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햇살님의 좋은 글

한 세상 사는 동안

doggya 2011. 5. 27. 05:45

한 세상 사는 동안

 

 

 

한 세상 사는 동안
가장 버리기 힘든 것 중 하나가
욕심이라서, 인연이라서..

 

 

 

그 끈 떨쳐버릴 수 없어
괴로울 때 이 물의 끝까지 함께 따라가 보시게 
 


흐르고 흘러 물의 끝에서
문득 노을이 앞을 막아서는 저물 무렵 
 


그토록 괴로워하던 것의 실체를 꺼내
물 한 자락에 씻어 헹구어 볼 수 있다면

 

 


이 세상사는 동안엔
끝내 이루어지지 않을 어긋나고 어긋나는 
 


사랑의 매듭 다 풀어 물살에 주고
달맞이꽃 속에 서서 흔들리다 돌아보시게 

 


돌아서는 텅 빈 가슴으로
바람 한 줄기 서늘히 다가와 몸을 감거든 
 


어찌하여 이 물이 그토록 오랜 세월
무심히 흘러오고 흘러갔는지 알게 될지니


 


아무것에도
걸림이 없는 마음을 무심이라 하나니.... 
 


욕심 다 버린 뒤
저녁 하늘처럼 넓어진 마음 무심이라 하나니... 
 


다 비워 고요히
깊어지는 마음을 무심이라 하나니....

 

- 도종환님의 글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