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지구여행과 체험/중앙 아메리카

멕시코 푸에르토 바야타에서 4박 5일 - 3일째

doggya 2006. 3. 30. 05:01

셋째 날

 

오늘은 정글에서  Canopy Tour 라고 거대한 나무와 나무 사이에 매어 놓은 쇠줄을 풀리에 매달려 타잔처럼 타고 다니는 걸 하게 돼있는 날이예요.

많은 사람들이 겁을 내고 안 한다고 하는데,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라고 못 할게 뭐 있냐하는 뱃짱으로 가는거죠, 뭐.

 

다행히도 호텔이 정글 바로 밑에 있어서 차가 호텔에서 픽업을 하기로 되어 있어서 늦잠을 자도 괜찮았어요. 신나게도.......

 

9시쯤 호텔앞에 나가 기다리고 있으니, 다운타운에서 부터 이 호텔 저호텔에서 모아온 약 30명의 사람들이 탄 거대한 트럭이 왔어요.

보통의 트럭을 개조해서 뒤에다 의자를 쭉 늘어 놓은 건데, 투어를 하는 사람들은 모두다 람보처럼 옷을 입었더군요.

미리 잔뜩 앉아 있는 사람들한테 눈인사를 하고는 뒤에 올라타고 산을 올라가기 시작했어요.

 

계곡에 놓인 흔들다리. 계곡이 깊은 곳이 아니기에 망정이지, 깊은 곳이었다면 아찔할 뻔

 

올라가는 길은 포장이 안 된 도로라서 먼지를 잔뜩 뒤집어 쓰고, 길이 가파라서 트럭이 겨우겨우 올라 갈 정도였지만 가는 길에 옆으로 보이는 정글은 참 아름다웠어요.
 

 

                           관광객들에게 세를 놓은 콘도인데 아주 아름답더군요.

 

간단하게 람보들이 하는 설명을 듣고 낮은 곳에서 풀리에 매달리는 연습을 한 다음에 완전무장을 하고는 그 더운 데서 땀을 뻘뻘 흘리며 산을 올라갔지요.

 

 

발바닥이 짜릿한 경험이었어요. 이제서야 타잔이 왜 소리를 질렀는지 알겠더군요. ???

 

처음에 풀리에 매달렸을때는 겁이 나서 소리도 안 나오더군요.

그러나 조금 지나고 나니까, 더 높은 곳, 더 긴 곳을 찾을 만큼 재미가 있었어요.

 

이것의 공식 이름은 Canopy Tour 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Zig Zag (지그재그)라고도 부르더군요.

왜냐하면, 산에 여기저기서 플랫홈을 마련해 놓고는 줄타고 내려갔다, 또 걸어서 다른 곳으로 올라가고 해서 그랬던가봐요.

 

일행중에 한 카플이 같이 왔는데, 여자는 겁을 먹고 안 한다고 해서 돈만 날렸지요. 그리고는 밑에서 몇시간을 혼자 기다렸다고 하더군요.

돈을 냈는데, 죽을 땐 죽더라도 한번 해봐야 하는건데..... ㅎㅎㅎ

 

람보들이 그러더군요.

줄 타고 내려갈때 타잔처럼 소리를 많이 지르면 나중에 공짜로 맥주 준다고.

그랬더니, 너도나도 모두들 질러대는 소리에 계곡이 아주 시끄러웠어요. 아 물론 나도 예외는 아니었지요.

그렇게 전체 코스가 18개 정도 되는 걸 모두 끝내고 아쉬운 마음으로 산을 내려오니 이제 겨우 12시 반.

 

이제 부터 뭘하나?

그냥 동네를 구경하기 위해 버스길을 따라 산길을 걷기 시작했어요. 물론 뙤약볕에 모자를 질끈 눌러 쓰고요.

해는 무지무지 뜨겁고, 날씨는 무지무지 덥고.

아마도 내가 미쳤던가봐요.

 

군데 군데 동네 사람들이 사는 허술한 집에 끼여서 으리으리한 별장들이 눈에 띄었어요. 얼마나 걷다보니, 옆에서 동네 개가 동무해 주며 따라와 줘서 외롭진 않았지요.

 

거의 한시간 이상을 걷다가 더위먹고 기절하기 전에 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갔어요. 거기가니까 조그만 어촌에 아름다운 바닷가가 있더군요. 바닷가에서 조금 쉬었다가 다시 버스를 타고는 돌아오는데, 중간에서 고장이 나 버리고 말았지 뭐예요.

 

 

손님들은 뙈약볕에서 인상 퍽 ~ 퍽 쓰고 다음 버스기다리며 서 있는데,  이 버스 운전사는 아랑곳도 않고 마음에 드는 여자 손님의 전화번호 받느라고 바쁘더군요. 남자들이란 그저 .......

 

역시 정신적으로 여유가 많은 사람들이었어요.

 

오늘은 바닷가에 나가서 바다로 떨어지는 해를 보면 싱싱한 Red Snapper 구이(한마리)를 먹었는데, 맥주 한병과 마가리타 한잔까지 해서 약 12불 정도. 아주 괜찮은 값이었다고 생각했어요.

생선도 아주 싱싱했고.

 

호텔로 돌아와 수영복으로 갈아입고는 자쿠지로 올라가 누워서 밤하늘에 떠 있는 별을 보면서 휴양지에서의 세번째 밤을 맞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