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의 글들/삶이 스쳐간 흔적

안개비 속의 샌프란시스코

doggya 2009. 1. 14. 05:20

 

안개비 속의  샌프란시스코 / 조세핀 김

 

닿을 없이 멀리

뿌연 안개비속에 묻혀있던 건물들이

하나  모습을 들어내면

둥실둥실 흔들리는 풍선처럼 보이던

자동차의 헤드라이트도

눈부시게 다가왔다 

무심히 옆을  스치고 지나간다.

 

수줍은 새색시 마냥 안개 속에 숨은 금문교는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지만

바닷가 언덕위 촉촉히 젖은 소나무숲이

희미한 밤안개속에

신기루되어 지나는 유혹하고

순금으로 칠했다는 시청의 (Dome)

안개비에 적시니

천박한 모습조차도

환상 속의 여인처럼 고혹스럽다.

 

뿌연 차창으로 스치는

영화 속의 가스등을 연상케하는

줄지어 거리의 가로등이

잊고 싶은 과거의 사람처럼

등뒤로

아련하게 멀어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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