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가을 어느날,
벼란간 계획도 없이 샌프란시스코를 출발하여 5번 국도를 따라 북쪽으로 오레건탐험을 위한 여행을 했어요.
사실 어디로 간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없이 많은 사람들이 입에 침이 마르게 칭찬하는 자연의 땅 오레곤을 보러 간다는 생각
하나만으로 떠난 여행이었지요.
학교다닐때 한 반에 있던 친구가 자기는 졸업하면 오레곤으로 가서 파크레인저가 되어 자연과 더불어 살면서 그림이나 그리겠다고 해서 그때 처음 오레곤에 대해 알게 되긴 했지만요.
오레곤은 캘리포니아주 바로 북쪽, 그리고 워싱턴주 바로 밑에 있어요.
여러가지로 유명한 포틀랜드가 있는 곳이기도 하지요.
노란 줄로 표시한게 돌아다닌 곳인데, 대략 2,000 마일(3,200 Km) 정도될거예요.
닷새 동안 돌아다닌 거리죠.
자, 그럼 이제 떠나볼까요?
전형적으로 삭막하고 지루한 하이웨이를 몇시간 달려 캘리포니아의 주도인 새크라멘토를 지나면서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한 경치가 지루함을
달래주었지요.
좌우로 나무숲이 우거지고, 점점 산길이 가파라지면서 오레곤에 가까워졌다는 걸 실감할 수 있었어요.
구비구비
산길을 달리며 산구비를 돌때마다 앞에서 나타났다간 사라지고, 또 나타나는 높은 산이 눈에 띄었어요.
산 꼭대기가 이상하게
하얗게 보이는게, 바위가 넘어가는 해에 반사된 것인지, 눈인지(설마... 이계절에?)를 분간할 수 없어 호기심을 자극했지요.
캘리포니아를 떠나기 직전, 오레곤에 들어가기 바로 전에 솟아있는 샤스타산.
여름에는 캠핑장으로 그리고 겨울에는 스키장으로 유명한 경치가 기가 막힌 곳이라고하는데, 이때 처음 알았지요.
14,000 피트높이의 Shasta Mountain.
주위에는 Shasta Lake 이 있어, 여름에는 리조트로 그리고 겨울에는 눈이 많아 겨울 스포츠장으로 그리고 산이 깊어 사냥터로 여러모로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곳이라고 하더군요.
휴게소에 잠깐 쉬어 호수와 산을 가까이서 구경하고는 다시 북쪽으로 달렸지요.
길옆으로 스치는 간판에 캘리포니아를 떠나고 오레건으로 들어선다는 안내가 나오면서 산은 더 깊어지고, 길을 더 가파라지고, 더 꼬불꼬불해졌어요.
아주 스릴 만점이었답니다. ^_^
이곳은 오레건 동부쪽으로 있는 우림지대의 일부분이라서 울창한 나무들이 빽빽이 들어서 있는게 보기가 아주
좋았어요. 우림지대는 열대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여기서 다시 한번 설명이 되고, 그 우림지대 서쪽으로는 유타주와 비슷한 사막과 바위들이
전혀 다른 경치를 이루고 있다고 하더군요.
주경계에서 들른 tourist information 에서 자료를 한 봉투 받아서 품에
안고 첫번째로 들어간 곳이 Medford 라는 도시였어요.
그곳에 들어가기 전에 개스를 넣으려고 개스스테이션에 들어갔는데, 이곳에서는
주법으로 self service 가 금지되어 있다고 하더군요. 모두가 full service 인데, 값은 캘리포니아보다 10-15전 정도 싼
편이었어요.
그래서 졸지에 본의 아니게 차속에 가만히 앉아서 넣어주는 개스를 받아 먹으면서 호강을 했지 뭐예요.
디스카운트 호텔이
있는 책자에서 고른 Windmill Inn 이라는 곳엘 들렀는데, 비철이라서 조금 저렴한 값에 고급호텔에 들을 수 있었어요. 물론 인터넷서비스도
공짜로 되고요.
아침에 일찍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는게 좋을 것 같아서 7시에 호텔을 나왔지요. (늦잠꾸러기에게 아주 드물게 있는
일)
오레건에서 빼놓을 수 없는 Crater Lake 를 보러가기위해서 Rogue Unpqua Scenic Byway 를 따라서 북동쪽으로
Umpqua 강을 따라 올라가니 곳곳에 봄과 초여름 물이 많을때 레프팅(Rafting) 을 한다는 간판이 여기저기 보이고, 캠핑을 하는 차들도
많이 보이더군요.
그런데 지금은 비가 적은 철이라서 그런지 어떤 부분은 강바닥이 거의 들어날 지경이었어요.
그러나 구비구비도는
강을 낀 길은 넋을 잃을 정도로 참으로 아름다웠답니다.
한국의 산야를 연상케 해주는 계곡
이곳은 빙하가 쓸고 내려가면서 만든 협곡(Gorge) 라고 하대요
아침 햇살에 무지개를 만들던 물보라
약 7000피트 높이의 국립공원인 Crater Lake는 거대한 분화구에 고인 호수인데, 약 7,700년전에 12,000 피트
높이의 Mazama 산이 폭발을 하면서 분화구가 생기고, 그후 긴 세월을 두고 서서히 식어오다가 800년전부터 눈과 빗물이 고이기 시작해서
거대한 호수를 이루었다고 해요.
이 호수의 물 색깔은 진한 사파이어색의 파란색이었는데,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아름다운
색이었어요.
이렇게 아름다운 색을 보이는 이유는 물이 깊이가 너무 깊어서(2000피트가 넘는다고 했던 것 같아요) 물에 들어간 빛중에서
파란색만 반사하기 때문이라고 하대요.
그걸 보면서 알라스카에서 본 파란색의 빙하를 생각했어요.
정말 아름답죠? 어느 방향에서 봐도 아름다웠어요
세계적에서 가장 큰 분화구호수중에 하나라고 하는데, 쉽게 말하면 백두산의 천지와 같은거지요. 표면에서 밑에 물까지의 거리는 약 300미터정도되는데, 밑에 물까지 내려가는데 길을 지그재그로 만들어 놓고 경고문을 써 봍였더군요.
심장이나 호흡기에 문제가 있는 사람을 가지말라고요.
가만있자, 그럼 나는?
에라 ~~~ 죽을 때 죽더라고 보고나 죽자.
왜냐하면 왕복 약 6km 의 언덕을 뙤약볕밑에서 걸어야 하기 때문이지요. 이래저래 한 3시간정도 가파롭고 미끄러운 언덕길을 걸어야
하는 길이니.......
무척 힘든 하이킹이었어요.
제주도의 구멍이 숭숭 뚫린 돌과는 아주 다른 단단한 모양의 돌들로 가는 길옆을 장식하고 있었지요
그런 바위틈에도 예외없이 생명은 자라고 있었어요.
밑에 다 내려와 위를 올려다 보니...... 어휴 ~~~~
저 ~~~ 위가 바로 주차장.
그런데 내려가보니 이 물이 얼마나 맑은지, 거울 같았어요. 또 차갑기는
얼음물과 같더군요. 그리고 어느 한 구석에도 쓰레기라곤 찾아볼 수 없이 깨끗하고, 고기가 산다는데도 비린내하나도 안 나고요.
원래는 분화구라서 고기가 없는 곳인데, 19세기에 들어와서 숭어와 송어를 넣었다고 하대요.
그런데 그 숫자가 엄청나게 불어나서 숫자조절을 위해서 낚시를 허용하게 됐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낚시를 들고 내려가는 사람들도 있더군요.
그래도 그 많은 사람들, 종이한장 버리지 않고 자연을 깨끗하게 유지하며, 더럽히지 않는 것은 참으로 인상적이었어요.
호숫가에서 파노라마로 본 전경이예요
그 일부분
물이 어찌나 맑은지 마치 내가 물속에 있는 것과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하더군요
물이 너무나 잔잔해서 이렇게 햇빛이 반사되고 있었어요
용도가 뭔지 확실히 알 수는 없었지만, 주위와 조화를 이루고 있던 조그만 오두막집.
설마 화장실은 어니었겠죠. ㅎㅎㅎ
또한 호수에 섬이 두개가 있는데, 하나는 제법 크고 어느 방향에서나 볼 수 있는 것으로 여름에는 유람선이 간다고 하더군요.
어느 방향에서나 볼 수 있는 커다란 섬
또 하나는 구석에 있어서 한쪽에서만 볼 수 있는데, 이름하여 Phantom ship, 유령선이라는 이름이었어요. 멀리서 너무나 환상적으로 아름답게 보여 망원경으로 보고는 실망했지요.
자세한 바위의 모습보다는 그냥 실루엣이 아름다운, 100m 미인었답니다.
이 거대한 호수의 길이는 6.1마일(대략 10Km 정도)이고 폭이 4.6마일(대략 8Km 조금 못되고)정도, 그리고 둘레는 약 35마일(대략 60Km 가 조금 못됨)정도 되니까, 차로 한바퀴도는대도 한참을 걸리더군요.
내려서 감탄사 몇마디던지고 한개도 놓치지 않으려고 눈 크게 뜨고 구경하고 사진 찍고,
그러다 보니 하루가 다 가버린 느낌이었어요.
아름다운 겨울 풍경인데, 내가 찍은 게 아니고 빌려온 거랍니다.
이제 내일을 위해서 눈 크게 뜨고 오늘밤 잘곳을 찾아야 할 시간이 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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