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지구여행과 체험/미국 다른 지역들

8일간의 알라스카 크루즈 - 2일째

doggya 2006. 3. 20. 13:00

                                 앵커리지 전경이예요.

 

 

2(5 22일 토요일)

 

 

오늘은 정오까지 공항으로 가서 쿠르즈에서 제공하는 버스($40을 미리 냈음)를 타고 약 1시간 정도 떨어진 Whittier 라고 하는 항구로 가게 되어있었어요. 

 

배를 타는 시간이 1시부터 4시까지라고 말을 들었기에 1시에 도착하면 넉넉할 거라고 생각했지요.

나중에 안 일이지만, 어떤 사람들은 공항에서 바로 출발하는 기차로 Whittier 로 가기도 했다는데, 버스보다 $50 정도 비싼 가격이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버스로 가는 것이 어떤 면에서는 여유도 있고 더 좋았던 것 같았어요. 기차와는 달리 여기저기 들려서 구경도 할 수 있었기 때문이지요.

 

앵커리지는 한 군데서 삥 돌아보면 사방이 눈 덮인 높은 산으로 둘러쌓여 있었어요. 하늘은 잔뜩 흐리기 시작했고, 옷깃을 여며할 정도로 썰렁했지요.

다운타운을 걸어서 다니며 신기한게 없나 찾았지만,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기념품가게와 어디서나 볼 수있는 것들로 채워진 소형 박물관이외에는 별다른 게 없었고, 미국의 어느곳이나 마찬가지로 큰 빌딩들은 Lease(세 놓음) 싸인들이 크게 붙어있어 경기의 침체를 한눈에 느낄 수 있을 정도 였지요. 

 

한 시간정도를 걸으니, 다운타운을 쥐잡이 다 뒤질만큼 작은 도시였습니다.

미리 오늘 저녁 식사는 6시에 한다고 예약할 때 얘기를 들었기때문에 12시경에는 밥을 먹어야 겠다고 생각해 근처의 TGIF에 들어가 간단히 아침겸 점심을 먹고는 호텔로 돌아가 짐을 챙기기 시작했지요. 

짐이라야 끌고가는 Carry-on 백팩 하나 밖에는 없어서 간단했지만요.

 

호텔에서 제공하는 벤을 타고 공항으로 가면서, 운전사와 얘기를 해보니 앵커리지에는 유럽에서 일거리를 찾아 온 사람이 무척 많다는 얘기를 하더군요. 그 사람도 마케도니아에서 왔다고 하던데 강한 액센트가 느껴졌었어요. 

 

앵커리지는 6 22일 하지가 되면 밤이 2시간 밖에는 없다고 하더군요. 그러나 해진다음에 밝음과 해 뜨기전의 밝음을 빼면, 결국은 깜깜한 밤은 없다는 얘기가 된다고 하대요.

그리고 12 22일 동지가 되면 낮이 전혀 없대요. 그러나 겨울이 되면 볼 수있는 Norhern Lignt(오로라 하던가요?)가 일품이라고 하더군요.

그 얘기를 듣고 나니, 언젠가는 사진에서만 보던 오로라를 보러 꼭 와야겠구나 하는 유혹을 물리칠 수가 없었어요.

 

공항에 도착하여 보니, 팻말을 들은 사람이 여기저기 왔다갔다하며 사람들을 모으고 있었어요. 그래서 거기가서 미리 배 팩키지에 따라온 버스표를 주니까 짐을 맡기라고 하더군요. 배에 있는 방에까지 갖다 놓아준대요.

 

그래서 끌고 간 캐리온을 주니까, 가만히 서 있는 거예요.

왜 그러냐고 그랬더니 나머지 짐은 어디있냐고 막 두리번 거리더라고요.

그게 다라고 그랬더니 기절을 하대요.

한데, 나도 같이 기절을 할 일은 다른 사람들의 짐을 보고였지요.

나 같으면 한달을 간다해도 그만큼은 안 가지고 갈 만큼의 짐들을 카트에다 차곡차곡 실으며 소풍가는 정도의 짐밖에 없는 나를 오히려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더라고요.

 

배가 정박해 있는 Whittier까지는 실제로는 1시간 거기밖에는 안되는데, 3시간을 잡더군요. 나중에야 그 이유를 알았지요.

버스를 운전하던 운전사는 중년의 백인 아줌마였는데, 스쿨버스운전을 25년동안 하고 정년퇴직했대요.

어찌나 말이 많은지, 마이크에다 대고 한시도 쉬지 않고 얘기하대요.

 

가는길은 미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고속도로라고 하는데, 그말에 전적으로 동조는 할 수 없었지만, 하여튼 아름다운 곳이었어요. 

가는 길에 산위에서 한가롭게 풀을 뜯는 산양도 보고, 무스도 보고 바다에서 고기 잡는 크레인도 보았지요.

 

운전사 아주머니께서 눈덮인 산을 가르키며, 눈이 쌓여있어서 빙하를 볼수없는게 안타깝다는 말을 했는데, 그때는 그게 무슨 뜻인지 이해를 충분히 못했었어요.  결국 며칠 지난 뒤에야 그 의미를 확실히 알 수 있었지요. 여러분께도 나중에 말해 드릴께요.

 

가는길에 어떤 목장에 들렸었는데, 이유는 이랬어요. 그 목장은 개인이 사체를 털어서 운영하는 곳인데, 야생에서 고아가 되거나 다치거나 한 짐승들은 데려다 치료해주고 돌봐주는 곳이었읍니다. 경비는 기념품을 파는 것으로 충당을 한다고 하더군요.

 

아무나 할 수 없는 쉽지 않은 좋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지요.

 

 

 

                부상당한 Elk(대형 사슴의 일종)이 보호치료되고 있었어요.

 

농장에 있는 불쌍한 짐승들을 구경하고, 모두들 부주하는 기부능로 기념품 한가지씩 사가지고는 다시 버스에 올랐지요.

 

Whittier에 거의 다 가면 산이 하나 있는데, 거기에는 단 한개의 터널밖에는 없었어요. 

그 터널은 원래는 기차가 다니는 터널인데, 기차가 안 가는 시간을 이용해서 매 30분마다 차들이 한쪽으로 가기만 하고, 30분은 오기만하는 그런 터널이었어요.그래서 터널 근처에는 차들이 죽 줄을 서 늘어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길게는 30분, 빠르게는 10분내외정도 였지요. 

 

몇년전만 해도 터널 앞에서 기차에 차들을 실어서 옯겼다는데, 그후에 공사를 해서 차가 다닐 수 있게 했답니다.

터널이 얼마나 좁은지 팔을 뻗으면 벽에 손이 닿을 정도였지요. 좁은 기차가 다니는 철로였거든요.

재미있는 것은 차가 다니게 만든 공사라는 것이 뭐였냐하면, 공기의 흐름을 바꾸는 공사였다는 거예요. 차가 가는 방향으로 매 30분 마다 공기가 흐르게 만드는 것이었답니다.

 

버스는 철길위를 달려 멀리 보이는 빛을 향해 터널을 달렸읍니다.

 

터널이 끝나자 바로 눈앞에 펼쳐지는 바다와 그위에 떠 있는 거대한 배가 시야를 탁 트이게 만들었지요.

줄줄이 서있는 버스에서 꾸역꾸역 사람이 내리고 창고같은 건물에서 승선절차를 밟는데, 줄이 얼마나 긴지, 짜증이 났지요.

그런데 의외로 신속하게 일을 처리해서 금방 수속이 끝날 수 있었어요.

  

영화에서 본 것처럼 선장이 나와서 환영을 할 줄 알고 기대를 잔뜩했는데, 기대가 여지없이 빗나갔지 뭡니까?

 

방에 찾아 들어가니, 가방은 아직 도착안 했고, 작은 방이긴 했지만 아주 아담하고 잘 꾸며져 있었어요. 

냉장고, 헤어 드라이어, 케이블 TV, 금고, 화장실에 샤워실을 갖췄고, 테이블에는 물병이 놓여ㅁ있었어요.

어이쿠,  목이 마르던 차에 잘 됐다. 그런데  마시려고 보니까 $2.5 0이라는 가격표가 붙어 있더군요. 배에서는 소프트 드링크와 병에 있는 물과 술은 돈을 받고 그 이외의 것은 모두 공짜였지요.

그래서 레몬티와 커피를 얼마나 마셨는지 그만큼 화장실도 자주 들락날락거렸답니다.

그런데 배에서 제공하는 걸 보니까, 20 을 내고 컵을 하나 사면, 배에 있는 동안 소프트드링크는 원하는 대로 마실 수 있는 것도 있었지만, 워낙 소프트 드링크를 안 마시니까 신경도 안 썼답니다.

 

물이면 OK !!!

 

조금 있으니, 스튜어드가 인사를 하러 왔더군요. 그러면서 저녁식사전에 비상훈련을 할지도 모른다며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하대요. 그러면서 저의 저녁식사시간이 6시에서 7시로 바뀌었다고 알려주는데, 오히려 잘 됐다고 생각했어요. 5시와 7시 두번에 걸쳐서 식사를 하게 되는데, 5시는 너무 이른 시간이라서 걱정을 하고 았었던 참이었거든요.

 

할일도 없고 배를 한바퀴돌아보기로 했지요.

이배의 정원 1,900 명인데, 만선이라고 하대요. 배의 크기는 2바퀴반을 돌면 1마일(1.6 Km)라니까 꽤 크다고 생각했어요.

 

농구, 테니스, 미니 골프, 오락실, 식당, 기념품가게, 체스보드, 탁구대, 헬스클럽, 미용실, 스파 등등등, 그냥 조그만 왠만한 타운보다도 더 많은 걸 갖추고 있었어요.

모두 14층으로 되어있는데, 운동삼아 이리저리 다니며 구경을 하고, 시간이 남아 탁구도 치고 부페식당에 가서 커피도 마시고 하다보니까, 비상훈련을 한다고 구명조끼를 들고 모이라는 스피커 방송이 들리더군요. 

한곳으로 모여 훈련을 받고 실제로 쓸 일이 없기를 바라면서 방으로 돌아오니 저녁식사 시간이 다 되었어요.

그러나 아직 가방이 도착하지 않은 관계로 그날 저녁식사의 의복은 자유였습니다.

청바지에 티셔츠.

 

식당에 찾아가니 테이블이 정해져 있더군요. 4인용 테이블에 같이 일주일동안 식사를 같이해야하는 부부는 둘다 어림짐작으로 400 파운드(200Kg 정도?)는 나가는 사람들이었어요.

위화감 느끼겠더군요.

얼마나 먹는지...

그 사람들은 아침먹고, 점심먹고, 그리고 배에 타자마자 부페에서 간단히 식사를 했대요.

 

그들은 플로리다에서 왔다는데, 평균 6개월에 한번씩을 34일정도의 쿠루즈를 한다고 하는 아주 베테랑들이더군요. 그러면서 저희들이 탄배가 새거라서 아주 좋다고 칭찬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덩달아 기분이 좋았지요. 

저야 처음가는 쿠르즈라 비교할 것도 없었지만, 전문가들의 말을 들으니 정말 그런것도 같았읍니다.

 

식당에서 주문한 음식은 마음에 안 들면 다시 시켜도 되고, 또 얼마든지 먹어도 되고, 한마디로 먹는 데는 애로사항이 전혀없는 1급의 식당 식사를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어서 왠만한 강한 의지가 아니면, 다이어트에는 분위기자체가 정말로 적이라고 자신있게 말 할 수가 있어요. 

 

저녁식사후에 방에 돌아오니, 가방이 도착해 있었고, 침대는 카버가 반쯤 벗겨져 있고 벼개에는 초콜렛이 놓여있었어요. 

달콤한 검은 유혹 ^_^

 

잠자기에는 아직 이른 시간이라 배가 떠날때까지 갑판에 나가 구경을 할 양으로 밖으로 나갔지요. 그때 시간은 저녁 930분이었어요. 원래 9시에 출항한다고 되어 있었는데, 왠일인가 했지요.

그때 배 밑에서 앰블런스의 요란한 사이렌소리가 울리고 누군가를 실어내가는 것이 보였어요.  아마 너무도 흥분한 어떤 승객이 심장마비라도 일으켰는지(워낙 노인네 들이 많아서) 그것때문에 지연됐던 모양이었어요. 

 

배의 선두에 앉아 주위를 둘러보니 산위에 아직도 해가 환하게 비추고있었어요. 

 

           밤 10시 반경에 떠나는 배에서 대낮같이 밝은 부두를 보고 찍은 사진

 

10시가 되어 길게 기적을 울리며 그 거대한 몸체를 부두로 부터 떼어 놓을때도 아직 해는 중천에 떠 있었어요이 시간에 잠을 자야한다는 것이 이상하게 여겨지대요. 한참을 잔잔한 물위로 미끄러지는 좌우의 경치를 구경하다가 방으로 돌아와 잠을 청했지요.

 

제가 들었던 방은 경비를 절약하기 위해 창문이 없는 안쪽으로 했는데, 그게 얼마나 잘한 일인지는 다음날 다른 사람들 얘기를 듣고 알았어요.

아무리 블라인드를 치고 커텐을 친다해도 사이사이로 스며드는 빛때문에 잠을 설쳤다고 불평들을 하더군요. 저는 아침 늦게 까지 아주 잘 잤거든요.

 

이배는 밖으로 나있는 방들은 모두 발코니가 있는 최신의 배라서 개인 발코니에서 달빛을 보며 연인들끼리, 부부들 끼리 와인한잔 하는 것이 아주 낭만적이라고 했지만, 그럴 기회가 없어서.....

 

방에 있는 TV 는 케이블이었는데, 배의 제일 앞에 카메라가 달려있어 24시간 촬영을 하고 중계를 하기때문에 비록 토굴속에 있어도 밖이 어떤지는 금방 알겠더라고요.

이렇게 해서 배에서의 첫날이 지나갔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