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지구여행과 체험/미국 다른 지역들

사막과 돌산에서 헤맨 10일 - 1. 출발

doggya 2006. 4. 5. 13:59

차로 미국횡단을 세번, 그리고 종단을 두번을 히면서 느낀 거지만, 왠지 모르지만 그 많은 주중에서 정말 볼만한 것이 있는, 시간을 내서 찾아가볼 만한 곳은 그렇게 많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해오곤 했었어요.

그런데, 여기저기 다닐때 마다 그것이 참 틀린 생각이었다는 느낌이 들었답니다.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고 해도, 볼만하고 감흥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얼마나 많은지. 앞으로 남은 인생동안 여행만 다녀도 모자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고, 일년에도 셀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전 세계에서 찾아온다는 그랜드캐년은 알아도, 자이언 캐년이나 브라이스 캐년을 모르는 사람들이 참으로 많은 것 같더군요.
바로 옆에 있으면서도 그랜드캐년의 후광때문에 빛을 못 보는 몇군데, 정말 가볼만한 곳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제가 열흘동안 다닌 거리는 4,050 마일(6,480 킬로미터) 이었고, 카버한 주는 모두 6개주였읍니다. 캘리포니아, 네바다, 유타, 아리조나, 콜로라도, 뉴멕시코주 이렇게.

 

처음에는 일단 첫번째와 마지막날의 목표 두군데만 마음에 두고 출발했는데, 그 이유는 이랬습니다.
어차피 여행을 떠나보면, 우리 인생처럼 예기치 않은 일에 부딪치게 되고, 계획대로 되는 것이 거의 없는 것을 많은 경험으로 느꼈기 때문에, 그때그때 바람부는대로, 발길 닿는대로 하자는 생각이었지요.

트래픽을 피하기 위해서 점심을 먹은 후에, 샌프란시스코쪽에서 출발을 했어요. 안 그러면 길에서 시간을 다 보낼 것 같아서요. 
101번 프리웨이(하이웨이)를 타고 남쪽으로 1시간 반 정도내려가면 국도인 5번으로 가는 산길인 152번이 나옵니다. 
5번 도로를 남쪽으로 내려가며, 수를 셀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은 소들이 떼를 지어 죽을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대형 도살장앞을 지나면서, 몸을 움직일 틈도 없이 서있는 소들에게서 풍기는 코를 찌르는 소똥냄새에도 불평을 할 수가 없었어요.
그걸 보면서 '내가 정말 고기를 먹어야 하나?' 하고 생각했지만, 그것도 잠시뿐.



 

캘리포니아 하이웨이를 따라서 쭉 과수원이 늘어서 있지만, 그중에서도 목화밭이 볼만했어요.

 

고속도로 양옆으로 인공적으로 수로를 만들어 물이 부족한 캘리포니아의 농사를 위해 물을 공급해 주는 덕분에, 따가운 뙤약볕 및에서도 푸르게 빽빽이 있는 과수원만이 명물인지 알았는데, 중간중간에 목화밭이 꽤 크게 형성되어 있는 것을 보고 놀랬어요. 
옛날에는 흑인 노예를 쓰던 것이 지금은 트랙터 비슷한 기계를 이용해서 먼지를 일으키며 추수를 하고 있었어요. .

 

 


출발할 때의 계획은 베이커스휠드에서 하룻밤을 자고, 다음날 자이언 캐년(Zion Canyon)쪽으로 바로 가려는 것이었어요.

그런데 베이커스휠드에 도착했을때는 아직도 해가 중천에 떠 있었고, 그 시간에 호텔에 들어가 멍청하니 있기는 너무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베이커스필드 입구


시내에서 피짜 한조각을 사 먹고, 개스도 넣고, 지도 공부도 좀 하고, 어디가서 잘건지를 생각했지요.
거리상으로 2-3시간이면 캘리포니아의 Barstow 까지는 갈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더군요.

작은 도시로만 알고 있었던 베이커스휠드는 의외로 큰 도시로 매우 복잡했어요.
곳곳에 석유를 파는 기계가 가동되고 있었고, 그것때문에 회사가 많아서 인지 작은 마을이라고 생각했던 그 곳에 꽤 사람들이 많다는 걸 꽉 막히는 트래픽을 보고 실감을 햇지요. 

 

 

                시내 곳곳에, 건물 옆에서 까지도 석유파는 기계가 돌아가고 있었어요.


그래서 결국은 그 아까운 시간을 30분정도 까먹었지만요.
베이커스휠드를 벗어나 본격적으로 58번을 타고 동남쪽으로 달렸읍니다.
가는 길에는 모하비사막을 지나게 되는데, 양옆으로 황량한 사막에 나무처럼 자라있는 선인장의 일종인 자슈아트리가 더욱 더 목을 타게 만들어 애꿎은 물만 들이켰지요.

 

 

하이웨이를 따라서 사막이 계속되고, 거기에는 선인장같은 쟈수아트리가 줄을 지어있었어요.

가면서 해는 벌써 산을 넘어가고, 어느새 하늘엔 하나 둘 별이 떠 올라오기 시작했어요.
몇십년인지 셀 수도 없는 세월은 대도시에서만 살면서 까마득히 잊고 있었던 은하수가 아직도 하늘에 있다는 사실을 아주 오래간만에 깨달았어요. 얼마나 도시의 인공등불밑에서 자연을 잃고, 찌들어 살고 있었는지.

아.... 바스토우는 왜 이리도 먼지?
베이커스휠드에서 그냥 잘걸, 그 곳을 그냥 떠나온 것을 후회하기 시작했지요.


오늘의 목적지인 바스토우는 LA 에서 약 2시간 정도 떨어진 곳으로  약 40 스퀘어 마일의 크기로 인구 23,208 명의 도시인데, 15번, 40번, 그리고 58번, 247번등의 고속도로가 지나가는 곳으로 교통의 요지이며, 또 LA에서 라스베가스로 갈때는 반드시 지나게 되는 도시로써, 100 여개 가 넘는 유명제품들의 아웃릿가게들이 있는 곳으로 널리 알려져 있답니다.

이 도시는 1886년에 처음 작은 타운으로 시작해 1974년에 시로 승격한 곳이라고 하는데,  도시 자체는 별로 특별한 것이 없는 그냥 평범하게 보이는 곳이예요. 

그러나 조금 떨어진 사막에 가면 유명한 유령도시인 Calico Ghost Twon 이 있는데, 옛날에 아주 성행한 광산이었다가 폐광이 되면서 모두들 떠나버리고 건물만 남아 관광지로 쓰이고 있는 곳이 있어요.

 

 

 

 

               Calico 의 모습들이랍니다.


밤 11시가 다 되어서야 겨우 바스토우에 도착하게 됐어요. 



 

빨간 선으로 표시한 것이 오늘 하루 운전한 거리랍니다. 정확한 거리는 생각이 안 나지만 거의 8시간을 운전했답니다.

 

금요일저녁이라서 그런지 비철이라해도 호텔의 가격은 만만치 않았지만, 우선 피곤한 몸을 쉬고 싶어 그냥 "OK" 하고는 방을 하나 얻어 들어가 그냥 침대에 텀벙....

내일 일은 내일 생각하기로 하고.
그냥 쿨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