요.

그렇다면 국민음식으로 불러도 된다는 얘긴데...

원래의 유목민들은 우유제품과 고기만 먹었는데, 쏘련연방에 속하게 되면서 밀가루가 들어와 이런 음식을 먹게 되었다고 해요.

그러니까 역사로 치면 100년이 조금 안 된 거지요?

 

 

밥을 먹고 있는데, 난지 이틀됐다는 양새끼를 날 구경 시켜 주겠다고 데리고 왔네요.

너무나 귀엽지 않나요?

 

안아 주려고 하는데 요리사가 묻네요. 캐쉬미어가 뭔지 아냐고요.

안다고 생각했는데, 물으니 글쎄요 ~~

구경가재요. 그럼 갑시다 ~ ^+^

 

 

여러분은 알고 계셨는지 모르지만, 전 정확하게 캐쉬미어가 어떤 동물의 털인지 모르고 있었어요.

알고 보니 캐쉬미어는 몽고나 티베트 도는 네팔처럼 추운 고원지대에 사는 염소의 속털로 만든 거였어요.

양이나 또는 야크 또는 낙타같은 것들은 털을 깍아서 섬유가 거칠지만.

염소는 이렇게 일년에 한 번 겨울나고 나서 솜털을 긁어 모은답니다.

그러다 보니 굉장히 부드럽고 섬유가 곱지요.

 

 

마치 솜을 뭉쳐 놓은 거 같아요.

이런 걸로 짠 섬유이다 보니 따뜻하고 부드러울 수 밖엔 없는 거 더라구요.

 

 

너무 이른 봄에 하면 염소가 추울테니까 적당한 때를 찾아서 해야 한다는데, 이 녀석 혼이 좀 났을거에요.

왜냐구요?

그 다음 날 하루종일 폭설이 내렸거든요. ㅠㅠ

 

 

캐쉬미어가 왜 비싼지도 이때 알았네요.

한 마리의 염소에서 일년에 나오는 털의 양이 저 노란 플라스틱 백으로 하나가 겨우 되거든요.

 

이때 주인의 딸이 소식을 전해 주네요.

언덕위에서 염소가 새끼를 낳았다고요.

아침에는 소가 새끼를 낳더니 오후에는 염소가... 바쁘다 바빠 ~~ ㅎㅎㅎ 

 

 

이 분도 물론 캐쉬미어를 만드는 염소지요. 이렇게 까매도 속털은 희거나 또는 회색이라고 하네요.

금방 낳은 새끼를 열심히 핥아 주고 있는 어미와 .

 

 

흐뭇한 표정의 새끼가 참 좋아 보이네요.

평화 그 자체라는 생각이 들대요. ^+^

 

 

30분도 안 돼서 일어나 보려고 애를 쓰지만, 픽픽 쓸어지는군요.

그 귀여운 모양을 동영상으로 찍었어요.

 

 

탯줄을 디렁디렁 달고 드디어 일어서는데 성공을 하고 이제부터 열심히 먹고 잘 자라겠지요? ^+^ 

 

 

아니 ~~ 왜 말의 발을 이렇게 묶어 놓았대요?

 

다른 가축과는 달리 말은 저녁이 되어도 집에 돌아 오지 않고 끝도 없이 먹을 걸 찾아서 가 버린다네요.

그래서 찾으려면 시간이 많이 걸린대요.

그래서 넓은 초원이 아니면 그날 저녁에 집으로 데려갈 것들은 이렇게 발을 묶어서 멀리 가지 못하게 한다고 해요.

 

 

하얀 허리띠를 두른 소가 재미있어서 한 장 찍어 봤어요. ㅎㅎㅎ

 

 

진짜로 오후가 되자 소들이 자기 집 근처에 가서 어슬렁 거리대요.

착한 녀석들... ㅎㅎㅎ

 

 

쥔장 딸인 이 여전사는 자기네 가축이 어디까지 가 있나 높은 곳에 올라가 둘러 보고 있네요.

이 아가씨는 요즘에는 가끔 도시에 나가 일을 한다고 해요.

그 돈으로 아까보신 세탁기도 사고 김치 냉장고도 사고... ㅎㅎㅎ

 

 

들어오는 길에 보니까 아까 아침에 새끼를 낳은 소의 태반을 강아지들이 냠냠 맛나게 먹고 있네요.

처음엔 이 녀석들의 에미가 먼저 먹고 남은 건 얘네들 차지에요.

태반이 몸에 좋다고 하는데, 얘들한테는 어떻게 얼마나 좋은건지.... ㅎㅎㅎ

 

 

소 젖을 짠다고 해서 축사로 가는데, 데모를 하는건지 아예 밥통 속에 들어 앉은 양들이 재미있네요.

 

 

이제는 제법 잘 걷는 소의 새끼가 젖을 먹는데, 옆에서 지키고 있어요. 왤까?

 

 

알고 보니 반대쪽에서는 쥔장이 새끼를 피해가면서 우유를 짜고 있네요.

 

 

이 것은 초유라서 여러가지 면역력도 있고 프로틴의 함량도 많아서 유목민드이 일년에 한 번씩 봄이면 즐기는 간식거리를 만든대요.

그래서 젖을 먹으려는 새끼를 한 쪽에서 그 쪽으로 못 가게 막고 있더라구요.

 

 

일년에 한 번  인간이 먹을 수 있는 소 한 마리에서 나오는 초유의 양은 이 정도.

자 ~ 그럼 이 걸로 무얼 만드는지 한 번 보실까요?

 

 

일단 체에 걸러서 약간의 설탕을 넣고 계속 휘저어 주어요. 한참을 그렇게 한 다음에..

 

 

솥에 물을 넣고 그 걸 넣어 아주 오랫동안 중탕을 하더군요.

 

 

초유를 요리하는 동안 이리저리 둘러볼까요?

이 원룸에서 모든 것을 다 하고 모두가 다 모여서 사는 관계로 프라이버시란 찾아 볼 수도 없더군요.

피곤하면 그냥 저렇게 침대에 쓰러져 자고... 물론 나도 그랫지만. ㅎㅎㅎ

아참... 세면대 옆에 세탁기와 아까 말한 김치 냉장고 보이지요? ㅎㅎㅎ

 

 

이 텐트는 머리를 숙여야 들어갈 수 있는 문(몇 번 이마를 찧었지요. ㅠㅠ)  밖에는 창문이라곤 없지만.

이렇게 천정에 굴뚝이 나가라고 만들어 놓은 곳으로 환기도 그리고 채양도 모두 할 수가 있어요.

비가 오면 가리고 날이 좋으면 열어 놓고, 그래서 그런지 난로가 있어도 공기가 탁하다거나 그런 느낌은 전혀 모르겠더군요.

 

 

얼마나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중탕이 끝나고 나서 식히면 그 초유가 이렇게 굳어요. 

 

 

접시에 담긴 치즈 몇 조각과 함께 먹어 보라고 내 주었는데, 참 맛이 있더군요.

감촉은 아주 부드러운 치즈와 같았지만, 냄새도 이상한 맛도 없었어요.

생전 처음 먹어보는 음식이 신기해서 보고 보고 또 보고 또 먹어보고.. ㅎㅎㅎ

자기들도 일년 중 봄에만, 그것도 소가 새기를 낳아야 먹어보는 귀한 거라고 아주 잘 먹더군요. 

 

 

저녁 식사전에 잠시 뒷 산에 올라가 보기로 하고 함께 올랐는데...

가는 도중에 이런 말머리 뼈를 몇 개 보고는 기겁을 햇지요.

아니 ~ 왜 치우지 않는거래요?

 

 

유목민인 이들에게 있어서 말은 큰 재산이자 필수품이며 또한 행운의 상징이라고 해요.

생활과 빼 놓을 수 없는 것이겟지요.

그래서 말이 죽으면 머리를 잘라 산위에 놓는대요.

이렇게 마을이 내려다 보이는 곳에 놓으면 마을을 보호해 주고 또 복도 준다고 하네요.

 

 

바람도 몹씨 불고, 또 날씨도 흐려져 서둘러 내려오는데.... 어 ~~ 저 집이 왜 저래?

 

 

가까이 가보니, 지붕은 완전히 똥으로 덮여 있고, 벽의 통나무 사이사이를 온통 소똥으로 메대기를 쳐 놓았네요.

눈이 휘둥그레져서 쳐다 보는 나에게, 이게 보온에는 최고라고 설명을 해 주네요.

똥이 아직 젖었을 때 이렇게 발라 놓으면 아주 좋은 방한벽이 된대요.

밟는 걸 걱정했던 게 이상하게 생각이 들 정도네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