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설악 신선봉을 다녀온 지 얼마 안되어 은근히 신선봉과 견주게 된 응봉산.
'강원도 산이니까 비슷하지 않겠어?'
하지만 뙤약볕에 바람은 없구...
'햐~~차라리 하루종일 비 맞고 오돌오돌 떤 신선봉이 좋았어'
초입부터 마른 먼지가 폴폴 날린다.
사막화된 내 마음에 오아시스처럼 나타난 소나무
선두팀은 속도전에 걸려서 뜀박질 수준이니 일찌감치 이탈을 결정했다.
원추리
노루오줌풀
' 아무리 맡아도 노루오즘 냄새가 안 나는데...노루 오줌 냄새 맡아 본 적도 없으면서.....ㅎㅎ'
머루, 다래??
바위채송화
완전무장 나 그네
정상 조망을 여기서 찍어야 했는데 정상석만 찍었네. ㅠ.ㅠ
"셰프 회장님~~ 과일 + 발포비타민 + 물 든든하고 좋았시유~~^^"
.
계곡이 언제쯤 나타날런지 재미 없는 길을 걷다가 점심을 먹고, 급경사 길을 내려 와 만난 물에는 평화롭게 물고기 때가 노닐고 있었다.
어릴적 소쿠리에 된장 담아 냇물 속에 두면 물고기가 들어 와 있었지. ㅎㅎ
물 만나 물고기 보다 더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었네.
이제야 피는 산수국
흰색, 분홍색, 파란색, 보라색...
바위를 타고 걷기
용소 구경하기
절경 구경하기
때묻지 않은 자연이라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다.
용소라는데 물 빛깔이 조금씩 다르다.
아마도 낙엽 썩은 부엽토나 이끼 또는 광물질 때문에 다르지 않을까?
바위 위를 밟고 폴짝 폴짝 뛰어가는 스릴을 느끼는 재미도 쏠쏠하다.
산악회 꼬리표를 길잡이 삼아 계곡 따라 가는 길.
줄 잡고 나란히 나란히 걷기도 하고....
흐익~
급경사에 잔뜩 쪼그라들기도 하며...
뙤약볕에 젖은 옷 말리며 걷고 또 걷고....
또 적시고....ㅎㅎㅎ
돌틈에 핀 바위 채송화에 눈 맞추고....
올려다 보니 절벽이요.
뒤돌아보니 콩알만해진 일행이다.
줄 하나 의지해서 절벽을 오르내리며 "나 덕풍계곡 다녀 왔다아~~" 자랑거릴 만들었다.
개인적으로는 그냥 두는 게 좋겠다만 여기도 많은 관광객을 끌어 들이려나보다. ㅠ.ㅠ
트럭 기다리며....
수박이 수박이 끝내줬어요.
억새가 피면 오라고 손짓을 하네
맘 약하게....
비 맞으며 운 신선봉 못지않게 속울음을 많이 삼킨 산행, 그리고 계곡트레킹.
힘들어서 힘들어서 좋았다!
이런 계곡을 품고 있는 응봉산 대단해요!
뭉게구름 뭉개
식음을 전폐하고 물만 먹고 있다.
나날이 앙상하게 말라가는데, 해 줄게 없다.
하루에 몇 십분씩 안아주려 하나 그 또한 수월치 않다.
너와 함께 한 만 11년 즐거웠다.
유기견이었던 너.
더러운 걸레같은 몰골로 조카를 따라 왔지.
밥 한끼 준다고 그냥뒀더니.....
그리고
현관문에서 뻗대고 서서 나가지 않으려 했지.
몇 번을 씻겨 놓으니 새하얀 털이 뭉게구름 같아서 이름이 '뭉게구름'이 되었지.
호전적인 성격이라 군기반장 노릇하며 밖에 나가면 동생들 챙기느라 동분서주.
아무리 큰 개들도 범접하지 못하게 했지.
들어올 때부터 손 쓸수 없게 있던 암이 잇몸으로 배로 퍼져서 이젠 미련없이 보내야 하는데....
'눈물이 난다. 눈물이 난다.'
늘 이별이 아픈 건 아직도 미련이 남아서겠지.
아직도 자연의 섭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나는 언제까지나 네가 내 곁에 있어 주었으면 좋겠다.
'말도 안되는 소리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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