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지구여행과 체험/미국 다른 지역들

사막과 돌산에서 헤맨 10일 - 3. 사막에 매운탕거리

doggya 2006. 4. 7. 05:17

아직도 죽음의 계곡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헤매고 있는 중이예요.


Scotty's Castle 을 나오는 길에 들린 곳이 우베헤베분화구(Ubehebe Crater).

 

 

이곳은 실제로 화산이 폭발한 곳이 아니고, 땅 거의 표면까지 노출된 마그마에 빗물이 닿으면서 그것이 하늘로 폭발을 하며 생긴 분화구라고 하는데, 근처는 전형적인 화산지대에서 볼수있는 구멍이 숭숭 뚫린 돌과 검은 흙으로 덮여 있었고, 바람도 무척 세었어요.

 

 

                                              우베헤베 분화구

 

분화구의 깊이는 100 미터가 넘는다는데, 그냥 바짝 마른채로 땅속깊이 가장자리로부터 흘러내리는 흙을 받아 안은채 외롭게 조용히 누워있었습니다.
분화구의 가장자리를 걸어서 하이킹을 할 수 있는 길이 있던데, 바람도 너무 세고 갈길이 바빠 생략하고 바이바이.

죽음의 계곡에는 고스트타운이라고 불리우는 마을들이 곳곳에 있었는데, 옛날에 이런 사람이 살곳이 못 될 것같은 곳에도 사람들이 살았다는 것을 증명해 주고 있었서 또 한번 놀랬지요.

이곳에는 센물을 중화시켜 단물로 만들거나, 또 청소용품으로 또는 바퀴벌레 잡는데 많이 쓰이는 보랙스(Borax) 생산지로도 유명한데, 1881년에 처음으로 Furnace Creek Ranch 근처에서 보랙스가 발견된 후에, 1888 년까지 40명의 인부를 둔 공장이 가동되어 생산을 했었다고 합니다.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이 척박한 사막에 집을 여기저기 짓고 살았던 모양이예요.
지금도 근처에는 최신식의 보랙스 공장이 있답니다.

처음에는 사막이라고 해서, 사하라 사막같은 모래밭만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과는 판이하게 다르게, 길 양옆으로 스쳐지나가는 풀포기 하나 없는 돌산(그래서 사막인지) 의 모양은 경이롭기까지 했었어요.


마치 코끼리 발처럼 땅끝에 붙어있는 돌산의 밑둥치는 어찌나 부드러워 보이던지, 처음에는 흙더미로 착각을 할 정도였답니다.
거기다 벌써 낮아져 산위에 걸쳐있는 낮은 저녁해를 받은 층층이 다른 바위의 색에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지요.

 

 

해가 기울기 전에 여기서 떠나야 했기 때문에 서둘러야 했어요.

이 죽음의 계곡에는 잘 곳이 없거든요.


하지만, 여기까지 와서 안 보고 가면 후회한다는 곳을 빼먹을 수는 없기때문에, 190번을 타고 반대방향으로 달렸습니다.

Furnace Creek 으로 가는 길로 접어 들어 Visitor Center 에 걸려있는 온도계를 보니, 더위가 한풀 꺽인  저녁 5시경인데도 그늘에 걸려있는 온도계가 125도(대략 섭씨 52도정도)를 가리키고 있었어요. 그때까지는 그렇게 덥다고 생각을 안 하고 있다가, 그 걸 보는 순간에 숨이 막히고, 살이 막 익는 것같은 느낌에 얼른 차속으로 들어갔지요.

가는 길에 Artist Palette(돌산의 색이 예뻐서 붙인 이름같았어요) 그리고 Natural Bridge 를 거쳐 Bad Water Basin (나쁜 물?)으로 들어가게 되었어요.

옛날에 어떤 사람이 말을 끌고 물을 먹이러 왔다가, 그 물이 먹을 수 없는 물인것을 발견하고 붙인 이름이 Bad Water(나쁜 물) 라고 하더군요.
왜 그러냐고요?

Bad Water Basin 은 바다수면보다 낮은, 수면에서 282 피트밑으로 내려가는 가는 곳이랍니다. 미국에서 제일 낮은 땅이지요.

 

           하늘이 반사된 물이 무지무지 짠 소금물이고 그 옆은 온통 소금밭이예요.


높은 산위로 올라가면 공기가 희박해서 숨쉬기가 힘든 것과는 반대로, 이곳은  물보다(해발) 훨씬 더 밑이라서 공기가 더 Dense (공기의 밀도가 쫌쫌하다고 해야하나?)하다고 하던데, 글쎄, 워낙 더위에 허덕이다보니 숨쉬는게 더 쉬운지 어쩐지 구별을 할 수가 없었어요.

여기에는 호수처럼 갇한 물이 있는데, 바닷물의 5배 정도 짠 물이라고 합니다.
옛날에 바다였던 곳이 지형의 변화로 갇혀서 호수가 된 짠물하고는 달리, 이곳은 지형이 낮아 여러곳에서 흘러들어 온 민물이 끔찍한 더위에 금방 증발해 버리면서 근처의 보랙스와 다른 미네랄이 섞여 짠물을 만들었다고 합나디.

 

 

                  주차장에서부터 소금밭으로 놓인 나무다리를 지나면...........

 

                             끝도 없이 펼쳐진 소금밭을 걸을 수 있지요.


Basin 바닥에는 소금밭이 끝도 없이 펼쳐져 있었고, 맛을 보니 정말로 지독히도 짜더군요. 그리고 군데군데, 소금밭에 뚫린 구멍밑으로는 소금물이 고여있는 것도 볼 수 있었어요.

그런데 경이로운 사실은 옛날, 이 죽음의 계곡에 물이 마르기 전에는 커다란 호수가 있었다고 하더군요.
비도 많이 오고 나무도 많고, 물에 고기도 많고, 그게 만년전까지 계속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다 기후가 바뀌고 물이 마르면서 다른 고기들은 다 죽었는데, 딱 한가지 Pupfish 라고 하는 고기가 이 보통 온도도 90도(섭씨 32도 정도)가 넘고, 바다보다 훨씬 짠물에서 지금도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Pupfish 라는 이름이 이 고기가 바로 그 매운탕의 주인공이랍니다



고춧가루만 넣으면 그냥 매운탕이 될만한 환경에 어쩔 수 없이 적응한 건지,

아니면 생명이 질긴건지...

 

 

     바로 요런 물에서 매운탕감 고기가 산다는 거지요. 그리고........ 요 밑에 사진은

 

 

                      소금밭의 표면을 아주 가까이서 확대해서 찍은 거예요.


이제 해도 서산으로 넘어갔고, 오늘밤 잘 자리를 향해 전진.
지금부터 374번을 타고 동쪽에 있는 산을 넘어 라스베가스까지 가서 거기서 일박을 할 예정으로 서둘러서 출발을 했어요.

산을 반도 못 넘어갔을때, 해는 벌써 저 버렸고, 주위는 깜깜해 지기 시작했지요,
산을 넘은 다음에 만나는 첫번째 마을에서 95번으로 갈아타고 남쪽으로 가면 라스베가스로 가게 되고, 대략 4시간에서 5시간정도를 잡고 있었습니다.

Beatty 라고 하는 조그만 도시를 만났어요. 여기서 95번으로 갈아타고 한참을 달렸지요. 
산을 넘으면서 캘리포니아주를 떠나 네바다주로 들어온 관계로 길 양옆으로 합법적으로 창녀들이 기거하며 영업을 하는 커다란 Brothel 들이 트럭운전사를 환영한다는 분홍색간판에 화려하게 불을 켜 놓고 있는 것을 보고, 웃으며 얼른 도착하기 위해 열심히 페달을 밟았지요.

 

 

                이렇게 합법적으로 영업을 하고 있답니다. - 빌려온 사진 -

어? 그런데, 어쩐지 기분이 이상하다???
나침판을 꺼내 보니 남쪽으로 가야할 것을 북쪽으로 신나게 달리고 있었던 겁니다.
으악 !!!

 

다시 차를 돌려 남쪽으로...
도시까지 다시 돌아가는데 1시간.
아휴 !!! 아까운 시간...

아무리 눈을 크게 뜨고 찾아도 남쪽으로 가는 표시판이 보이질 않는거였어요. 두리번거리다 우연히 길 모퉁이 전선주에 조그만 표시판이 있는 것 발견했지요.
아이그! 좀 크게 눈에 잘띄게 써주면 누가 뭐라 그러나?

투덜투덜... ... 씩 씩 ..........

남쪽으로가는 길로 접어들어, 본격적으로 달리기 시작했지요.
가도가도 끝이 없고, 앞에서 오는 차들은 운전면허를 불법으로 땄는지, 아니면 예의를 모르는지 하이빔을 꺼주지 않아 눈은 부시고, 피곤하고, 아주 짜증나는 밤이었어요.


어젯밤에는 랄라룰루 ~~~ 그렇게 아름답게 보이던 하늘에 무수한 별과 은하수도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표시판에 있는 거리를 나타내는 숫자가 줄어드는 것만이 유일한 기쁨이었답니다.

11시가 임박해서야 멀리 하늘이 마치 불이 난것처럼 밝아오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라스베가스가 멀지 않았다는 걸 느꼈지요.

와, 드디어 라스베가스에 들어왔구나.
11시가 넘어있었어요.
라스베가스는 올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밤을 잃은 도시라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해주었습니다.

호텔을 찾아 헤매는 작업의 시작.
한 밤중인대도 거리는 사람으로 꽉 차있고, 호텔은 가는 곳마다 만원이라 쫓겨나기를 셀 수도 없을 정도.
배도 고파오고, 눈도 지물거리고..

 

 

 

우선 뱃속부터 채워야겠다는 생각에 근처에 큰 간판이 보이는 Olive Garden 을 찾아들어갔지요. 
너무 늦은 시간이라 쫓겨나면 어쩌나하는 걱정을 하며 들어갔는데, 그건 순전히 기우였어요.
왠걸. 호스테스앞에는 파티장에서 나온것 같은 차림의 남녀학생들이 벌써 줄을 길게 늘어서 있었지 뭐예요. 거기는 아직도 초저녁이었던 거예요. 

고픈배를 움켜쥐고 끈기있게 기다리가 25분뒤에 불려 식탁으로 가게 되었지요.
맛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고, 부지런히 먹고는 얼른 나와 잠자리를 찾아야 했습니다.
남들처럼 토요일 저녁의 분위기있는 식사를 즐길 처지가 못됐기에...

시내에 있는 호텔들이 만원이라면 외곽으로 나가볼까?
도대체 무슨 행사가 있는걸까?
어째 모든 호텔이 다 만원이란 말인가?
왠 사람들은 또 그렇게 많은지?

하이췌이를 타고 얼마쯤을 달려 도시 외곽으로 나가기로 결정을 했어요. 
Holiday Inn 표시를 보고 들어가니, 이곳도 만원.
무슨 행사가 있느지를 물어 보았지요. 그랬더니,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이것이 라스베가스의 전형적인 주말현상이라고 하더군요.

그렇다면 굳이 라스베가스에서 어물쩡거리며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계획을 또 바꿔야 했습니다.

속전속결 !!!


내일 아침이면 어차피 가야할 방향으로 더 운전해 가서 다른 도시로 가서 자기로 한 것이지요.

또 다시 끝난 줄 알았던 밤길을 달려야만 했어요.
눈은 열심히 하이웨이에 붙어 있는 호텔광고만을 보면서요.

한시간 반쯤 달렸을까, 조그만 도시에 휘황찬란한 카지노의 불빛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빈방이 있다는 표시와 함께.
이름하여 카사블랑카 카지노호텔.

무작정들어가 방을 청하니, 빈방이 다행히도 있다는 거였어요. 얼마나 반갑던지.......
이것 저것 따질 것도 없이 무작정 얻어서 들어갔는데, 값에 비해서 너무나 낡았고, 그 흔한 커피메이커도 없는 겉만 뻔지르르한 엉터리 호텔이었어요. 

허긴 카지노에서 호텔 손님들한테 얼마나 잘할까 생각하고는 '불평끝' 하고는 그냥 쓰러져 잠이 들었어요.
아직도 로비에는 눈이 벌건 사람들이 노름기계와 씨름들을 하고 있었지만, 나하고는 상관 없는 일.
시계를 보니 1시반을 가르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