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지구여행과 체험/미국 다른 지역들

사막과 돌산에서 헤맨 10일 - 10. 화석이 돼 버린 거대한 숲

doggya 2006. 4. 16. 07:05

아침에 느즈막해서 눈을 뜨니, 어젯밤의 일이 악몽같이 느껴지더군요.
에라, 우선 몸이나 풀고 보자.
수영복으로 갈아입고는 수영장으로 내려갔지요. 

브로셔를 보니 이 호텔에는 커다란 실내수영장과 실외수영장이 두개 있다고 하더군요.

“와… 역시 할라데이인이라서 그런지 다르구나.”
기대를 잔뜩 걸고 찾아내려간 수영장.
“에게???”

수영장을 반으로 갈라서 그로서리에서 냉장고에 들어갈때 쳐 놓은 것같은 하얀 플라스틱 걸레같은 것은 중간을 막아서 실내와 실외를 갈라놓은 그런 것이었습니다.

완전히 사기네…..

대강 몇번을 왔다 갔다 한 다음에 짐을 챙겨들고는 다시 길에 올랐지요.
거기서 제일 가까이에 있는 곳은 그랜드캐년이지만, 거기는 전에도 가 봤고, 또 이번 여행에서는 그렇게 매력이 있는 곳이 아니라서 아예 계획에도 안 넣었으니, 그냥 최종 목적지인 뉴멕시코의 알버커키를 향해서 40번을 타고 동쪽으로 향했어요. 

가는 길에 아리조나와 뉴멕시코 주경계에 조금 못미쳐서 Petrified Forest Nation Park (화석이 된 숲)이 있어 들리기로 했지요.

어차피 천천히 가도 알버커키에는 저녁안에 들어갈 수가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지요.

참, 그리고 어젯밤의 경험으로 오늘은 고생을 하지 말자 하고 미리 전화를 해서 호텔을 하나 예약을 해 놓았으니, 마음은 느긋하고…

 

 

가는 길목에서 들린 서부개척시대의 형무소. 시대를 막론하고 악인은 언제나 존재했었던듯.

당시의 범인들에게 얼마나 처참하게 대했는지를 짐작할 수 있는 내부의 시설에 눈쌀을 찌푸렸지요.

이곳은 지금은 나무 한그루도 자라지 않는 사막이랍니다.
그러나 2억 6천만년전에는 소나무 비슷한 거대한 나무들, 작은 공룡들, 그리고 악어비슷한 파충류들로 가득찬 울창한 숲이었다고 하네요.
그러던 어느날, 홍수에 나무들이 쓰러져 갈라진 땅사이로 파 묻히고, 그 위에 화산재가 덮여 산소를 차단하는 바람에 썩지 않고 그대로 화석이 되어버려서 완전희 차돌맹이와 같은 형태로 변해버렸다고 합니다. 아마 세월이 더 흘러서 발견됐다면, 이것들이 모두 다이아몬드로 변해 있었을지도 모르지요.

에이.... 좀 더 늦게 올껄....... ㅎㅎㅎ

 

 

 

 

 

        잘게 부서진 것이 있는가 하면, 이렇게 나무의 형태를 유지한 것도 많았어요.

 

 

 

 

             차 돌맹이 된 채로 나이테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나무 토막 화석

 

화석의 모양은 나무의 모양 그대로 나이테까지도 생생하게 보이는데, 질은 완전히 돌맹이로 변해버렸다는 것이 너무나 신기하기 까지 했답니다.
그 당시 자랐던 나무의 크기와 숲의 규모가 얼마나 거대한거 였는지는 현재 화석이 돼버린 나무둥치를 보고서 쉽게 짐작을 할 수 있었어요. 

화석이 돼 쓰러져있는 나무의 길이가 수십미터는 족히 되는 것들로 꽉 차 있었으니까요.

 

이런 거대한  나무가 작은 계곡과 계곡사이에 쓰러져 저절로 나무로된 돌다리가 되어버린 것도 신기하게 보이기만 했지요.
욕심같아서는 돌 한개 주워들고 오고 싶었지만, 그건 법에 어긋나므로 선물가게에 가서 사야하는데, 그곳에 있는 것들은 너무 인위적으로 갈고 닦아 놓은 것이라 그렇게 매력이 느껴지지 않더군요.
그래서 그냥 패스…..

 

다시 차를 몰아 공원 깊숙이 들어가니,

아니......

내가 화성이나 달에 와 있는거 아닌가?

 

 

 

Painted Desert  색깔 칠해진 사막이라는 이름인데 가까이서 그리고 멀리서 찍었어요.

 

 

 


 

           저 밑에 멀리 걸어가는 사람들이 보이죠? 외계인이 아니고 관광객들이예요

 

사막 한 구석에 있는 바위에 새겨진 그림인데, 몇만년은 됐으리라고 추측만 할 뿐 언제 누가 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하대요. 이런 그림들이 많이 있었어요.

 

 

 

사막 한가운데 있는 1940년대에 지었다는 흙집으로 된 호텔인데, 앞에 출입구와 뒷쪽이예요.

호텔방에서 창문으로 내다 보니 화성의 표면같은 사막이 한눈에 들어오더군요.

지금은 그냥 구경만 시켜주는 곳

이렇게 우주를 헤매다가, 다시 40번으로 나와 동쪽으로 달리던중, 분화구가 있다는 표시가 눈에 들어오더군요.
이곳은 화산의 분화구가 아니고, 별똥별이 떨어져 생긴거라고 하는데, 그렇게 오래된 것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몇십년이던가, 아니면 몇백년이던가, 그런 정도였지요. 왜 기억을 못하는냐고요?
그곳에 들어갔다 나와서 너무나 억울해서 하도 이를 갈았더니, 그 여파로 다 잊어먹었지 뭡니까?

 

이곳은 개인이 운영하는 곳인데, 분화구 자체는 거대했습니다.
세계에서도 몇 손가락안에 꼽을 수 있는 몇번째로 큰 운석분화구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일인당 36불의 기가차게 엄청난 입장료를 받는거예요.

에이... 그렇게 많이 받는다면 그 만한 가치가 있어서겠지.

얼른 내키지는 않았지만, 그냥 가자니 억울하고 해서 거금을 지불하고 들어갔지요.

그런데 들어 가는 길목에 의자에 앉아있는 어떤 부부가 한 말을 듣고 어이가 없대요.
그 사람들이 하는말,

"이건 완전히 사기다.”
"아니, 무슨 그런 말씀을….”

그 사람들 말 그대로였습니다.
정말 분화구하나가 벌판에 달랑 있는 그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었어요. 시설도 변변찮고, 국립공원처럼 공짜로 나눠주는 안내서도 한장없지 뭡니까?

나오면서 아무리 뒤돌아보고 욕을 해도 속은게 바보지…. 하고 빨리 잊기로 했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40번으로 달려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할때 뉴멕시코주의 알버커키에 도착을 했지요.

호텔도 이미 결정이 다 되어있겠다, 걱정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큰 오산이었어요. 

길모르는 큰 도시에서 지도를 보고 호텔을 찾아간다는게 쉬운 일이 아니었지요. 게다가 겨우 찾아서 가는 길목을 경찰이 길까지 막아놓고 있으니…

호텔에 전화를 해서 겨우 골목길을 더듬더듬해서 도착해 보니, 여기도 기막힌 사연이 있더군요.
예약해 놓은 호텔이 할라데이 인이었는데, 근처에 있는 어떤 건물에서 불이나서 소방작업을 하느라고 길을 막았다지 뭡니까?

아.. 그거야 이해할 수 있지요. 웃기는 건 그 이유로 해서 호텔에 다음날 아침까지는 물이 안 나온다는 겁니다.

그래서 흥정을 했지요. 깍아 달라고.

그랬더니 한푼도 깍아줄 수는 없다는거예요. 왜냐구요? 그 다음날 이곳에서는 일년에 한번씩 열리는 큰 행사가 있기때문에 모든 호텔들이 다 만원이었기때문이지요.

화딱지가 나서 다른 호텔을 찾아보겠다고, 무작정 나와 밤거리를 헤매며 후회를 얼마나 했는지.. 빈방이 아무데도 없었지 뭐예요. 

할 수 없이 다운타운에 있는 최고급호텔에 전화를 해 보니 스위트가 비어있다는 겁니다. 그거라도 잡아야 겠다는 생각에 물어물어 갔지요.

거의 300불을 지불한 이 최고급호텔의 스위트는 또 한번 사기당했다는 느낌을 주는 곳이더군요.
침대는 물렁물렁해서 아침이면 깊게 파묻혀서 빠져 나오지 못할것 같았고, 냉장고는 스위치도 없는 장식용이었습니다. 그리고 모든게 얼마나 낡았는지,

겉에서 보는 것과, 그 명성에 X 칠을 하고 있는 운영이었어요. 
호텔이름이요? 아침에 나오면서 잊어버렸어요. 하여튼 다운타운에 있는 최고급호텔이라고만 아시면 됩니다.

하여튼 이번 여행에서는 호텔복은 더럽게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