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의 글들/삶이 스쳐간 흔적

크리스마스 치매

doggya 2009. 12. 22. 11:20

 
 크리스마스 치매 / 조세핀 김
 
 

나에게도 언젠가

즐거운 크리스마스가 있었던가

그게 무슨 날인지

크리스마스를 잃은 지 오래다

 

나에게도 언젠가

커다란 선물 보따리를 맨

산타가 찾아온 적이 있었던가

산타의 존재 조차도 잊은 지 오래다

 

이렇게도 좋은 날

내게 기억되는 일이 없는 걸 보면

아마도 난

크리스마스 치매에 걸린 모양이다

 

그래도 눈 내린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지워지지 않는 잊고 싶은 것들을

덮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는 걸 보면

아직은 중증 치매는 아닌 모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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