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도깨비의 누각(樓閣)

落花

doggya 2016. 5. 5. 23:49

 

낙화         //     기형도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걱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은

가을을 항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자는 어느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2016년 5월 5일

빨간도깨비가. 


180




'사랑방 > 도깨비의 누각(樓閣)'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누구나 아는 말  (0) 2016.05.14
눈물을 머금은 花心  (0) 2016.05.14
고혹한 매혹  (0) 2016.05.05
바보가 된 사람  (0) 2016.04.30
꽃술이 바람에 떠나는 날  (0) 2016.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