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지구여행과 체험/남 아메리카

여행 중 최고의 도전이었던 볼리비아

doggya 2014. 10. 7. 05:53

이번 볼리비아로의 여행은 상상치도 않았던 복병이 기다리고 있었다는 걸 전혀 염두에 두지 않고 떠난 여행이어서 고생은 많이 햇지요.

하지만 미리 알았다해도 특별한 예방 방법은 없었을 거에요.

그냥 몸으로 부대끼며 부딪치는 수 밖에..... ㅠㅠ



볼리비아는 남미에 있는 아주 가난한 나라에요. 

스페인에게 오랫동안 착취를 당하고 1847년에 독립을 했지만 

많은 나라들이 그렇듯이 위정자를 잘 못 만나 아직도 가난의 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답니다. 


우리나라의 거의 11배의 땅 크기를 가지고 있지만 인구는 1/5 밖에 되지 않는 광활한 곳이지요.

산이 많고 지하자원 또한 풍부하지만 그걸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정부를 가진 국민들이 불쌍할 따름이에요.

이 달 12일에 대통령 선거가 있다는데 좋은 사람이 선출됐으면 좋겠어요.


이 나라의 인구는 원주민이 50%가 넘는 남미에서 원주민이 가장 많은 인구분포를 가진 나라에요.

온통 스페인과의 혼혈로 이루어진 주위의 다른 나라들에 비해서 혼혈은 30% 밖에 되지 않지요.

그 말을 들었을 때 괜히 기분이 좋아지고 어깨라도 두들겨 주고 싶을 정도로 그 곳 사람들이 대단하게 보이대요.

그래서 원주민 원래의 전통이 많이 지켜지고 있었고 또한 말도 그대로 지켜지고 있었어요.



위의 지도가 그동안 제가 힘든 몸을 끌고(?) 다녔던 대강의 모습이에요.

볼리비아는 국토의 서쪽은 사막과 지구 최고의 고원이라고 할 수 있는 곳들로 구성되어 있었어요.

사람이 살고 있는 최고 고도가 히말라야 에베레스트산의 베이스 캠프와 맞먹으니 참으로 방문하기가 힘든 곳이지요.


우리가 보통 숨쉬는 공기에는 산소가 약 21%가 포함되어 있고 압력은 760mm 라고 해요.

그런데 고도가 높아 가면서 산소의 양이 점점 줄어들어서 3600 고도가 되면 압력은 480mm로 줄어들고 산소의 양은 40%가 줄어든다네요.

그러니까 결국은 보통때의 약 반 밖에는 산소를 흡수하지 못한다는 거지요.

높이 올라갈 수록 산소의 양은 더 희박해지구요.

그런데 벼란간 4100의 고도에 떨어졌으니 누가 목을 조르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였겠지요.


고산증은 누구에게나 올 수 있고 그 증세의 심하고 약한 것도 미리 알 수가 없다고 해요.

건강 상태도 몸의 크기도 남녀의 구별도 그리고 나이도 거기에 적용이 안 되기 때문이지요.




볼리비아의 행정수도는 수크레라고 하는 곳이에요.

처음 독립을 했을 때 어느 곳을 수도로 하느냐로 논쟁이 많았었는데 결국은 수크레가 행정수도로 지정이 되고

라파즈는 그 이외의 모든 것의 중심이 되었다고 해요.

그래서 라파즈를 수도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요. 저도 그랬거든요.

세계에서 제일 높은 수도... 그곳이 라파즈라고 전부터 알고 있었어요.


비행기에서 내려 입국심사를 하러 가는데 발이 땅에 닿지를 않는 느낌이었어요.

그리고 머리는 따로 떨어져서 주위를 빙빙 도는 거 같았고요.

왜 이럴까? 탈이라도 난걸까?

아 ~~ 이게 고산증세구나 ~~


바다와 같은 고도에서 벼란간 4100의 고도로 올라갔으니 당연하겠지만 

세계에서 두번째로 높은 도시라는 에쿠아도르의 수도 키토에서는 뛰어 다녀도 괜찮았거든요. 이상타 ~~


미리 예약해 놓았떤 택시를 타고 호텔로 가니 서 있을 수가 없을 정도였어요.

겨우겨우 수속을 마치고는 내 방으로 가서는 그냥 침대에 쓰러지고 말았어요.

아니 ~~ 쓰러지기 전에 창문으로 내다 보이는 경치를 찍는 건 잊지 않았지요.

와 ~ 여기는 산동네구나 ~~


잠시 누워 있으면 괜찮으려니 했는데 그게 아니더군요.

머리는 여전히 빙빙 돌며 골치가 아파오기 시작하고 몸은 침대 위에 한 일미터는 붕 떠있는 거 같고 거기서 더 힘든 건

속이 울렁거리며 위가 뒤집히는 거 같았어요.

에고 ~~~ 이게 왠일이대 ~~


할 수 없이 엉금엉금 기어서 프론트로 내려갔어요.

무슨 수가 없겠냐고.... 



차를 한 잔 주는 거였어요.

이 차는 마약인 코케인을 만드는 원료인 코카잎으로 만든 차였어요.

현지인들도 자기가 사는 곳보다 더 높으로 갈 경우에는 코카잎을 씹는다고 하대요.

코카가 몸의 산소 소모량을 줄여 준대요.


차를 서너 잔 마셨는데도 크게 도움이 되지 않더군요.

그래서 다시 엉금엉금 기어서 방으로 가 쓰러져 버렸어요.

한참 있다가 하도 속이 울렁거려서 안 되겠다 싶어 마신 차를 다 토해 버렸지요. 

그랫더니 좀 편안해 지더군요. 그리고는 그대로 새우잠을 잔 거 같았어요.

코케인이 흥분제이기 때문에 깊은 잠도 오지 않더군요. ㅠㅠ

그리고 산소 부족으로 열을 생산하지 못해서 그런지 왜 그리도 추운지.... ㅠㅠ


고산증은 일단은 시간이 지나 몸이 적응을 해야 하거나

낮은 곳에서 올 경우에는 서서히 고도를 올려야 하는데 벼란간 하늘에서 떨어졌으니... ㅠㅠ

고산증은 심하면 뇌에 까지 문제를 일으킨다고 하대요.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 창 밖을 내다보니 짐작했던 대로 온천지가 다 산동네 였어요.

이 곳 라파즈는 4000이 넘는 산으로 빙 둘러 쌓인 분지에 형성되어 있어요.

비행장은 그 꼭대기 가장 높은 곳에 있구요. 


오늘은 뭘 한다?

하긴 뭘 해 ~ 주제 파악을 해야지 ~ 그냥 가만히 침대에서 쉬자 ~

먹은 건 물론 노 땡큐 ~

식욕도 없을 뿐더러 위도 완전히 뒤집혀 버린 거 같이 울렁거리니..... ㅠㅠ

이렇게 첫날이 시작 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