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늙어가기 / 조세핀 김 어릴 땐 참 부러웠다 쭈글쭈글한 손 잡지도 않고 1미터씩 떨어져 무관심한 척 걸어도 삶의 공통점이 한눈에 보이는 노부부 젊어서 남편을 잃은 엄마에게도 저런 시간이 올 수 있을까 결국 오지 않았다 젊었을 땐 그런 것에 관심 없었다 그런 건 잊고 살았다 지금 다시 보니 참 좋다 자식들 다 키워 놓고 세상사에서도 해방되어 이젠 둘이 손잡고 세상 구경나서는 노부부들 망가진 몸매도 나온 배도 상관없고
노안이 되어 주름살도 검버섯도 안 보인단다 주책스런 짓도 애교로 보아 줄 수 있고 모든 게 측은하게 여겨진단다 요즘 새삼스럽게 느끼는데 그렇게 함께 늙어 갈 사람이 있다는 건 가을 단풍처럼 참 아름답다는 거다 그리고 축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