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그네님의 발자취

황금연휴

doggya 2015. 10. 12. 00:19

9일

시골아주머니 댁에 고구마를 캐러 갔다.

일하는 거 안 좋아하지만 수확하는 기쁨을 알기에 기꺼이....

고구마가 어찌나 큰지...꼭 연근 캐는 거 같았다. 

보기만 해도 므흣~~~^^

이건 뭐...

왕고구마다.

내 얼굴보다도 크다는....ㅠ.ㅠ

생과일을 좋아하는지라 이 대추도 한 되쯤은 먹었을거다. ㅎㅎ

간장지고추 만든다고 따왔음.

매운 거 못 먹어서 덜 매운 거 땄는데도 매워잉~~ㅠ.ㅠ

 

바리 바리 챙겨 들고 건지 마을로 go go~~

일몰을 보러 감.

지등산 꼭대기까지 가려 했으나 명당이 있었음.

목행 다리가 보이는 풍경.

일출과 다르게 눈이 부시다.

전에 근무하던 학교를 보던 중.

그때는 시끄럽기만 했던 기차가 정겨워 보이네.

도깨비바늘과 일몰

해가 지니 황금물결이 더 선명하게 보인다.

잠시 후 빛이 사라지니 사위는 점점 어두워지고...

들국화를 찍는데 자동으로 후레쉬가 터진다.

 

집에 돌아 와 밤 12시까지 간장 고추를 담는다고 부산을 떨었다.

 

10일

빨래, 그리고 한의원, 그리고 헬스...

어린이집에 가서 밀린 장부 정리하고, 수업 준비...

날씨가 꾸물꾸물하다고 부침개를 해 먹자나...

밭을 어슬렁 거려도 호박이 없네..사다가 부침개를 궈 먹었다.

 

빨래를 빨아놓고 한의원에 갔다.

얼마전부터 왼쪽 다리가 아파서 가부좌를 틀지 못했다.

허리가 나쁘다는 내편이 말에 덜컥 걱정이 되어 나선다.

드드드드드~~찌릿~

침 맞고나니

으아~~비가 온다.

서둘러 집으로 와서 빨래를 걷었다.

헬스장에 가서 널널하게 운동을 하려고 했건만..

식은 사우나실에서 뒹굴다 집에 오다.

공친 하루군...계획했던 것을 하지 못하면 공친 거 같은 기분이 든다.

 

11일

느긋하게 일어나 내편이를 따라 예식장에 갔다.

아점을 먹고 개님들 좋아하는 갈비 세 점, 소세지 여섯 개를 챙겨 집으로 왔다.

간간이 떨어지던 비는 그쳤지만 꾸므레하다.

이런 날은 부침개를 먹어야 하지만 어제 먹었으니 패쓰~~~

잔칫집에서 너무 먹었으니 소화시킬겸 후곡산을 오른다.

비님이 오시니 개님들은 못 데리고 혼자서 어슬렁 어슬렁~~

 

 

날씨가 흐려서인지 사람들이 없다.

"야호~~땡잡았다!"

가을이라지만 아직 초록이 싱싱하다.

여뀌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배초향? 아니 꽃향유..

헷갈린다.

구절초와 곤충.

안 보여서 그렇지 곤충들이 무지 많다.

며느리배꼽

요기쯤 오니 햇님이 반짝...

"음... 잘 있군, 영지 버섯"

숲에 조각 조각 수 놓은 햇살 덕에 마냥 행복하다.

노랗게 물드는 생강나무 잎.

봄에는 노란꽃으로 설레게 하더니만....

한가롭게 소풍 나온 물고기 같은 참나무 잎사귀들의 노래를 들으며 흥흥흥~~~

낙엽 밟는 소리도 시로 들리네.

 

여기를 볼 때쯤 다시 하늘은 어두워지고....

운지 버섯 찍을 땐 후레쉬가 터진다.

후곡산 정상을 코 앞에 두고 참나무 아래서 가을을 느낀다.

후곡산 정상에서...

 

 

여기까지가 정상에서의 조망.

 

비가 후두둑 떨어지기 시작하여 가방엔 레인커버를 난 고어텍스 재킷을 입고 하산한다.

내려오다 만난 유홍초.

 

미국 쑥부쟁이

 

낙엽 편지

금릉초 뒷 숲.

빗자루국화

잔잔한 게 이쁘다!

달개비꽃

전에 닭의장풀을 달개비라 했던터라 진짜 달개비를 보여 드리려고 찍었다.

연꽃

 

맨드라미.

기정떡에 색을 입혔던 꽃으로 알고 있다.

00나팔꽃

여기까지 비가 주룩주룩 왔다.

내 모자에서도 빗물이 방울 방울 떨어졌다.

 

길 건너 시청 공원에 오니 언제 비 왔냐는 듯~~

아마도 오늘은 여우가 시집가는 날인가 보다.

 

결혼식장에 갔다가 산에 들어 여우가 시집가는 날이라고 느낀 날.

난 좋았다.

그러니까 황금연휴를 보냈다나....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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