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지구여행과 체험/남 아메리카

볼리비아 포토씨 - 비극의 씨가 된 행운

doggya 2014. 11. 19. 06:04

 

광석 제련소 박물관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는 시내 중심에 있는 박물관으로 발길을 향했어요.

 

 

식당에서 부터 시내로 가는 길을 계속 내리막 길이었어요. 그래서 걷기가 쉬웠는데...

나중에 호텔로 돌아갈 일을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해 오대요.

 

산 꾝대기에 있는 이 도시는 원래 고도가 4,000미터가 넘는 곳이기도 하지만

시내 한 복판만 벗어나면 산 위로 올라가는 언덕길이라서 참 걷기가 힘들었어요.

안 그래도 산소부족으로 힘든데 숨이 턱턱 막히지요.

 

 

가다 보면 이렇게 옛 스페인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동네들이 꽤 있더라구요.

이 도시는 그 크기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도시이고 동시에 광산의 비극등 역사적인 가치로 1987년에 유네스코 문화 유산으로 등재되었답니다.

 

 

거의 어느 곳이나 골목의 끝을 보면 예외없이 거기에는 성당이 있구요.

 

 

지나다 보니 외관이 아주 멋있는 성당이 보이더군요.

그리고 문이 열려 있어서 살금살금 들어가 봤어요.

그런데....................... 뜻밖에도 .............

 

 

 그 안은 이런 광경이었어요.

놀랬지? ~~~ 하는 거 같았지요.

 

윗 부분 유리에 비친 걸 보면 짐작이 가시겠지만  안에는 이런 현대식 건물이 성당 대신 들어 앉아 있었어요.

관광 안내소라고 하네요.

문화재로도 손색이 없는 빌딩을 이렇게 망쳐 놓다니 ~~ ㅠㅠ

 

 

정부 청사가 들어선 곳을지나서

 

 

박물관에 도착했어요.

이 도시가 생긴게 1545년이고 이 박물관은 1574년에 문을 열었지요.

사실 이 곳은 원래는 근처 광산에서 무제한으로 생산되는 은으로 주화를 만드는  제조국이었어요.

 

 

입장료를 내고 표를 사서 들어가려는데 한 가지 제약이 있네요.

사진을 못 찍는대요. ㅠㅠ

 

 

전시장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찍어도 된다고 해서... 한장

 

 

영어 가이드를 기다리면서 한 장 ~

 

 

 

건물 안으로 들어가니 이건 박물관이 아니라 형무소 같이 음침한 게 별로 기분 좋은 느낌은 아니더군요.

사실 이 곳은 스페인 정복 당시에는 지옥과 같은 곳이었으니까 그런 느낌이 터무니 없는 건 아닐거에요.

 

 

이 곳에서 세계 사상 최초로 주화가 만들어 졋답니다.

 

1572년 이 곳이 문을 열고부터 주화를 만들기 시작했는데, 이 위의 것은 2세대인 1747년 이후에 만들어 진거랍니다.

박물관안을 둘러 보면서는 스페인의 기술에 놀랐다기 보다는 참혹한 현실이 더 마음을 아프게 햇어요.

 

처음에는 체격이 크고 힘이 셀 거 같은 노예를 아프리카에서 데려다 하루 18시간씩 노동을 시켰대요.

하지만 아프리카 흑인들은 고도에도 적응을 못 하고 또한 추운 날씨에도 적응을 못해 피로에 죽어간 사람이 수를 헤아릴 수도 없었다고 하네요.

그러자 그 후에는 곳곳에서 원주민을 잡아다 일을 시켰는데 그 들 또한 힘든 노동으로 수도 없이 죽었다고 해요.

그러니까 광산에서 죽어 나가고 이 제조국에서 죽어 나가고....

비극이었지요.

 

하지만 스페인은 그 덕분에 300년이 넘는 세월을 흥청망철 부를 누리면서 잘 살았답니다.

누군가가 누리는 부와 편안함은 다른 누군가의 피와 땀의 결과이다

누가 그랫는지 모르겠지만 이런 말이 생각나대요.

사실 그것은 현대에서도 변함없이 통용되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박물관에서 마음 편치 않은 역사적인 비극을 접하고

다음에는 이 곳의 유일한 그리고 유명한 맥주 공장으로 향했어요.

 

가늘 길에 보이는 이 성벽... 뭐죠?

고대의 형무소?

이 곳은 신병 훈련소라고 하네요. ㅎㅎㅎ

 

 

우리가 맥주 공장에 간 시간은 이미 늦은 시간이라서 사람들은 일을 마치고 퇴근들을 하고 있네요.

전에 갔던 24시간 가동하는 밀워키의 밀러 맥주 공장과는 달리 여기는 저녁이면 일을 모두 끝마치더군요.

 

 

이 공장에서는 맥주와 병물과 음료수를 모두 생산해서 팔고 있는 곳이었어요.

처음에는 외국의  기술과 자본으로 시작됐지만 지금은100% 볼리비아 자본이라고 하네요.

 

공장장이 일부러 남아서 구경시켜준 이 맥주공장의 견학은 밀러 맥주 공장의 곁핥기 식의 견학과는 차원이다른 거 였어요.

 

 

이 곳은 일단계로 여러분이 알고 계시는 호프라는 곡물을 건조시키는 곳이었어요.

 

 

그런 다음 여기서 갈아 가루로 만들지요.

 

 

마치 통보리나 밀처럼 생긴 호프와 가루를 분리하고 난 껍질이에요.

껍질은 동물의 사료로 쓰인다로 하네요.

 

 

이 것은 이 공장이 처음 생겼을 때부터 얼마 전 까지 사용하던 통인데 지금은 그냥 전시물로 보관하고 있다는 군요.

그 대신 ~~

 

 

이런 최신식 탱크로 모두 바꾸었지요.

 

 

여기서 호프와 곡식을 넣고 섞는 작업을 하는데, 우리를 위해서 일부러 뚜껑을 열어 과정을 보여주었어요.

 

 

참으로 인심 좋은 공장장님 덕분에 구경한 탱크 안을 한 번 보시겟어요?

 

 사진을 찍고 있는데 주위가 온통 단 냄새로 뒤덮여 기분이 아주 좋더군요.

 

 

그런 다음 이런 통에서 10일 이상을 숙성시킫다고 하는데...

 

 

통마다 이런 장치가 달려 있어서 가스가 얼마나 생기는지 잘 되고 있는지를 측정할 수 있답니다.

 

 

이 것이 마지막 단계인데 여기서는 대략 3일 정도 마지막 숙성을 시킨 다음에 병에 넣는다고 해요.

 

 

이 곳은 병에 넣어 출하를 준비하는 곳인데 이미 청소까지 다 끝난 다음이어서 병에 담는 과정은 구경을 못 했어요.

더구나 모두가 기대했던 맥주 시음도 아울러 물건너 갔지요. ㅠㅠ

 

여기서 생산되는 맥주의 거의 대부분을 광부들이 소비하는데 하루에 6,000병 정도 된답니다.

힘든 일을 하기 때문에 술이 필요하겠지만 그래서 돈을 모을 새가 없다고 하니 가난이 되풀이 되는 힘든 삶이지요.

 

 

아쉬운 마음으로 맥주 공장을 나와 차를 타고 시의 외곽 산위로 올라갔지요.

시내가 한 눈에 바라보이는 곳이었어요.

 

 

그리고 바로 옆에는 도시와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간 악명 높은 광산이 있는 Cerro Rico 라고 불리는 산이 있어요.

Cerro Rico 란 풍요로운 언덕이라는 뜻인데 그 풍요가 과연 축복이었을까요?

저 산이 원래는 5200 미터였는데 지금은 4,900 미터 밖에 되지 않는대요.

그 안에 1,800개의 굴이 뚫리고 거기서 광석들을 채취해 비어 있는 때문이지요.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언젠가는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산 전체가 붕괴되는 불상사가 일어날지도 모른다고 하네요.

매일 6,000 명의 광부들이 일을 하는 곳인데 붕괴된다면 그 참사는 생각할 도 없는 거겠지요.

 

 

광산 바로 아래 동네는 광부들의 집과 시장이었어요.

광산에 깊이 들어갈 때 꼭 필요한 코카잎과 여러가지 장비들을 파는 곳이 빼곡히 있는 곳이었지요.

한 가지 놀라운 것은 광부들이 필요한 물품은 광산주가 제공해 주는 게 아니고 광부들이 직접 구매해야 한다고 하대요.

 

 

이제 날도 서서히 저물어 가고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유명한 성당 몇 군데를 둘러 보기로 했어요.

 

 

성당 이름은 잊어 먹었는데 주로 스페인 사람들을 위한 성당이었다고 해요.

물론 지금은 현지인들의 것이지만요.

 

 

안에 들어가 보니 소박하면서도 어딘지 화려한 면모가 보이네요.

 

 

특히 제대의 모습은 참 화려하더군요.

 

 

그 다음에 들른 이 섣당은 옛날 부터 원주민들을 위한 거 였다고 해요.

근데 여기서 한 가지 참 재미있는 사실을 알았어요.

 

아까 보신 스페인 사람들을 위한 성당은 입구가 광산이 있는 산쪽을 향해 있어요.

그 반면 원주민을 위한 성당은 광산을 등지고 있지요.

 그 이유는

스페인 사람들 한테는 그 산이 부의 상징이자 자신들의 부귀영화를 위한 행운이었지만

원주민들에게는 비극의 원인이자 착취당하는 이유였기 때문에 입구가 뒤돌아 앉아 있엇던 거랍니다.

 

세상의 모든 것은 양면을 가지고 있고 어떤 입장에서 보는가에 따라서 모든 것이 달라진다는 평범한 진리지요?

 

 

산을 뒤에 등지고 앉은 성당의 아취를 통해서 아름답게 물들어 가는 석양이 보이네요.

 

 

지금은 쓰지 않는다는 전망대가 그래도 밤에는 불을 켜서 도시를 밝혀 주는 촛불 처럼 보이네요.

 

 

고도에 익숙해 진 줄 알았는데 아직도 힘든 시간을 보낸 이 비극의 도시를 뒤로 하고 아침 일찍 다음 행선지인

행정 수도 수크레로 향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