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지구여행과 체험/한국

아름다운 내 조국의 봄 - 2

doggya 2006. 5. 11. 01:35

아련한 추억을 더듬어 속초에 발을 디뎠어요.

고속도로를 벗어나 바닷가로 달리는 버스속에서 바다내음을 맡겠다고 코를 벌름벌름.

차창은 꽉 닫혀 있었는데.

 

기억속에 있는 어촌이었던 속초는 완전히 대도시로 변모해 잠시 어리둥절했었답니다.

아, 물론 다른 곳이 다 변하는데, 속초라고 변하지 말란 법은 없겠지만요.

 

옛날에도 있었다고 생각되는  등대는 수리중이라서 어둠속에서 그냥 제 몫을 못한채 묵묵히 서 있었고, 오징어 말리는 덕장으로 꽉 차 있던 언덕에는 빽빽히 집들이 들어서 있더군요.

 

부두에 정박해 있는 유리등을 줄줄이 달은 오징어배 만이 나를 반겨주고.

 

 

예전엔 없었던 것 같은 영금정, 멀리 뚝에서 바라본 아침바다와 영금정은 아름다웠지만.......

 

 

         앞을 가로 막은 거대한 가로등이 괴물처럼 그 아름다움을 빼앗고 있았어요.

 

 

 

                             영금정 천정에 그려져 있던 설악산

 

 

속초가 어촌이 아닌 국제도시라는 것을 말해주는 터미널, 근처에서 러시아사람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보따리를 들고 걷는 것이 눈에 띄더군요.

 

샹하이에서 건축을 가르친다는 독일청년과 함께 물어물어 버스를 타고 설악산으로 향했어요.

구석구석에 거대한 호텔들이 진을 치고 있었지만, 금강산에 관광객을 뺏겨버렸다는 서글픈 사연도 또한 있더군요. 

 

 

                                           주차장에서 본 아름다운 설악산

 

그 청년은 다음날 내설악으로 들어갈거라고 하면서 울산바위로 향하고, 나는 쉬운 권금성으로 향하고.

 

 

                와....... 저길 어떻게 올라가나? 구두를 신고......흐유

 

 

구두 벗어 던지고 엉금엉금 기어 정상에 올라 앞을 보니, 정상에서 태극기 휘날리며 핸드폰을 하는 사람이 보이더군요. 미국같으면 자연훼손이라고 상상도 못할일.

나도 덩달아 이 기회를 놓칠소냐?

 "고모, 나 정상탈환했어요." 기쁜 소식을 알려드렸지요. ㅎㅎㅎ

 

 

열심히 지도 공부를 하는 정상에서 만난 또 다른 독일청년. 자연을 망칠까봐 자기는 사진속에 안 낀다고 해서 몰래 찍어줬지요.

내려오는 길에 뽕잎 호떡을 두개 사서 한개를 주더군요. 별맛은 없었지만, 성의를 생각해서 케이블카안에서 냠냠 ~,

 

 

                   권금성 정상에서 파노라마로 찍은 주위의 산들.

절벽 가까이서 밑을 보는 사람들한테, 작년 여름에 밑으로 내려간 두사람이 아직 안 올라왔으니, 조심하라는 구조원의 말에 모두들 배꼽잡고 웃었어요.

 

 

             무슨 염원을 담아서 이렇게 많은 돌을 쌓았을까가 궁금해 지는 돌탑.

           바라는 건 많았지만, 무너뜨릴까봐 감히 작은 돌 하나도 얹지 못했어요.

 

 

바람을 피해 한쪽을 바라보며 나란히 서있는 두 그루의 소나무가 마치 다정한 동반자처럼 보여 부러웠지요.

 

 

                              끈질긴 생명력에 감동, 그리고 또 감동

 

 

낮은 기온에 다른 나무들은 아직도 옷을 못 입었지만, 푸른 소나무는 추위도 아랑곳 없다는 듯이 늠름하게 서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