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지구여행과 체험/시카고

시카고 보타닉 가든 - 꽃들에게 길치의 정수를 보여준 날

doggya 2013. 6. 16. 04:57

어제는 날씨가 아주 좋았어요.

하늘은 맑고 햇님은 쨍쨍.

기온은 걷기 딱 좋은 섭씨 18-20도 정도


그래서 15년 만에 시카고 북쪽에 있는 야외 식물원인 시카고 보타닉 가든에 가보기로 하고 차를 몰았지요.

하이웨이로 약 45분 정도 가면 있는 무지하게 큰 규모의 식물원이에요.



거금 20달라의 주차비를 내고 차를 세운 다음에 식물원으로 들어섰지요.

가만 보니까 오른 쪽으로 길이 쭉 뻗은 것이 보이더라구요.

가다 보면 안내소가 나오겠고, 그럼 지도라고 한 장 얻을 수 있겠지 ~ 하고는 걷기 시작했어요.



물위를 유유히 떠가는 백조 가족들을 보느라 거대한 호숫가로 내려 섰는데...

가만 ~~



호수 건너편에 건물같은 것이 보이고 거기에 사람들도 보이는 거 같네요.



흠 ~ 저게 무슨 건물일까?

그리고 저 사람들은 어떻게 저길 갔을까?

여긴 사람 그림자도 없는데.... ㅠㅠ



한참을 가다 보니 두 사람을 만낫어요. 그 때까지는 이 넓은 곳에 나 혼자..



그래도 외롭지는 않았지요.

이렇게 꽃과 대화도 나누고.



이름 모르는 꽃의 예쁜 자태도 즐기고.



어디선가 본 거 같은 꽃에게 말도 걸어보고...



그리고 외로이 앉아 있는 의자에 나도 한 번 앉아 보고.

그런데 ~~ 왜 이렇게 사람들이 없는걸까? 이상타 ~

하긴 뭐 ~ 그렇다고 해서 나한테 달라질 건 하나도 없으니까  다시 가자 ~~



잠깐 넓은 호수가에 서서 구경을 하면서.... 생각을 해 봤지요.

전에 왔을 때는 꽃들이 꽤나 많았던 거 같은데, 그 동안 변했나?



한참을 걷다 보니 한켠 나무들 사이로 연못가에 목련꽃의 무리가 소담하게 피어 있더군요.



입맛을 다실 정도로 참 맛나게 보이는 색깔... ㅎㅎㅎ



더 안쪽의 것을 찍으려고  발길을 옮기다 발견 한 건 ~~



어 ~ 저쪽에는 사람들이 꽤 있네.

그리고 여기처럼 살벌하지도 않고... 



그래서 그 곳으로 가는 길을 찾았지요.

예까지 와서 알고보니 제가 온 길은 뒷길 산책로엿어요.

그러니까 보통 식물원을 방문한 사람들은 잘 안 가는 곳이지요. 볼 것이 없으니까요.

다시 말하면 전 뒷문으로 온 셈이 되었던 거에요. 그럼 그렇지 ~ 길치가 어딜 가려고 ~~ ㅎㅎㅎ



나는 꽃에 앉은 벌인 줄 알고 사진을 찍고 보니 파리였네요. ㅎㅎㅎ

꿩대신 닭도 아니고.... 너 뭐냐? ㅎㅎㅎ



희안하게 생긴 거라서 찍어봤는데, 찍고나서 보니 아직 꽃이 피지 않은 거엿던가봐요.



얘는 무언지 ~ 첨 보는 거네요.


전에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 공원에 있는 보타닉 가든에 몇 번 가보고 소개도 시켜드렸지만 그곳하고 이곳은 좀 달라요.

이 곳이 규모 면에서는 여기가 비교가 안 되게 크지요. 일단 호수의 크기만 해도 그렇고 그 호수에 열개가 넘는 섬들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항상 따뜻한 그 곳과 겨울이면 혹한에 시달리는 이 곳과는 꽃들의 종류가 달랐어요.

종류도 치면 샌프란시스코 쪽이 훨씬 더 다양했지요.



화투장에서 보면 6월 목련꽃이라고 했던가요?

5월은 장미의 계절이라고 햇지만, 여기는 아직 장미가 만개를 하려면 한참 더 있어야 겟더라구요.



이걸 뭘까? 이름 아시는 분 계세요?

특히 그네님 ~~~ 어디 계세요? ㅎㅎㅎ



왜 그런지 꽃은 하얗거나 빨갛거나 핑크빛이거나 노랗거나... 그런 고정관념이 있어서인지 파란 꽃은 볼 때마다 참 신기하게 보이대요. 



나도 찍어줘 ~~ 하고 또 다른 파란 꽃이 나를 부르네요.



이 보타닉 가든에는 꽃들 뿐이 아니고 유실수도 심고 또 야채 가든도 만들고 있어요.

일주일에 한 번 씩 여기서 나는 야채와 과일을 가지고 만드는 요리강습도 있고.

여기서 지은 유기농 농산물을 팔기도 하고.

농기구도 팔고 또 농사법도 강의를 해 주고 있지요.

특히 이른 봄에는 겨울동안 썩혀 두었던 퇴비도 팔아요.


위의 것은 어떤 종류의 것인지 모르는 사과나무의 열매였어요.

그러니까 저건 사과인가요? 하하하 ~~~



제 생각에 이건 미국배였던 거 같아요.

한국의 동그랗고 아삭아삭 물이 많이 나오는 배와 미국배는 아주 달라요.

조그만 조랑박처럼 생겼고, 살은 물컹물컹 ~~ 다시 말하면 아주 부드럽고. 단맛은 설탕에 버금가지요.

그래서 요리할 때 많이들 써요.



이 것도 사과같은데, 좀 따줘야 실하게 자라지 않을까요?



조그만 섬에 들어가는 길에 만난 다리 밑에 있는 꽃창포(맞나요?)가 가련하니 참 예쁘더군요.



섬에서 내다 본 광경인데, 어떤 사람들은 아예 여기 풀밭에 누워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자고 있는 사람도 있더군요.



조금 더 걸어서 가니 이 곳은 사람들로 북쩍북쩍.

그 틈을 타서 사진 한 장 찍었지요.



그 많은 섬중의 하나인 또 다른 섬이 보이네요.

그런데... 예까지 와서 한 가지 이상하게 느낀 게 있었어요.

나와 같은 방향으로 가는 사람은 없고 모두 나와 마주보고 오는 사람들 뿐이었다는 거에요.

왤까?

그거야 ~~ 내가 첨부터 꺼꾸로 돌았으니까 그렇지요. ㅎㅎㅎ



또 다시 섬으로 들어가기 위해서 건너는 다리 밑에 연꽃인 줄 알고 찍어 놓고 보니 연잎이 네요.

색깔이 이뻐서 찍어줬지요.



물론 모네의 연꽃 그림을 닮은 광경을 찍는 것도 잊지 않았지만요.



멀리 보이는 곳에 따뜻한 햇볕 아래에서 한가하게 즐기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 오네요.

저긴 대체 어디쯤 되는 곳일까?



그 때 어디선가 음악소리가 들리네요.

종으로 연주하는 아름다운 음악소리가요. 찾아봤더니..

이 섬의 정상에 있는 탑에서 였어요.



다시 계속해서 사람들을 거슬러 가다 발견한 꽃인데, 이 것도 첨 보는 거.



아 ~~ 이건 첨 보는 게 아니다.

전에 집 뒷마당에서도 키웠던 양귀비였네요.



반가워 가까이 당겨 봤는데, 꽃 속은 참 징그럽게 보이네요. ㅎㅎㅎ



여기서 만난 것이 이 곳의 유명한 장미가든과 재패니스 가든, 일본식 정원이지요.



발레하는 모습을 열심히 찍어주고 있는 엄마의 열성이 눈물겹네요. ㅎㅎㅎ



아마도 저 나무들은 줄로 묶어서 틀을 잡는 거겠지요?

일본 냄새가 풍풍 풍기네요.



물가에 있는 이 집은 뒷쪽으로 조그만 정원이 있는데, 그리 인상적이진 않았어요. 그래서 패스 ~~



그 옆에 잇는 젠가든은 햇볕이 너무 강해서 그런지 비라도 오면 참 운치있겟다 싶겠더라구요. 



다리 위에서 다시 한번 정원을 내려다 보고는 다시 발걸음을 옮겼어요.



다른 쪽에서 본 물위에 세워져 있는 집이네요.



이 곳은 영국식 정원을 만든 거였어요.

그리고 그 옆에는



운치있는 산책로와 



장미가든이 있어요.

아까도 말씀드렷지만, 아직 시기가 일러서 장미가 다 피지를 않고 봉우리들만 맺혀 있더군요.

성급한 몇 녀석들만 햇볕을 받고 있었구요.



장미정원 입구인데, 여기서는 웨딩 사진들을 많이 찍기로 유명한 곳이에요.

전에 아는 동생도 결혼할 때 여기와서 사진을 찍었지요. 

그때는 5월이었는데도 어찌나 추웠던지 정작 결혼식날에는 감기에 걸려 혼났어요.

신부가 그랬냐구요?

아니요. ~~ 둘러리로 같이 갔던 제가요. ㅎㅎㅎ



장미는 아닌 거 같고...

에라 ~ 이름을 모른다고 즐기지도 못 할소냐? ㅎㅎㅎ



여기도 또 파란 꽃이 있었네요.



돌로 쌓은 축대 틈 사이로 삐죽이 밀고 나와 아름다운 꽃을 피운 생멱력.. 별 닮은 꽃. 



알고 보니 여기가 입구였어요. 물론 저한테는 출구가 되겠지요? 하하하



나가기가 아쉬워 두리번 거리다 눈에 띈 꽃이었지요.



마치 종이로 만든 거 같은 이 꽃도 눈길을 끌었구요.



이렇게 구경을 하다 보니 이제 드디어 입구(? ~~ 출구?)까지 다 온 거 같아요.

다시 한 번 뒤를 돌아보고는 하이웨이에 트래픽이 막히기 전에 내려와야겠기에 아쉬움을 뒤로 하고 발길을 옮겼어요.



이렇게 해서 나온 곳은 다른 사람들이 들어가는 입구였지요.

물론 이 안에서는 지도도 팸플렛도 얻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필요없어요. 때가 너무 늦었네요. ~~~ ㅎㅎㅎ

발로 누비며 알았으니 지도보다 낫겠지요?


이만하면 소문난 길치의 일정답지요? 하하하

밑에서 부터 거꾸로 보면 다른 사람들과 같은 순서로 보시는 거랍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