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지구여행과 체험/남 아메리카

볼리비아 라 파즈 - 달의 계곡을 찾아서

doggya 2014. 10. 11. 03:27

시장에 다녀 오면서도 한 번에 열걸음도 못 걷는 불상사(?)가 있긴 했지만

그렇다고 호텔방에 가만 누워있을 조이가 아니라는 건 여러분도 다 아실거에요. 그쵸? ㅎㅎㅎ

그래서

이번엔 호텔에 택시를 부탁해서 이 곳에서 유명하다는 '달의 계곡' 으로 가 보기로 했어요.

택시를 대절한 이유는 몸이 성치 않으니  안전이 첫번째 이유였고 또 보통 택시에 미터가 없기 때문에 흥정을 해야 하는데 

사실 그럴 기분이 아니었거든요. 하지만 이 택시는 일반 보통 택시에 비하면 엄청 비싼 거였어요.

일반 택시를 흥정했다면 최고로 비싸야 50 페소면 될 걸 150 페소를 주기로 했거든요.

그래봐야 미국돈으로 15불 정도 밖엔 안 되는 거라 그 만한 가치는 있다고 생각했어요.


한 10분을 기다리니 커다란 밴같은 택시가 오더군요.

물론 택시 표시도 없는 자가용같은 거였어요.

왕복으로 계약을 했기에 시간 제한이 없기 때문에 맘놓고 천천히 갔다 와도 날 기다려 줄거라 크게 걱정은 안 했어요.




호텔에서 한 블럭 떨어진 메인 도로로 나왔는데 매연에 교통체증이 말이 아니더군요.

이 곳의 버스와 택시들이 거의 아시아에서 수입한 것들인데 한글, 일본어, 그리고 한문으로 쓰여 있는 게 보였어요.

물론 새차를 수입한 게 아니고 중고차 내지는 폐차 직전이겠지요.

게다가 언덕이 많아서 그들이 내뿜는 매연은 장난이 아니었어요.




어디선가 확성기를 통해서 음악소리 그리고 뭐라고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소리가 들리대요.

그런데 저 차는 세탁소 배달차량인가? 왜 저렇게 넝마를 둘러 쓰고 다닌대요?


알고 보니 이달 12일이 대통령 선거라서 많은 차량들이 무더기로 다니면서 선거 운동을 하고 있대요.

마침 주말이라서 그 기회를 놓칠 수 없다고 생각한 모양이에요.



앞서 가는 차량을 보니 야당 대통령의 사진이 붙어 있네요.

운전사에게 물어보니 자기는 저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대요.

하지만 대세가 어느쪽으로 기우는가는 낼 모레면 알 수 있겠지요.

좋은 대통령이 뽑히기를 바래봤답니다.

하지만 뽑히는 대통령은 바로 국민의 수준의 바로미터이니 두고 봐야겠지요?



다운 타운을 벗어나자 하늘에 이상한 게 보이는 거였어요.

저건 케이블 카인데... 왜 저렇게 많나?

혹시 저 케이블 카가 있는 곳에 관광명소가 있는가 하고 운전사에게 물었더니 저건 산동네 시민을 위한 교통수단이라고 하네요.

현재 두 노선이 운영되고 있는데 선거 바로 전에 하나가 더 개통될 거라고 하더군요.

지금쯤은 개통이 됐을라나?



보시다시피 저 높은 산꼭대기에 오르내리는 게 장난이 아니거든요.

물론 교통수단이야 있지만 시간이 많이 걸리는 관계로 이렇게 케이블카를 설치한 건데 꼭대기까지 올라가는 데 15분 밖엔 안 걸려요.

나중에 기회를 만들어서 타 봐야겠다고 생각햇어요.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케이블 카를 다시 한 번 쳐다보다가 옆을 보니...



시내와는 다른 너무나 깨끗한 동네가 앞에 펼쳐지는 거엿어요.




마치 교외의 고급 주택단지 처럼 보이더군요.

아마도 중산층들이 사는 곳이겠지요. 빈부의 차이가 심하다고 하니까요.



다시 고개를 돌려 앞으로 다가오는 경치를 감상하고 있는데, 아니 ~ 저게 뭐지?




줌을 당겨 보니 바위타기 하는 사람이었어요.

보기에는 매끄러울 거 같은 바위지만, 실제로는 돌들이 군데군데 많아서 그리 힘들지는 않다고 하대요.



하지만 이런 산을 오르겠다고 용기를 내는 거 부터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구비구비 산길을 돌다보니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했는가 봐요.

다운 타운에서 약 10km 되는 거리이니 그리 먼 곳은 아니었지요.




안내표시가 있는 뒤로 철제 구조물이 바위위에 있는 게 좀 안 좋아 보이네요.



매표소에서 바라 본 달의 계곡 풍경이에요.



머리로 산소가 안 가서 그랬는지 입구 라는 표시판을 보고도 이 사람들을 따라서 가게 되었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나오는 길이더군요.

하지만 가는 내내 만난 사람이 없었으니 뭐 ~~ ㅎㅎㅎ


이 그룹은 현지인들 관광단인 모양이었는데 모두가 노인들이었어요.

평상시 같으면 입구를 놔두고 이 사람들 뒤 따라 올 일도 없었겠지만, 

실수로 그랬다 할지라도 그 옆을 쌩 ~ 지나서 후다닥 갔을텐데 이 날만은 예외였어요.

쭐래쭐래 뒤를 따라가는 거 조차도 그리 쉽지가 않더라구요. 



따라 가는 게 목적이 아니니 쉬면쉬면 사진도 찍고 두리번 두리번 둘러 보기도 하고



그렇게 가다 앞을 보니 아무도 안 보이는 거였어요. 결국 혼자 떨어진 거지요. 



바위를 보면 금방 허물어져 내릴 거 처럼 푸석푸석하게 보였어요.


 

가까이서 보면 더 푸석하고...

하지만 만져 보니 돌은 돌이더군요.

이 곳은 아주아주 오래전  바위가 생성될 때 바다 속이었기 때문에 모래와 돌이 쌓인 퇴적암이에요.

안데스 산맥이 융기 되면서 당위로 솟아 올라 산이 되었는데, 바람과 비에는 당해 낼 수가 없을 정도로 약했지요.

그래서 깍이고 깍여 이런 기기묘묘한 모습을 이루게 된 거라고 하네요.




자갈이 없는 곳은 이렇게 진흙같은 바위가 있었는데.

이렇게 퇴적암으로 형성된 바위군은 전에 알젠티나에서도 본적이 있었지요.



이렇게 놀면 쉬면 가다 보니 노인네들 그룹은 벌써 저만치 떨어져 가고 있더군요.



결국 혼자 떨어져 구경하고 사진 찍고 느긋하게 즐겼어요.



멀리서 보면 이런 모습을 볼 수 있다는데 그 지점이 어디인지 아무리 둘러봐도 없더군요.

또 설사 그 지점을 찾았다 해도 제 똑딱이 카메라로 이런 각도를 찍을 수 있었을까 ~ 싶네요. 



그래도 이런 모습은 즐길만 하지요?

사실 여러 곳에서 비슷한 바위들을 봤기에 그렇게 감동적이진 않았지만, 그래도 그리 힘들지 않고 짧은 시간 즐길 수 있다는 게 좋았어요.



아까 밖에서 봤을 때 보였던 철제 구조물은 안전을 위해서 설치된 거였어요.

하지만 별로 아름답지는 않지요?



저 계곡 아래로 한 번 내려가 보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지만 금지구역일 뿐더러 내려가라고 해도 지금의 나로써는 포기... ㅎㅎㅎ



이 계곡이 뚝 떨어진 산에 있는 건줄 알았더니 좀 높을 곳에 올라가 둘러보니 같은 높이에 마을이 있네요.



산 아래 조그넉히 자리잡은 저 마을은 다운타운의 공해로부터 자유겠지요? 



결국 ~~ 드디어 ~ 가장 높은 곳까지 왔네요. 해 냈구나 ~ 이 감격 ~~ ㅎㅎㅎ




잠깐 서서 철책 밑을 내려다 보니 꽤나 깊은 계곡이더군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카메라를 들이대는 곳을 보니 뱀 머리 같이 보이는 바위가 우뚝 솟아 있대요.

근대 전 이 바위가 뱀머리라고 확신을 햇어요.

왜냐구요?



앞에 개구리가 있잖아요. ㅎㅎㅎ



꼭대기에 서서 주위를 다시 한 번 둘러보고



입구로 나갔어요.

그러니까 저한테는 출구인 셈인가요? ㅎㅎㅎ



입구를 향해 걸어가고 있는데, 결혼식이네요.



전통 의상과 신식의 드레스가 어울러 묘한 조화를 이루네요.

새로이 인생을 시작하는 신랑신부에게 멀리서지만 축복을 해 주었어요.

아들 딸 낳고 행복하게 오손도손 잘 사세요 ~~~ ^+^



갈 때는 몰랐는데 내려오다 보니 오고 가는 길 자체가 구경거리더군요.

독특한 색깔의 바위산이랑...




이렇게 멋있는 바위위에 지어 놓은 집이랑....


이렇게 해서 이젠 조금씩 움직여도 되겠다는 자신감을 얻게 됐어요.

그럼 내일은 또 어떤 어드벤처를 하게 될지...

몸 상태는 어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