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지구여행과 체험/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만의 끝 자락 동네 Alviso

doggya 2007. 8. 17. 08:45

지금까지의 먼 거리 여행들과는 달리 오늘은 아주 아주 짧은,  왕복 걸어서 4시간. 거리의.여행길(?)을 소개해 드릴께요. ^_^

그럼 가는 길에 날도 더운데......

 

 

아이스케키 하나 드실래요? ^_^

 

이 한 여름에, 그 것도 하루 중에 해가 가장 뜨거운 오후 2시 반쯤 집을 나서, 조금 먼 이웃으로 짧은 여정의 길에 올랐답니다.

햇살은 뜨거워도 샌프란시스코만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모자를 날릴 정도로 세게 불어서 그렇게 더운 줄은 몰랐지만, 나중에 돌아와서 보니 팔 다리가 아주 쌔까맣게 타 버렸더군요.

 

 

제가 간 곳은 샌프란시스코만의 가장 끝에 위치하고 산호세에서부터 흘러가는 과타루페강의 제일 끝에 위치한 Alviso 라고 하는 작은 마을이예요.

이곳에는 옛날에는 어촌으로 고깃배들도 많았고, 또 가공공장도 많아 한때는 꽤나 흥청거렸다고 하는데, 이제는 완전히 버려진 곳이다 시피 변해 버리고, 근처에는 철새도래지, 그리고 자연보호구역등으로 보호되고 있답니다.

그곳까지 가고 싶었지만, 너무나 덥고 그늘도 하나 없는 곳을 4시간 이상 간다는 게 무리라고 생각해서 다음으로 미루었어요.

 

그럼 가면서 만나는 이웃들과 풍경들을 함께 보실까요?

 

 

자, 그럼 출발을 하지요. 이런 포장도 되지 않은 해가려 줄 나무 그늘 하나 없는 곳을 흙먼지 날리며 걸었어요.

 

 

자전거가 불쌍해 보일 정도의 등치를 가진 분들이 옆을 스치고 지나가는데, 나도 자전거가 있었으면 타고 갈텐데..... ㅠㅠ

 

 

오른쪽에 뚝 밑으로 잡풀이 우거져 있는 곳이 바로 과다루페강이예요. 도저히 강이라고 할 수는 없게 보이지요?

이곳은 4월부터 11월까지는 거의 하늘에서 비 한 방울 떨어지지 않는 곳이라서 이렇게 풀들만 우거져 있지요.

하지만, 예전에는 비가 많이 오는 겨울철과 봄에 물이 범람해서 홍수를 일으키는 장본인이었다고 하네요.

그래서 양쪽으로 뚝을 높게 쌓고, 그 옆으론 멀리 보시는 것과 같이 고급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있어요.

 

 

얼마나 건조한 곳인지, 사람이 가꾸어 놓은 나무들 말고 먼 산은 겨울부터 봄까지는 새파랗다가 여름이 되면 저렇게 누렇게 말라 버린답니다. 처음 이곳으로 올때 비행기에서 내려다 보고는 모래사막 언덕인 줄 알았을 정도니까요.

 

 

길 떠나서 제일 처음으로 만난 이웃사촌들이예요.

산이 아니니 산토끼라고 할 수는 없고, 이렇게 매마른 풀들 속을 뛰어 다니니 들토끼라고 해야 하나요?

 

아무도 없는 길을 혼자 터벌터벌 걸어가는데, 어디선가 딸랑딸랑 종소리가 나네요.

 

 

아이스케키를 파는 멕시코 아저씨였어요. 여기서는  공원같은 곳에서 이런 사람들을 꽤 볼 수 있어요.

반갑게 인사를 하고는 목도 마르고(아차 ~~ 물을 안 가지고 나왔네요 ~~ ㅠㅠ),  덥기도 하고 반가운 아저씨 아이스케키나 하나 팔아 드릴까?

근데..... Nada Dinero((엉터리 스패니쉬....ㅎㅎㅎ).... 돈이 한 푼도 없네요.... ㅠㅠ

미안해요, 아저씨 ~~~

 

 

여전히 딸랑딸랑 소리를 내며 멀어져 가네요. 다시 또 혼자가 되어 걸어 가네요.

 

 

 아 ~~ 햇빛에 반짝이는 물 속에 사슴인가요? 갸우뚱 ~~~

 

 

가까이 당겨서 보니, 물에 쓰러진 나무 둥치가 마치 사슴처럼 보이는군요. 반갑게 인사를 하고는 다시 또 걸어서... 가는데.

 

 

예전에 고기를 가공하는 공장이거나 창고였던 것 같은데, 아주 오랫동안 버려진 것 처럼 보였어요. 아주 쓸쓸한 풍경을 만들더군요.

 

 

그런가 하면 철로가 놓여진 다리뒤로 보이는 풀숲에 가려진 건물이 호기심을 자아 냈어요.

 

 

철길을 건너며 마을 쪽을 보니, 정말로 버려진 황량한 서부의 마을처럼 보이더군요.

아 ~~ 참 , 그러고 보니까, 여기가 바로 서부네요. ~~~ ㅎㅎㅎ

 

 

철길 넘어로 가서 보니, 어른 키보다 더 크게 무성하게 자라있는 물풀들 속에 있는게 건물만이 아니었네요.

 

 

오지도 가지도 못하고 발목이 잡혀 버린 배가 너무 불쌍해 보였어요.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퍼블릭 해안이라는데, 어디가 해안인지 눈을 씻고 봐도 없네요.

보이는 건 풀속에 파 묻힌 배들 뿐......

 

 

저 뒤로 보이는 것이 샌프란시스코만의 젤로 끝자락이 땅과 만나는 곳이지요.

 

 

주위의 풍경과는 너무나 안 어룰리는 건물이 있어 가까이 가보니, 요트클럽이었어요.

하지만 아무도 없는 빈 건물.....

그리고 그 앞에는

 

 

이렇게 땅위에 올라와 쉬면서 여름을 나는 조금 큰 배가 있고....

 

 

한 켠에는 얕은 물에서도 괜찮은 작은 배들이 한가로이 떠 있더군요.

 

 

그 옆에 이곳의 생태계를 설명해 놓은 게시판을 보니 이 강에는 왼쪽과 같은 펠리칸과 오른 쪽과 같은 고기가 산다고 하네요.

하지만, 한번도 본 적은 없었어요.

갈매기, 독수리, 학, 그리고 오리만을 보았을 뿐이지요. 

 

 

아 ~~ 너무 덥네요. 목도 마르고.....

이제 고만 돌아가야 겠어요. 이곳에서 약 한시간 정도를 더 걸어가면 자연보호구역이 나오는데, 오늘은 여기서 그치고 다음에 좀 선선할 때 마음 잡고 가봐야 할 거 같네요.

그때는 다양한 자연생태계를 구경 시켜 드릴께요.

 

 

나도 오래 서 있으면 풀속에 묻혀 버릴 것같은 느낌이 들어 얼른 발걸음을 옮겼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