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스무 살이 된다면
첫 사랑이라는
재 조차도 남기지 않을 것 같았던 열병
깊이를 알 수 없는 호수 같은 사랑에
다시 또 주저 없이 몸을 던질 수 있을까
이유도 모른 채 밤을 꼬빡 세워야 했던
젊음의 그 숱한 고민들
두고두고 후회 없을
더욱 현명한 길을 택할 수 있을까
영원히 젊음이 계속될 줄 알았던
그 어리석었던 스무 살의 일기장 중
다시 쓰고 싶은 페이지는
몇 장이나 될까
밤새워 이불 속에서 소설 읽으며 눈물 흘리던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그때의 철없는 실수들을
다시 되풀이하지 않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