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도깨비의 누각(樓閣)

좀 더 이른 아침을 맞이하며

doggya 2016. 7. 14. 23:15

 

어슴하게 찾아오는 아침이다

이슬 머금 청초한 풀잎 같은 아침은 신선하면서

분주하다

청아한 풀벌레 소리는 언제나 들어도 고향같고 아련한

그리움같다

아침의 하모니는 자연이 준 최고의 선물인 것 같다

고요속에 일어나는 무수한 소리는 높은 음자리표도

있고 낮은 음자리표도 있다

조화롭게 잘 버무린 자연의 음색은 과히 신비할 따름이다

 

까치소리는 멀리서 어머니가 부르는 것 같고

뻐꾸기 소리는 은은하면서 고향 꿀뚝 냄새가 뭉실뭉실

피어 오른다

기계의 문명 소리, 차 시동거는 소리가 조화로운 질서를

파괴하지만 곧 자연의 소리에 묻어진다

살랑살랑 살갗 스치는 바람이 싱큼하게 코앞에

다가온다

육과 신에 매달리는 느낌은 이런 아침이 아니면 느낄 수

없는 자연이 준 최고의 선물이 아닌가ᆢ

 

느낌이 없이는 살지 말자

슬프면 통곡을 하고 기쁘면 크게 더 통곡을 하며

소리 내어 울고 웃어 보자

청춘만 아푼게 아니다

삶의 중간 너머를 바라보는 중년의 통곡 소리가 더 아풀

수 있다

숨이라도 제대로 쉬고 느끼며 아름답고 행복한 삶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며 살아야 한다

 

또 해가 뜨면 멀리 출장을 위해 서둘려야 한다

반복된 삶이고 오늘과 내일이 같은 거 같아도 분명히

다르다

밤과 낮의 길이가 조금씩 다른 것 처럼

오늘 하루를 감사하며 걸을 수 있고 일 할 수 있음에

또 감사함에 주술을 걸어본다

 

참 좋은 아침이다

멀리서 은은하게 들리는 뻐꾸기 소리가 너무 좋다

그런데 좀 급하게 울기도 하는가?ㅎ

여유롭게 하루를 시작하자

 

2016년 7월 12일

빨간도깨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