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지구여행과 체험/남 아메리카

볼리비아 라 파즈 - 기어서 시장 구경

doggya 2014. 10. 9. 06:00

자는 둥 마는 둥 밤을 보내고 밖에서 들리는 시끄러운 소리에 눈을 떠 보니 가관이대요.

옷은 어제 집을 떠나 올 때 그대로 오리털 잠바까지 입은채로 신발만 겨우 벗고는 침대 위에 그냥 웅크리고 누워서 깜빡깜빡 잤던 가봐요.

아이고 ~ 추워 ~~

담요 속으로 기어 들어갔지만 춥기는 매 한가지.

아마도 산소 부족으로 몸에서 열을 생산하지 못 하는가보다.

그렇다면 방법은 ~~ ?

머리에 산소가 부족해서 인지 생각도 잘 안 나대요. 그렇다 ~~

뜨거운 물에 샤워를 하자 ~

하지만 기운이 없고 속이 울렁 거려서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서 샤워를 했다는 거 아니겠어요? ㅠㅠ

그래도 그러고 나니 몸이 조금은 더워지는 거 같고 또 기분도 조금은 나아진 거 같더군요.


산소 공급을 원활하게 하려면 적혈구를 많이 생산해야 하는데 뭘 먹어야 하지 않을까?



5초에 한 걸음씩.... 천천히 천천히...

안 그러면 머리가 아프고 숨이 차고 주저 앉을 거 같으니까요.

겨우 옥상에 있는 식당엘 갔어요.

흠 ~~ 분위기는 괜찮네 ~~



하지만 음식은 별로 였어요.

마른 빵과 비스켓 그리고 각종 차와 우유, 그리고 쥬스

시리얼은 원래 안 먹는 관계로 마른 빵에 버터를 발라 어제 마셨던 코케인의 원료인 코카잎으로 만든 코카티를 진하게 타서 몇잔을 마셨지요.

뭐 ~ 피 생산에 좀 도움이 될만한 거 없어요?


계란 후라이를 해 줄 수 있는데 따로 돈을 내라 하네요. 맙시사 ~

아 ~ 여긴 볼리비아지 ~~

그냥 계란 한 두세개 후라이 해주세요 ~~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이 먹고 나니 기운이 좀 나는 거 같대요. 순전히 기분이었겠지만. ㅎㅎㅎ



일단 밖으로 나가 보기로 햇어요.

호텔이 바로 다운 타운에 있는 관계로 주위에 가게들이 꽤나 있었어요.



우선 환전소에 가서 돈을 좀 바꾸고는 시장을 향해서 천천히 아주 천천히 걸어갔지요.



거짓말 같이 들리겠지만, 정말로 열 걸음을 못 걷겠더라구요.

몇 걸음 걷고는 쉬어서 깊은 숨을 쉬고 좀 쉬었다가 조금씩 걷고....

그래도 자주 쉬는 덕분에 사진 찍는 건 어렵지 않았지요. ㅎㅎㅎ



온갖 야채와 과일들을 파는데 모양새를 보니 자기들이 농사지은 걸 가지고 나와서 파는 거 같았어요.

마치 우리나라 시골의 할머니들이 용돈 벌이 하려고 농사지은 거 들고 나와 파는 거 처럼요.

그렇게 생각이 들어서 그런지 참 정겹게 보이대요.

 


아무리 둘러봐도 내가 살 만한 건 없어서 그냥 슬렁슬렁 구경이나 하자하고 유람하듯이 걸었어요.



뭐라도 팔아주고 싶었지만 내가 필요한 건 하나도 없네요.




감자와 고추의 원산지가 남미라고 하는 말이 맞는 거 같았어요.

여기 진열된 것들이 여러 종류 각양각색의 감자였거든요.



어딜 가나 시장구경 만큼 즐거운 건 없는데, 이 날 만큼 힘든 날도 없었네요. ㅠㅠ



그냥 가기가 섭섭해서 손가락만한 바나나를  한 손 샀는데 모두 25개에 한국돈으로 약 천원정도 하더군요.

맛은 아주 달았어요.

얼마나 많은지 이걸 그 후 거의 일주일을 두고두고 먹었답니다. 



조금 걸었다고 배가 고파 오대요.

워낙 아침을 부실하게 먹어서 그런가봐요.

그래서 호텔 안에 있는 식당으로 갔지요.

주위를 잘 모르고 안 그래도 속이 안 좋은데 아무데나 가서 먹는다는 것이 안심이 안 되더라구요.

이 호텔의 음식은 주변에서 가장 괜찮고 샐러드도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고 하대요.


소고기 스테이크에 감자와 샐러드 그리고 호박 스프 이렇게 모두 합쳐서 한국든으로 약 만원정도 주었던 거 같아요.

맛은 괜찮았지만 워낙 속이 안 좋아서 아깝지만 조금 남기는 수 밖에 없었지요. 싸주진 않으니까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