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지구여행과 체험/한국

여수 돌산 향일암을 거쳐 거제도의 아침을 맞으러 강행군 한 날

doggya 2013. 5. 20. 01:04

지난 번에 오빠네와 함께 마산에 갔다 와 부산에서 하룻밤을 자고는 아침 일찍 여수로 가는 고속버스에 몸을 실었어요.

서울에서 고모님과 사촌들이 아침 일찍 출발해서 온다니 거의 시간이 맞을 거 같아서요.

그랬는데 서울에서 오는 데는 시간이 많이 걸렷고, 저는 생각보다 일찍 여수에 도착하게 되었네요.



특별히 갈 데는 없고 근처의 이마트 후드코트에 가서 짬뽕을 한 그릇 맛난 점심을 먹고는 그냥 주위를 걸었어요.

바람을 차갑고 쌀쌀했지만, 꽃들은 계절을 알고 활짝 해님을 맞이하고 있네요.



두 시간을 기다리다 드디어 만난 가족들과 함께 간 곳이 돌산의 향일암이었어요.

향일암은 남해 금산의 보리암, 항화도 보문암 그리고 낙산사의 홍연암과 함께 한국의 4대 관음기도처 중의 하나라고 하네요.

올라가는 도중에 있는 일출 명소라고 하지만 대낮에 해가 나 왔다고 특별히 떠오를리도 없고 바로 향일암으로 향했지요.



근래 몇 년동안 한국에 드나들면서 유명하다는 절이나 암자에 가 봤는데, 옛날 어릴 때 가 봤던 그런 곳이 아니더군요.

주위는 장사들과 모텔들이 자리잡고 있었고....

실망이라고 해야 할까요, 아니면 추억을 지워버려야 할까요 ~ ㅠㅠ



돌산 갓이 유명하다고 하던데, 동동주와 갓김치를 파는 곳으로 암자 입구가 벅쩍벅쩍했어요.



이리로 올라가는 것이 노인네가 힘들 거 같아서 빙 돌아서 완만한 경사길로 대신 했어요.



빙 돌아서 올라가다 보니 오히려 더 많은 것을 구경하게 되어 잘 했다는 생각이 들대요.



삼색떡을 해 놓고 파는 가게 앞을 지나면서 고모님이 잡숴보고 싶다고 하셔서 떡을 시켜 놓으니 옆에 갓김치며 몇가지 맡반찬을 마련해 주시대요.



절 입구에 있는 노점상들의 올망졸망한 물건에 관심이 갔지만, 중국제인 지 모른다고 옆에서 말리네요.

에휴 ~~ 어쩌다 세월이 그렇게 되어 버렸나요 ~~ ㅠㅠ



어 ~~ 뱀이다 ~~~



산에서 흐르는 물을 뱀의 입으로 흘러 나오게 해 두었지만, 바가지가 맘에 안 들어서리 ~~~ ㅠㅠ



첨엔 큰 나무가 동백인 줄 알았는데, 그 옆에 작은 나무들이 죽은 큰 나무를 덮고 꽃을 피운 것이 눈길을 끌기에 한 장. 



어떻게 피웠든 꽃은 예쁘네요. 그쵸?



바위굴을 지나서 향일암으로 들어가는 길목이에요.



길지는 않지만, 바위틈으로 들어가 다시 깨끗하게 태어난다는 의미일까요? 제멋대로의 해석이었읍니다. ㅎㅎㅎ



'해를 향한 암자'라는 뜻의 향일암은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여수시 돌산읍에 위치하고 있어요.

이 암자는 신라 선덕여왕 13년인 644년에 원효대사가 원통암으로 창건했다고 하네요.

남해의 수평선이 한 눈에 보여 일출광경이 장관이라서 숙종 41년인 1715년에 인목대사가 향일암이라고 이름을 고쳤다는군요.

또는 주위의 바위들이 거북등처럼 되어 있다해서 영구암이라고 부르기도 한다는데... 나도 한 번 이름을 지어 볼까나 ~~ ㅎㅎㅎ



삐죽 튀어 나온 해안선의 모습이 동물의 얼굴처럼 보이네요.  내 눈에만 그런가? ㅎㅎㅎ



우선은 앞이 확 트이고 다도해의 작은 섬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것이 눈을 즐겁게 하더군요.



2009년 12월 20일에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로 대웅전이 소실되었다는데 지금은 새로 건설이 끝났더군요.

저는 새로 지은 대웅전보다는 그 밑에 있는 그래도 역사를 가진 오래 된 암자가 더  매력이 있어서.....

사촌이 얼릉 신을 벗고 들어가 스님 옆에서 기도를 하고 나오네요.

무얼 빌었을까?



그리곤 그것도 부족해서인지 거북이 머리에 동전을 올려 놓기에 나도 한 두어개... 너무 싸구려인가? ㅎㅎㅎ



주변의 바위들이 거북이 등 처럼 생겨서 영구암이라고 하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많은 거북이들을 만들어 바다를 향해 행진을 하게 해 놓았네요.

이 많은 거북이 등과 머리에는 모두들 동전들을 이고 지고... 에구 ~ 무거워라 ~~ 



그 옆에는 아예 바위에다 동전을 붙여 놓은 것이 전에 태국에서 봤던 동전 붙이는 판대기가 생각이 나대요.

부처님이 싸구려 동전을 좋아하실까? 



이리저리 다니면서 구겨옫 하고 사진도 찍고 바다를 향해 심호흡도 한 번 해 보고...



용마루(맞나요?)의 용의 모습도 한 번 찍어보고.



이번에는 내려가는 길이라서 아까 피했던 정문계단 쪽으로 내려 왔어요.



가만 ~ 저럴 수가 있는건가요?

한 나무에서 빨간 동백과 하얀 동백이 한꺼번에 피는 거요 ~ 첨 봤네요.



다시 차를 몰아 여수 시내로 들어가는 길에 장군섬이라고 하던가?

주변을 한 바퀴 걸어서 돌을 수 있게 만들어져 있지만, 시간이 없어서....

벌써 해가 뉘엿뉘엿해

지고 있었거든요.



수산 시장으로 가는 길에 본 다리인데, 저게 돌산대교는 아닌 거 같고....

에고 ~ 모르겠다 ~ 그냥 다리 ~~ ㅎㅎㅎ



가만 ~ 그럼 이게 돌산대교인가? 갸우뚱 ~~



이름은 몰라도 그냥 아름다운 다리 ~~ ㅎㅎㅎ



건어물 파는 곳에 가서 김, 멸치등을 좀 사고.. 

그 옆에 있는 건물로 회를 먹으러 들어갔어요.



여수 수산물 특화시장이라고 하네요.



여기서 횟거리를 주문하면 회를 떠서 윗층에 있는 식당으로 올려다 주더군요.

물론 생선값을 여기서 내고 식당에서는 별 볼일 없는 반찬과 장소 값으로 또 돈을 따로 내야하는.... ㅠㅠ



글이 재미있어서 찍어 봤어요.



어떤 녀석으로 할까나 ~~~



아 ~ 이애들은 싫어요.

전에 행복님이 보여줘서 처음 알은 개불이라고 하던가?

너무 징그러워요... ㅠㅠ



회 잘 떠주세요 ~~~



이렇게 추워서 그냥 있어도 덜덜 떨리는 날 꼭 차가운 회를 먹어야 하나 ~~ 암 ~ 이열치열 ~~ ㅎㅎㅎ

다 머고 나서 나올 때는 온몸이 덜덜 떨리대요. ㅠㅠ



저녁이 늦어서 여수를 출발해 그 길로 그냥 거제도까지 가기로 했어요.

서울서부터 운전해 온 사촌에게는 좀 강행군이긴 하지만, 그래도 다들 그러자고 하니 그냥 그러기로 했지요.


어두운 바닷가 길을 어디가 어딘지도 모르고 네비에 의존해서 꾸불꾸불 달리다 들어간 어떤 팬션이었어요.

계절이 계절인 만큼 손님이 없어서인지 미리 전화를 해 놓았는데도 방이 아직 더워지지를 않았네요.


그래도 모두들 피곤해서 그냥 쓰러져 자고는 아침에 베란다 문을 여니 ~~ 와 ~~

대체 여기가 어디쯤 되는걸가?



한가롭게 둥둥 떠 있는 배를 바라보면서 향기로운 커피를 한 잔 씩 들고는 오늘의 일정을 의논했어요.

자 ~ 그럼 다음엔 어디로 튈까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