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에 이어서 이번에도 실리콘 밸리를 구경 시켜드릴께요.
오늘은 실리콘 밸리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을 그냥 걸어서 길을 물들이고 있는 단풍 구경을 시켜 드릴테니 함께 가시죠.
어느 집옆에 심어 놓은 아직도 어린 나무도 가을을 타는지 노랗게 물이 들어 벽의 색깔과 잘 어울려 있더군요.
흐린 날씨였기에 그런지 뷹개 뮬둘운 단풍의 색도 좀 어두워 보이네요.
조금 가다 보니 주택단지를 에워싼 담 넘어로 보이는 단감나무에 주렁주렁 달린 감이 어릴 적 향수를 자아내게 했답니다.
시에서 만들어 놓은 공원인데, 가을 기분을 내는 건 나뭇잎이 다 떨어진 나무들뿐 잔디도, 그리고 건물옆에 정자의 넝쿨에 아직도 피어 있는 하얀 꽃은 전혀 가을을 못 느끼게 하대요
공원 안도 마찬가지, 싱싱한 수양버들과 푸른 잔디가 오히려 봄 같은 기분이죠
하지만 거기서 돌아서니...
다른 쪽은 가을을 물들이고 있는 나무들이 죽 서 있네요.
그 건너에 있는 자연보호지역에 타는 듯이 늘어서 있는 단풍나무가 아름다웠지만....
그 바로 옆에는 이렇게 귀신처럼 생긴 캘리포니아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나무가 가을이 뭐 하는건데 ~ ? 하고 서 있네요.
산책길 옆으로 늘어서 노란 단풍른 이제 막 물들기 시작했군요.
잎들은 보니 그 자체에서도 각각의 색이 섞여 아름다움을 더 해주는 것 같았어요.
땅을 덮은 아름다운 빨간 잎들이 가을을 실감나게 해 주는데...
생명이 다한 잎들이지만, 마지막까지 만들어 내는 색의 조화가 참 아름답지요?
그런데 그 옆에는 사람의 손이 간 이 꽃들이 계절을 잊은체 피어 있었어요.
이런 곳에다 차를 세우면 어디로 가고 싶지 않을 만큼 기분이 좋겠죠?
이 길을 걸으면서 어디서 근사한 음악이라도 들려오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누군가가 버리고 간 쇼핑 카트가 기분을 잡치게 만들더군요. ㅎㅎㅎ
그래서 씁쓸한 기분에 하늘을 올려다 보니, 이렇게 아름다운 잎사귀들이 나를 위로해 주고 있었어요.
조금 더 걷다 보니, 넓게 펼쳐진 잡초밭과 아파트 건물, 그리고 가로수가 만드는 그림이 참 아름압게 보였지요.
그리고 멀리 다리위로 지나가는 전철이 보였어요.
근처의 주택단지 테니스 코트에 서 있는 포플라가 예쁘게 물들기 시작했네요.
이 부근에는 옛날 한국의 시골길 처럼 포플라가 참 많아요.
이런 단풍은 그렇게 보기가 쉽지는 않은 거지요.
이제 날이 좀 개어서 파란 하늘이 보이네요.
이렇게 좋은 날, 이런 나무 밑에 피크닉 테이블에 앉아서 먹는 점싣은 더 맛이 있겠죠?
늘어서 가로수 옆으로 전철이 지나가는데, 기차에서 내다보는 경치도 괜찮겠죠?
무슨 소리가 나기에 보니 멀리 기차가 서 있군요. 저기가 바로 정류장이예요
신호대기에 걸려서 서 있는다 해도 이런 경치가 앞에 펼쳐 있다면 지루하지 않을거예요.
나무와 나무 사이에 사열하듯 보이는 단풍나무와 오래된 소화전아 묘하게잘 어울려서 한장 ~~
그리고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보이는 빨간색이 가히 환상적이지 않나요?
어떤 회사 건물 뒤쪽인데, 이렇게 찍으니 깊은 산속에 들어 온 착각을 일으키게 하네요. ㅎㅎㅎ
억새풀을 보러 산으로 멀리 가야 하나요?
그냥 동네 공원에 심어 놓은 걸로 만족 하기로 했어요
이 거대한 나무가 바라 보이는 곳에 한참 앉아서 쉬다가 다시 발걸음을 옮겼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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