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지구여행과 체험/미국 다른 지역들

자연 그대로의 오레곤 - 태평양을 따라서

doggya 2006. 5. 26. 01:10



투덜투덜대며 들었던 호텔도 동네도 다 마음에 안 들었지만, 해질녘 태평양 건너 한국쪽으로 넘어가는 해는 아름다웠어요.

 

별로 마음에 안 드는 호텔이라서 그랬는지, 어제의 폭포꼭대기로의 산길 하이킹과 먼거리 운전에도 불구하고 아침에 일찍 잠이 깨었어요.
창문을 열고 안개낀 바닷가 새벽의 공기를 폐속 깊숙이 들여마셨지요.
아주 오랫만에 마셔보는 비릿하면서도 무지무지하게 상쾌한 공기였어요. 도시의 매연과 정체된 공기에 찌들은 몸과 마음을 깨끗이 씻어주는 것 같았습니다.

후다닥 가방을 차 트렁크에 싣고는 떠날 준비를 했지요.
조금이라도 빨리 떠나야 안개가 걷히기 전의 환상적인 바다와 산의 어우러진 경치를 구경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어요.
오늘은 어쩌면 가다가 하룻밤을 더 자야 할 것 같은데, 이왕이면 그 전에 더 많은 것을 보기위해서 서둘러야 할 것 같았지요.

 

                   아침안개가 걷히기 전의 바다와 산의 아름다운 경치


                                             멀리서 보면 이렇답니다

태평양을 끼고 가는 101번 도로로 바닷가로 쭉 내려가면서 군데군데 구경하는 자리(wiw point )가 있으면 빠지지 않고 차를 세워서 보고, 또 중간에 경치가 좋은 곳이 있으면 세워서 구경하고를 거듭하면서 점점 남쪽으로 내려갔지요.

  

   구비구비도는 산 허리를 돌다가 탄성을 지르면 멈추어서서 찍은 바닷가 마을이예요


한참을 내려가다보니, 공짜 와인과 치즈를 준다는 광고가 보였어요.

그렇지요  그냥 지나칠 수가 없지요.
그래서 간판을 따라 간 곳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Tillamook 치즈 공장이었어요.

 

 

                         치즈공장 전경을 파노라마로 찍은 거예요


들어가 보니, 치즈와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곳을 구경할 수가 있었고, 또 맛나는 공짜 치즈를  실컷 먹을 수 있었지요.
그러나 아이스크림은 사먹어야 했고, 와인은 없었어요.

아마도 다른 곳으로 가는 간판이었던가 봅니다.


어쨋든 이른 아침부터 생전 먹지도 않는  아침밥대신으로 치즈와 아이스크림을 신나게 빈 속에다 가득 채워넣고나니, 속은 든든했지만  느끼해서 김치생각이 간절했답니다.

공짜라고 미련 곰탱이같이 너무 많이도 먹었나봐요.


그런데 이렇게 한가한 바닷가 작은 마을에 치즈공장이 있는 이유가 궁금했어요.

역사를 알고보니 이 근처에는 야트막한 산이 많고 초목이 잘 자라서 작은 마을에 목장이 200개가 넘는다고 해요.
그래서 처음에는 지역을 카버하는 규모로 시작한 것이 세계적으로 유명해 지게 되었다고 하는데, 거기서 먹은 아이스크림은 그 유명한, 그리고 내가 젤로 좋아하는 하겐다즈보다도 더 맛있어 사가지고 오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지만 그럴 수 없는게 얼마나 안타까웠는지... ㅠㅠ

무거워진 위를 억지로 끌고는 다시 차에 올라 바다를 끼고 남쪽으로 달렸습니다.

 

 

 

                 바다를 보고 무슨 상념에 잠겨있는지, 외로운 갈매기 한마리

 

 

                   항구도 아닌 곳에 서 있는 등대, 누구를 위해서 인지 ?

 

 

                                위의 등대를 멀리서 본 거예요

  

 

지나다 보니 차들이 많이 서있길래 덩달아서 세워보니, 바다사자가 떼지어 서식하는 동굴이 저 밑에 있다고 하네요. 모두 외출을 나갔는지 하나도 못 봤지요


바다경치를 구경하며 가다보니, 어느덧 시간은 오후로 접어 들었고, Reedsport 라는 작은 마을에 도달했어요. 




 

 

내륙으로 들어가기 바로 전에 태평양과 빠이빠이를 하면서 기억에 담은 아름다운 바닷가였어요.

 

이제부터는 바닷가를 조금 떨어져서 내륙쪽으로 거의 오레곤과 캘리포니아 경계까지 가는 것으로 지도에 나와 있기에 거기서 방향을 틀어 Umpuqua 강을 따라 다시 서쪽으로 달려 5번으로 들어가는 길로 접어 들었지요.

 

 

 컵라면으로 늦은 점심을 떼우면서 강 건너를 보니, 그림 같은 집들이 늘어서 있더군요.

 

강을 따라 가는 길은 이제 막 물들기 시작한 단풍과 평화로운 강유역의 경치가 아주 아름다워 보였어요. 

 

 

   인생을 즐기는 건지, 황혼을 즐기는 건지, 아뭏든 여유자작하던 신선같은  할아버지

 

 

                                        이름모를 새 한마리


꼬불꼬불한 강을 따라 난 숲속길을 달려 몇시간후에 도달한 곳이 Roseburg 로 가는 하이웨이 5번을 만나게 되었어요.
그리하여 다시 밋밋한 하이웨이로 접어 들고 그길로 그냥 오레곤을 벗어 났지요.
시간적으로는 하룻밤을 더 자야했지만, 호텔비도 아깝고 누구나 그런 경험이 있겠지만, 여행의 끝에는 무리를 해서라도 그냥 집으로 가고 싶은게 마음 아니겠어요.?

다시 한번 지나는 길에 Table Top 이라고 불리우는 위가 편편한 거대한 바위를 보고, 산을 넘을때 석양을 받으며 구름속에 반쯤 가려있는 환상적인 Shasta Mt.을 목이 삐뚤어질 정도로 돌아 보며 오레곤과 아쉬운 작별을 하고 캘리포니아에 들어가게 되었답니다.

 

이렇게 해서 또 한 장의 막을 내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