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지구여행과 체험/미국 다른 지역들

8일간의 알라스카 쿠르즈 - 1일째

doggya 2006. 3. 20. 12:01

 

항상 언젠가는 언젠가는 하고 벼르고 벼르던 여행이었는데, 어느날 우연히 유나이티드 항공사 홈페이지에서 비행기값을 샤핑하다가 아주 좋은 Deal 을 발견하고는,  그날로 예약을 해 버렸어요.

속전속결 !!!

 

그런데, 한가지 불편한 점은 워낙이 좋은 조건이라서 비행기편은 따로 해결해야한다고 하더군요.

샌프란시스코에서 앵커리지까지 편도, 그리고 캐나다의 밴쿠버에서 샌프란시스코로의 편도로  예약을 했는데, 앵커리지까지의 왕복표보다 약 $50 정도 더 비싼 것이 기대보는 괜찮다고 생각했어요.

 

쿠르즈의 종류는 편도와 왕복이 있는데, 샌프란시스코에서 왕복으로 가거나, 캐나다의 밴쿠버에서 왕복 또는 편도로 알라스카까지 올라가거나 내려오거나 하는 선택이 있었어요.

 

왕복의 경우는 정해진 시간이라 멀리 가지 못하는 단점이 있고, 편도의 경우에는 비행기를 편도로 끊어야 하니까 비행기 값이 조금 더 들긴 하지만, 그게 훨씬 구경할 것도 많고 좋다고들 해서 그렇게 했는데, 정말 그렇더군요.

 

제가 갔다온 쿠르즈는 프린세스라인의 아일랜드 프린세스였는데, 나온지 1년 밖에 안 된 새배라서 아주 깨끗하고 편하고 좋아서 아주 인상적이었어요.

그리고 미리 프린세스라인의 웹사이트에 들어가서 shore excursion(배가 항구에 닿으면 육지에서 할 수 있는 액티비티)  을 두가지 정도를 예약을 미리했는데, 돈을 미리 내는 것은 아니었어요. 단지 자리를 확보해 놓는 것이었읍니다.

그러나 결국은 그중 하나도 가지 못하고 계획을 다 바꿨어야 했기 때문에 그 사연은 나중에 자세히 쓰도록 하지요. 

 

1(5 21일 금요일)

 

샌프란시스코쪽에서 출발을 했는데, 오후에 비행기로 시애틀까지 가서 거기서 지루하게 3시간을  기다린 다음 앓라스카의 앵커리지로 날아갔어요. 

 

비행기에서 내려다 보는 시애틀은 마치 시골의 작은 마을처럼, 주위에 파란 호수들이 여기저기 있는 조그만 도시로 보였습니다.

유명한 마이크로 소프트의 사장인 빌게이츠의 홈타운이라는 인상적인 것이외에는 글쎄, 무엇이 그렇게 신기한게 없는 것 같았지요.

우연히도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애틀까지 같은 자리에 앉아 갔던 사람이 앵커리지로 가는 비행기를 타고 보니 또 옆자리에 앉아 가게 되어 희안한 우연에 한참 웃었읍니다.

 

새애틀에서 앵커리지로 타고갈 비행기가 늦게 오는 바람에 출발도 늦어지고, 1시간이 지나서 출발한 비행기는 3시간 30분의 지루한 여정이었어요.

 

비행기가 점점 북쪽으로 올라가고 밤이 깊어질 수록 어두워져야만 정상인 하늘이 점점 밝아오는게 신기하게만 보였지 뭐예요.

춘분이 지나면서 낮이 점점 길어져서 하지가 되면 거의 밤이 없다고 하더군요.

 

앵커리지에 도착할 시간이 새벽 1시였기 때문에 도착전 부터 걱정을 많이 했지요. 생전 처음 오는 곳에 밤중에 내린다는 것이요. 

깜깜한 데서 어떻게 길을 찾을 것인가?

그런데 그게 완전한 기우라는 걸 공항밖으로 발자욱을 내딛으면서 알았어요. 

앵커리지 공항은 다른 어떤 큰 공항의 대낮에 제일 복잡할때와 같이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붐벼, 새벽시간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정도였읍니다. 세계각국으로 오고가는 비행기가 많아서 그렇다고 하더군요. 밤을 완전히 잊은 도시라는 인상이었어요.

 

 

새벽1시경에 이정도의 밝기였어요. 이 사진은 내가 찍은게 아니고, 알라스카 홈페이지에서 빌려 온거예요.

 

사람들 사이를 비비적 거리며, 로비로 나와 미리 Travelocity 를 통해 디스카운트된 요금으로 하룻밤을 예약해 놓았던 Hilton Garden Inn 에 공항 한 구석에 있는 서비스 전화로 라이드를 부탁했지요. 

10분을 기다리니까 벤이 하나 오더군요. 거리는 환한게, 마치 해뜨기 30분정도 전의 밝기로 가로등도 필요없을 것 같아 마치 다른 차원의 시간에 들어간 느낌이었어요. 

 

호텔앞까지 데려다 주고 떠나는 운전사에게 $2 을 팁으로 주었더니 좋아하더군요.

 

방으로 들어가 자려고 하니, 밖이 환해서 도저히 잠을 잘까 싶더라고요.

그래서 블라인더를 치고 컴컴하게 하려고 아무리 찾아도 이미 한 밤중속을 헤매는 뇌가 제대로 작동을 하지 않아서인지 한참 찾다가 못 찾고는 그냥 피곤에 지쳐 '에라 모르겠다' 하고는 그냥 쓰러져 잠이 들어버렸었지요.

 

그러나 벌써 대낮처럼 해가 중천에 떠 밝아지는 새벽 5시에는 도저히 잠을 더 잘 수가 없지 뭐예요. 결국 3시간 자고는 하루의 피로를 풀은 셈이라고 몸에게 최면을 걸면서 일어날까 말까를 한참 망서리고 있었지요. 

 

이리저리 뒤척이다가 다시 잠도 오지 않고 하여, 배타러 갈때까지  앵커리지 시내관광을 하기 위해 책자를 뒤적이기 시작했지요.

 

이렇게 첫날을 시작한 셈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