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지구여행과 체험/한국

제주도 - 외돌개로 날려 갈 뻔 했던 바람 거센 날

doggya 2012. 6. 10. 09:19


어제 가파도에서 바람을 있는대로 맞고는 오늘은 지난 번 8코스에 이어서  외돌개가 있는 올레 7코스를 가려고 마음 먹고 있었지요.



일어나 혹시 어제 오던 비가 계속 오는 게 아닐까 하고는 근심스런 마음으로 밖을 내다보니 바람이 장난이 아니게 부네요.

이 날이 바로 전국을 세게 강타해 피해를 많이 주었던 거센 바람이 불던 역사적인 날이었지요.

그래도 비는 안 오니 준비하고 길을 나서 보자.

지도를 보면 외돌개에서 시작해서 지난 번에 길을 잘 못 들어 갔던 8코스의 월평까지 가게 되어 있네요.

그리고 그 중간에는 그 때 한 창 해군기지 문제로 시끄러웠던 강정마을이 있고요.

오늘 가려고 하는 7코스는 총 15.1 Km 로 보통 4-5시간 걸린다고 하네요.

택시를 타고 외돌개로 가자고 하니 가지 말래요. ㅠㅠ

바람도 너무 불어 위험하고 비가 오면 파도가 길로 들이칠텐데 그럼 감기 걸린다고요. 우산 하나 달랑 들고 있는 걸 보고 하시는 말씀이었어요.

그래도 갈래요 ~~~



혹시나 배가 고플까봐 입구에 있는 가게에 들려 옥수수 세개가 들어 있는 봉지를 하나 샀지요.

아침도 안 먹었기에 우선 한개는 입에 물고 하모니카를 불면서.... 가자 ~~~ ㅎㅎㅎ



조금씩 절벽이 보이기 시작하는 거 보니 외돌개가 가까이 있는 거 같네요.



와 ~~ 보인다 ~~



지난 번 지금은 여행중에서도 잠깐 소개해 드렸지만, 윗 부분이 영락없는 불독으로 보이는 거에요.

사진을 찍으면 혼자서 낄낄 웃었지요. ㅎㅎㅎ

주위에 아무도 없었기에 다행이었지 아니면 실성한 줄 알았을거에요.ㅎㅎㅎ



불독에게 안녕을 고하고는 절벽 옆으로 돌아서니 거기가 대장금을 촬영한 장소라고 안내문이 있고 그 옆에는 

얼굴만 내밀고 사진을 찍을 수 있게 사진 찍는 곳이 있었어요.

드라마를 본 적이 없는지라 제겐 그리 큰 의미가 없어서 그냥 패스 ~~



한 구비를 더 돌아서니 이젠 불독의 형상이 없어졋네요. 그냥 바위 ~~



오늘 같은 날 아무도 없는 줄 알았는데, 사진 찍는 사이에 옆을 스쳐 지나가는 일행들이 있었네요.

나만 미친게 아니구나 ~~~ ㅎㅎㅎ

그래도 저 사람들은 적어도 우비는 입었는데, 나도 하나 사야하나 ~~ ㅠㅠ

그 순간 갑자기 갑자기 눈 앞이 노래지네요. 현기증이 났냐고요? 아니요 ~~ ㅎㅎㅎ



노란 우비를 입은 한 무리의 사람들이 앞에서 오는 거였어요.

와 ~ 역쉬 ~ 유명한 곳이라 이런 날도 사람들이 많구나 ~~



가까이서 보니 수학여행은 학생들이었어요.

선생님의 인솔하에 아침 일찍 출발했는지 잠이 덜 깬 얼굴들로 옆을 스쳐 가대요. ㅎㅎㅎ



또 한 구비를 돌아 지나 온 길을 되돌아 보니 절벽이 참 멋있네요. 그쵸?



그리고 바다에 떠 있는 외로운 섬 하나.. 근대 ~ 가만 ~

섬 뒤 쪽을 보니 상어같아요. ㅎㅎㅎ



길을 가다 보니 바닷가로 내려가는 계단이 보이네요. 물론 이 것은 옆으로 잠깐 새는 길이지요.

아무도 없고 한적한 곳인데 가야 하나 마나... 내려 가다 올려다 보니.. 그런 생각이 들대요.

하지만, 예까지 왔는데 가 보자 ~



누군가가 거추장스런 우비라고 생각했는지 여기다 버리고 갔네요. 얼마나 무게가 나간다고 버리고 갔을까? ㅠㅠ



바닷가로 내려 서니 바람은 심하게 불어 가만히 서 있기조차 힘들더군요.

역쉬 ~~ 제주에 살려면 몸무게를 늘려야 해. ㅎㅎㅎ

왼쪽으로 외돌개가 있는 절벽이 보이고



가까이서 보니 더욱 더 상어같이 보이지 않나요? ㅎㅎㅎ



다시 절벽 윗길로 올라갔다가 이번에는 진짜로 바닷가를 따라서 난 올레길을 걷게 되었어요.

그런데 바위들을 안전하게 밟고 걸어가는 게 쉬운 일이 아니더군요.

이러다 넘어지기라도 한다면 카메라가 박살이 날텐데 ~~ 조심조심 ~~



얼마나 오랜 세월동안 이 자리에 있었으면 튀겨오는 물방울에 저렇게 패였을까?

내가 지나가는 이 순간은 저 바위에게는 찰라보다도 더 짧은 시간이겠지요?



다른 곳과는 달리 여기서는 철분이 많은 붉은 돌도 보이네요.

아니면 다른 곳 보다 더 오래 된 곳이라서 철이 이미 산화되었거나..



마치 산양을 보는 거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 바위가 재미있어 한참을 쳐다 봤지요.



그때 어디선가 들려오는 아름다운 소리가 있어 고개 들어 둘러보니...

바로 요 녀석이 절벽 위 바위에 앉아 있는거였어요.



물에 패인 굴도 또 그 주위의 바위절벽도 참 장관이네요.



바위가 조금씩 무너져 내리면서 들어나기 시작한 속내는 마치 혈관처럼 보이지 않나요?



그렇게 생각하니 떨어져 나간 바위들이 참 아프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대요.



전에 호주의 시드니에 갔을 때 근교 바닷가에서 비슷한 바위를 보았지만, 거기는 더 매끈 했던 거 보면 제주도가 더 젊은가봐요.



이제 범섬이 보이기 시작하네요.



범섬은 고려 공민왕 23년 1374년에 최영장군에게 밀려난 몽골의 목호세력이 격전을 벌이가 패배한 목호세력이 도망을간 곳이라고 해요.

그러자 최영장군은 근처에 있는 배염줄이라는 곳을 거쳐 군사를 이끌고 범섬으로 쳐들어 가 목호세력을 궤멸시켰다고 하네요.

이 범섬전투는 고려가 몽골에게 100년동안 빼앗겼던 제주도를 되찾게 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고 해요.



당겨보면 이렇듯 주변은 주상절리로 되어 있고 위는 편편한 평지를 이루고 있다고 하네요.

또한 해식동굴이 많이 발달되어 있는 무인도로써 총 142종의 식물들이 자라는 풍부한 생태계를 이루고 있천연기면물로 보호되고 있다고 해요



거센 바람을 맞으며 다시 힘들게 젖은 바위를 골라 밟으면서 발걸음을 옮겼지요.

발밑을 보랴 위도 올려다 보랴 ~ 매우 바쁘더군요. ㅎㅎㅎ



바위에 뿌리를 박고 있는 나무들은 동양화의 소재가 되고도 남을 정도로 아름답네요.



이렇게 누런 색을 띄는 바위는 어떤 성분이기에 그럴까 ~ 가 궁금했지만 풀길은 없었구요.



아무리 힘들어도 신기하게 보이는 바위들은 기념으로 남기는 걸 잊지 않았고요.



다행히도 비는 그쳐서  다행이었지만, 바람은 점점 세차게 불어제키더군요.

이렇게 되니 가지고 나간 커다란 우산이 아주 거추장 스럽대요. 그래도 민박집에서 빌린 거라서 소중하게 끌어 안고.... 전진 ㅎㅎㅎ



예술작품으로 만들어 놓은 것 같은 바위가 신기해서..



가까이서 한 번 찍어주는 것도 잊지 않고요.



육각의 주상절리 토막에 벌집이 생겼네요.



이 것은 아마도 위의 모양이 되기 전 단계인가 봐요.



돌이 주상절리를 이루고 있는 한 가지 인줄 알았는데, 이 것 저 것 종류가 다른 돌들이 많이 있었어요.

그래서 제주도는 지질학상으로도 특별하게 보호해야 할 곳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 ~ 이제 이 험한 길도 끝이 나 가는 모양이네요.



절벽을 돌아가는 구비에 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보고 앉아 있는 이 녀석은 배타고 나간 쥔장을 기다리는 견공일까요?



견공의 뒤를 돌아 좁은 바위틈을 통과하면 흙을 밟을 수 있네요. 와 ~ 편하다~~ ㅎㅎㅎ



이제는 편편한 길로 나왔는데, 어떤 사람들은 여기서부터 제가 온 길로 올레길을 단축하기도 한다고 하네요.



섬에서 흘러 나오는 물이 바다로 들어가는 목이에요.

비록 시멘트지만 징검다리가 있고, 그게 싫은 사람은 구름다리로 건너가라고....

이왕이면 시멘트보다는 돌이 흔한 이 곳에서 진짜로 돌로 징검다리를 만들지 ~~~ 하는 아쉬움으로 뒤 돌아 보면서 또 앞으로 ~~

바람이 비켜라 ~~ 내가 나가신다 ~~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