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지구여행과 체험/한국

제주도 - 실망스러운 쇠소깍을 뒤로 하고 가파도로 고고 ~

doggya 2012. 6. 3. 06:41

오늘의 계획은 비경이라고 까지 표현하는 쇠소깍이 그리 아름답다고 하니 일단 거기까지 가서 쇠소깍을 구경하고

거기서 부터 시작하는 올레 6코스를 걸어 7코스의 시작인 외돌개까지 가는 거였어요.


아침 일찍 민박집을 나와 택시를 타고 쇠소깍을 가자고 했지요.

택시 값이 만만치 않게 나오더군요. 물론 버스는 없는 걸로 알고 있고요.

그 동안 여기 저기 다녀 보니 제주도는 대중교통이 참 불편하더군요.

관광 버스에 단체로 실려 다니거나 아니면 택시에 의존하거나 것도 아니면 차를 렌트하거나...

현지 주민이나 택시기사님들도 그런 소리를 하니 나 혼자의 생각은 아닌 거 같고.. ㅎㅎㅎ



나의 기대가 너무나 컸던 거였을까?

거금을 주고 택시에서 내렸을 때 눈 앞에 펼쳐지는 광경은 비경과는 아주 거리가 먼 거라는 생각이었지요.



쇠소깍은 효돈천의 하구를 일컫는 말이라고 하네요.

'효돈'의 옛표현인 '쇠돈'에서 '쇠'자를 따오고

끝을 의미하는 '각'의 고어인 '깍'을 그리고 연못을 의미하는 '소'를 붙여 만든 제주도 방언이라고 해요



이 곳은 '용천수'인 민물과 바닷물이 섞여서 웅덩이를 이루는 곳이에요.

강 하구를 따라 만들어 놓은 길을 따라서 하구로 내려가다 보니 웅덩이가 나오고 거기서 배를 타는 사람들이 보이더군요.



길지 않은 거리를 노를 저어 올라갔다 내려오는 재미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제 생각에는 비경이라고 하기에는 아직도 공감이 안 가더군요. ㅠㅠ


전체가 유리처럼 투명한 보트를 타고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을 보면서...



비경이라기 보다는 유원지라는 생각이 더 지배적으로 들며 괜히 왔다는 생각이 뒷꼭지를..... ㅠㅠ

가운데 보이는 줄은 뗏목을 줄을 당겨 위에 까지 올라갔다 내려오는 거였어요.

아래에 보시면 뗏목이 보여요.



바다와 만나는 하구에 왔을 때 이런 광경이라도 없었다면 정말 억울해서 땅을 쳤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대요.

하지만 한 마디로 실망에 실망을 하고는 올레길로 접어 들었어요.



어제에 비하면 벌써 눈이 참 많이 녹은 한라산을 보는 거외에는 운동화가 닳도록 걷는 것만이 목적이 아니라면 더 이상 가야할 필요가 ~~ ㅠㅠ

기수를 돌려라 ~~

다시 택시를 집어 타고는 가파도 가는 배를 탈 수 있는 곳으로 데려다 달라고 부탁을 했지요.

모슬포로 가야 한대요. 또 다시 거금을 지불하고.. ㅠㅠ



느긋하게 천천히 매표소에 걸어 들어가 시간을 확인하려고 하니 매표원이 먼저 다급하게 묻대요.

어디 가세요? 가파도면 빨리 오셔서 돈 내세요. 배가 2분 후면 떠나요.빨리 승선확인서 작성하시고 뛰어 가세요.

후다닥 끄적끄적 ~~~

그런데 왜 주민번호도 없고 주소도 전화번호도 없어요? 이러면 안 되는데...

여행 중인 외국인이라서 그래요. ㅠㅠ

한 번 쳐다 보더니 빨리 가세요. 마지막 배니까요. 그리고 두시에 돌아오는 배를 꼭 타셔야 해요. 그게 마지막이니까요


와 ~~ 숨차다 ~

일사천리로 주고 받은 대화였어요. 더듬거리는 외국인이었다면 어림도 없는 일이었겠지요? ㅎㅎㅎ



배에 올라서 선실이 있는 줄도 모르고(물론 문이 닫혀 있어서 보이지도 않았지만..) 배의 뒷쪽에 가서 섰지요.

그리곤 바로 출발..



부두를 떠나면서 보이는 산이 ~~ 가만 ~~ 산방산인가 봐요. 아닌가?

바람이 불어 파도가 조금 높은 날이라서 그런지 뒤의 갑판으로 들이치는 파도에 방심하고 있던 몇 몇 사람은 쫄랑 젖어 버렷지요.

난 그래도 방수 쟈켓을 입고 있어서 다행. 그러게 항상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니까.. ㅎㅎㅎ



산을 놓치기 전에 찍는다고 몇 장을 찍었는데.... 결국은 ~~



아직도 산방산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 한 거 보면 그리 먼 곳은 아닌가 봐요.

오른 쪽에 쬐그마하게 보이는 섬 두개가 형제섬이래요.


가파동는 물때를 맞춰서 이용하는 포구가 두개가 있는데, 우리가 내릴 곳은 상동포구에요.

물때에 따라서 반대편에 있는 하동포구를 이용하기도 한다고 하네요.

하지만 오늘은 돌아가는 배도 상동포구래요.



한 20분을 갔을까 ~

앞에 보이는 섬이 인구 150명의 가파도라고 하네요.

멀리 보이는 바닷가의 정자가 참 운치있게 보이지요?


이렇게 가파도에 역사적인 발을 내딛게 되었지요. ㅎㅎㅎ



부두에 내리니 무엇이든지 섬에 발을 딛는 것은 다시 모슬포로 날려 보낼 거 처럼 기세등등하게 바람이 불더군요.

일단은 해안을 따라 섬을 한 바퀴 돌아보기로 했어요.

섬 전체라야 2-3시간이면 이 잡듯 뒤질 수 있다고 하니 시간은 될 거 같네요.


바닷가 길로 들어서자 바닷바람을 막으려고 돌담을 쌓아 놓았는데, 돌의 모양들이 참 재미있더군요.

여기서 오랫동안 바람과 비를 맞아 저렇게 된 것인지 아니면 이미 그런 돌을 쌓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조그만 포구에 매어져 있는 조각배가 참 외로워 보여요.

혼자서 길을 걷는 나 처럼...그래서 기꺼이 동무가 되어 주네요.



돌담에 기대어 피어 있는 이름모를 꽃도 나의 동무가 되어 주고.



돌 밖에 없는 곳에 뿌리를 박은 게 신기해서요.



섬의 다른 쪽 가니 저 건너에 섬이 보이네요. 저게 뭘까?

그 의문을 한참을 아니 섬을 떠나서 까지 가지고 있었지만, 풀리지 않았지요.

나중에서야 알은 건 ~~ 저 섬이 바로 우리나라 최남단의 섬 마라도라는 거였어요.



거센 바람을 맞으면서 다시 걸음을 옮기니 망망대해 같은 풍경이 펼쳐지네요. 

가파도는 하도 바람이 거세서 큰 나무가 없대요.



해녀분들이 함께 마을 어촌계의 차를 타고 작업을 하러 가네요.

어디로 가는지 ~~

나중에 섬을 한 바퀴돌고 나서 이 들의 일터가 어딘지 알게 되었지요.

지난 번 서귀포에서 본 해녀분들 보다는 많이 젊은 세대라는 걸 알 수 있겟더군요.



바닷가에 있는 이 제단은 전에 제사를 지내던 곳이라고 하네요.

참 ~ 가파도에는 고인돌들도 있다고 하는데 한 번 찾아봐야겠어요. ^^



그리고는 가깝게 다가오는 산방산 그리고



형제섬이었어요.

저기가 송악산이 있는 용머리 해안인가? 확실히 모르겠네요. ㅠㅠ



해안을 따라서 걷다 보면 이런 정자가 몇 개 있어요.

물론 저는 이름들은 모르구요. 해가 없이 잔뜩 날씨가 흐려 있었고,

또 거리가 그리 멀지 않아 다리도 안 아프고 게다가 바람이 너무 세어서 앉아 쉬고 싶은 생각은 없대요. 그냥 패스 ~~ ㅎㅎㅎ


솔직히 고백하자면 이 작은 섬에서도 호기심때문에 길을 잘 못 들어 공사장을 헤매기도 했어요.

역시 길치는 어딜 가도 길치야 ~~ ㅎㅎㅎ



이 것이 바닷가를 따라서 잘 다듬어 놓은 올레길이에요.

잘 다듬어진 길에 고마운 마음을 표합니다. ^+^



어 ~ 안내문이 있다 ~

다 읽고 나서 ~ 그런데 ~~ 그 섬들이 어디 있는대요?

이왕이면 지도를 그려서 어떤 것이 어느 산인지를 설명해 주었다면 더 좋았을 것을....

그저 산 이름을 외우는 것으로 끝.. 산방산 빼고는... ㅠㅠ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기에 이번에는 섬 위로 올라갔어요.

이제는 보리밭 사잇길을 누비고 그리고 동네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한 번 볼 참이에요. ^+^


아직 제철은 아니지만 파랗게 청보리 밭이 펼쳐져 있어 싱싱하게 보이네요.

제가 다녀 온 후에 약 2주 있다가 정보리 축제가 열린다고 하더라구요.



섬의 가장 높은 곳(?)에서 보니 산방산과 형제섬이 한 눈에 들어 오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