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의 글들/삶이 스쳐간 흔적

두 갈래 탯줄

doggya 2009. 1. 10. 06:52




      두 갈래 탯줄 / 조세핀 김


      어미와 자식을 이어
      생명을 전해주던 탯줄
      새끼는
      그 줄 놓지 않겠다고
      세상 나오며
      큰소리로 울어 제켰지만
      지금은 어미가 놓지 못하고
      소리 없는 울음을
      온몸으로 울고 있다

      평생을 깍지 속에 땅콩처럼
      둘이만 살아온 모녀
      이제 먼 길 떠나야 할 모정은
      혼자 놓고 떠나야하는
      삼십 넘은 딸자식이 못내 걱정스러워
      차마 탯줄 놓지 못하고
      그 새끼 낳을 때 보다 더 큰 진통을 겪고 있다

      엄마, 괜찮아요
      내 걱정 말고 편히 가세요
      애타는 딸의 목소리도
      모정의 높은 담을 넘지 못한 채
      엄마는 가쁜 숨만 몰아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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