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지구여행과 체험/남 아메리카

알젠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 - 도심 속의 고요한 일본 정원

doggya 2014. 1. 21. 05:36

오늘은 알젠티나에서의 마지막 날이랍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비행기가 밤 늦게 있으니 호텔에서 체크 아웃을 하고 나면 갈 곳도 없고 낮에는 어디론가 가 봐야 겟다는 생각이 들대요.

지도를 보고 물어도 보면서 리서치를 해 보니 안 가본 곳 중에서 관심을 끄는 곳이 있더군요.

일본 정원이었어요.


날도 덥고 딱히 갈 만한 곳도 없고 여기가 좋겠다는 생각으로 위치를 알아보니 제가 걷기에도 상당히 먼 거리더라구요.

게다가 벌써 초여름같은 더위가 대지를 달구고 있어서 택시를 타기로 했어요.


생각보다 많은 택시비와 입장료를 지불하고 들어가면서 돈이 아깝지 않아야 하는데 ~~~ 하고 생각했어요. ㅎㅎㅎ



가운데 커다란 호수를 중심으로 그 가장자리에 산책로와 정원이 조성되어 있군요.

그럼 가 볼까나 ~~~



일본의 절이나 신사에 가면 흔하게 볼 수 있는 염원을 적은 종이들이 즐비한데, 

하얀색 일색인 일본과는 달리 이 곳의 것들은 총 천연색이네요. ㅎㅎㅎ



전체적인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아기자기하게 일본 냄새를 풍기게 만들어져 놓았어요.



그리고 물이 있어서 그런지 바깥 보다는 기온이 낮게 느껴져 그리 더운 줄 모르겟더군요.



일단은 호수 주변을 한 바퀴 돌고 나서 시간이 많으니 앉아서 쉴 생각으로 부지런히(?) 걸었어요.



잠깐 나무 그늘에 앉아 물도 좀 마시고...



화장실에 가서 바지 허리 뒤춤에 핀으로 찔러 놓은 주머니에서 돈도 좀 꺼내고... 점심을 먹을 생각으로요. ㅎㅎㅎ



화장실이 있는 건물에는 한 구석에 크지는 않지만 도서관도 마련되어 있었고 안내에서는 여러가지 행사 안내도 해 주더군요.



호기심에 이층에 올라가 발코니에서 내려다 본 좀 전에 내가 걸어온 길이에요.



그리고 그 건물의 한 쪽으로는 너무나 인위적이다 싶게 잔디밭을 만들어 놓았더군요.



그 옆에는 조그만 온실이 있어서 여러가지 꽃들의 묘목을 팔고 있었어요.



걷다가 더우면 나무 그늘에 앉아서 물도 마시고 지나는 사람들 구경도 하고...



가만히 앉아서 지나는 사람들을 보니 어떤 사람들이 여기 오는지를 알겟더군요.

저 같은 사람은 거의 없고요 ~ ㅎㅎㅎ

가족단위로 새로운 분위기를 찾아 아이들과 함께 오는 현지인들이거나 ~

연인들끼리 데이트 장소로 찾아오는 곳이었어요.

그리고 지방에서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찾은 알젠티나 사람들한테는 색다른 구경거리이고요.



그래서 그런지 저 다리는 항상 사람들로 붐볐어요.

사진 찍느라고요. ㅎㅎㅎ



일단은 뜨거운 볕을 피해서 시원한 물을 보니 그냥 여기서 저녁때까지 있을까 ~ 하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한 쪽 구석에는 졸졸 흐르는 전형적인 일본 분수라고 해야 하나 ~ 이런 것도 보이고..

구석구석 참 손을 많이 대었더군요. 하지만 인공적이라고 해도 참으로 자연스럽게 보였어요.

물론 자연미는 하나도 없는 것이 일본식 정원이니 그런 건 아예 기대로 안 했기에 실망 같은 건 없었어요. ㅎㅎㅎ



도심 한 가운데 있는 관계로 밖의 고층건물을 피할 수 없지만, 그런대로 조화를 이루는 거 같이 보이더군요.



졸졸졸 ~ 흐르는 물소리가 너무나 싱그럽고... 물론 산속의 물처럼 시원하거나 하진 않겠지만.. 



아 ~ 어쩌자고 다리에 사람이 없다 ~~ 이 때를 이용해서 한 번 건너 봐 ~~~~ ? ㅎㅎㅎ



뙤약볕에 서서 뭘 저렇게 보는걸까? 

 


으악 ~~ 너무 잘 먹어서 징그럽게 엄청 큰 코이 였어요.

어딜 가나 일본 정원에는 항상 이 녀석들이 주인공들이더군요. 



얘는 정체를 모르겠지만, 물 주변 바위에 홀로 서서 지나는 세월을 지켜 보고 있네요.



조그만 인공폭포를 지나니 이제 거의 한 바퀴를 돌은 거 같았어요.

그렇담 다시 한 바퀴 ~~ ㅎㅎㅎ

벌써 점심시간도 가까워 오고 하니 아예 여기서 점심을 먹을 생각을 햇어요.



아까 봐 둔 식당을 향해 가는데 모델 촬영이 있기에 근처에 앉아서 구경해 보기로 했어요.

가까이 서 있는 이 통통한 아가씨가 모델인데, 항상 삐쩍 마른 모델들만 보다가 보니 참 신선하게 느껴지대요.

하긴 남미에서는 마른 게 절대로 미인이 아니라고 하긴 하대요.

적당히 볼륨이 잇는 걸 미인으로 친다고.

 


한참을 구경을 하다보니 배가 고파 ~~~

부지런히 식당으로 가는 길이에요. ㅎㅎㅎ



일본 정원안에 있는 일본 식당이었지만 종업원들 심지어 스시맨까지 모두 알젠티나 사람들.

주인만 일본 사람이더군요.

그렇담 ~~ 뭐를 시켜야 후회하지 않을까 ~~~



메뉴를 보니 값이 생각보다 엄청 비싼 거 였어요.

그 중에서 가장 싼 걸 시키니 이런 간 주위에도 기별이 안 갈 에피타이저가 나오네요.

야채 튀김 한 개하고 절인 야채 쬐 ~~~ 끔 ~~

에이 ~~ 입만 버렸네 ~~~ 


제가 시킨 젤 싼 음식이 뭐였을까 ~ 궁금하시죠? ㅎㅎㅎ



돈까스 였어요.

이게 물 한병하고 20불이 조금 넘는 가격이었으니 한국돈으로 치면 2만원이 좀 넘지요?

미국은 둘째치고 전에 한국갔을 때 성북동 유명한 돈까스 집에서 이거의 4배는 되는 걸 9 천원 주고 먹었던 생각이 나네요.

주위를 둘러보니 대낮인데도 정장을 한 데이트족들이 꽤 많더군요.

나야 꺼줄한 차림에 너절한 가방 한 개 둘러 메었으니 이 곳 분위기와는 참 안 어울리지만....

뭐 ~~ 쫓아내지만 않는다면 난 오케이 ~~~ ㅎㅎㅎ



본전 생각이 나서 정원에 더 오래 머물까 ~~ 도 생각했지만, 한 곳에 오래 머물지 못하는 방랑벽때문에... ㅎㅎㅎ

밖으로 나와 주위를 둘러 보기로 햇어요.

원해는 꽤나 큰 공원으로 조성되었던 거 같은데, 폐허나 다름없이 관리가 되지 않고 있더군요.


그리고 그 안에는 안내판이 없어 정체를 알 수 없는 폐허가 다 된 집이 있었어요.

사실 주위에 다니는 사람도 없고 너무나 호젓한 곳이라서 빠른 걸음으로 호기심만 만족하고는 떠날 심사였답니다.



옛날에는 꽤나 호사스런 집이었을 거 같은데....



그리고 그 앞에 있는 이 동상은 노예인 거 같았는데, 이 집과 동상의 역사는 알길이 없었어요.



다시 택시를 타기 위해서는 큰 길로 나와야 할 거 같아 한참을 부지런히 걸어 밖으로 나오니 한창 보수중인 대형 동상이 눈에 띄네요.

이건 무슨 의미나 역시가 있는 건 아닌 거 같더라구요.


너무 더워 훌렁훌렁 쟈켓을 다 벗어 버렸는데 에어콘이 나오는 택시를 타니 시원하니 좋더군요.

이제 갈 곳도 없고 그냥 호텔로 돌아가 짐을 찾아서 공항으로 가기로 했어요.

호텔에서 공항까지는 처음 도착했을 때 이용했던 리무진을 이용했지요.

그냥 택시를 타면 미터를 사용하는데 길이 너무 막혀서 미터가 마구 올라 가기 때문에 어쩜 더 나올지도 모른다고... 

그래서 그냥 리무진으로 호강 한 번 더 하기로 했어요. ㅎㅎㅎ



공항에 도착하니 아직도 해는 중천에 있고.....

구석에 퍼지고 앉아서 공짜 인터넷 신세를 지면서 해가 지기를 기다렸어요.

이제 비행기를 탈 때가 되어 오는 모양이네요.


알젠티나를 떠나면서 참으로 안 좋은 인상을 가진 게 또 한 가지 있어요.

택시값도 필요하고 또 기다리는 동안 음료수나 음식도 먹어야 하기 때문에 어디서나 현지돈을 조금은 가지고 있지요.

물론 저도 예외는 아니었어요.


택시값 주고 밥도 먹고 나니 주머니 돈이 좀 남대요.

그럼 다시 달라로 바꿔야지. 어디서 바꾸지?

아무리 찾아도 환전소가 없는거였어요.

나중에 할 수 없이 안내를 찾아가 물었지요. 그 대답은 ~

참 ~~~ 기가 막혀서 ~


이 공항에는 환전소가 없고 시내 은행에 가야만 환전을 할 수 있대요.

참 더러운 수작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할 수 없이 계획없는 선물을 잔뜩 사서 가방만 무거워졌지 뭐에요.

어찌나 괴씸하고 억울하고 화가 나던지 ~~~~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