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지구여행과 체험/유럽

루마니아 콘스탄자 - 흑해는 아직도 까맣지 않더라

doggya 2016. 2. 3. 07:06

오늘은 루마니아에서의 마지막 날이랍니다.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낼까 생각에 생각을 하다가 기차를 타고 흑해에 있는 도시인 콘스탄자를 가 보기로 했어요.

올 때의 시간에 맞추기 위해서는 아침 일찍 기차를 타야 되겠더군요.

서둘러 아침을 먹고 간식거리를 싸가지고 역으로 출발을 했어요.




처음엔 택시를 탈까 했는데 지도를 보니 그리 멀지 않게 느껴지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걸어가기로 했는데....

그게 지도에서 보다 훨씬 더 먼 거리였어요. 

급히 발걸음을 옮기느라 숨은 가빠지고 땀을 뻘뻘 나고...

겨울 기차 시간에 맞춰 역에 도착했지요.




말이 전혀 통하지 않는 구 쏘련 시절의 여장부 같은 등치 큰 매표원 아줌마의 짜증을 감수하면서 표를 한 장 구했지요. 

그리고 기차를 타러 나가니... 가만 어떤 걸 타야 되지?

일단 승무원에게 물어 보기로 했어요.




아 ~ 1 번 차를 타라고 하네요.

걸어 가다 보니 1번 차가 바로 옆에 있는 거였어요.

주저없이 올라타고는 내 자리를 찾아 앉았지요.



앉아서 둘러 보니 이 기차에 앉은 사람들은 거의 다 노인네 들이었어요.

그러고 보니 여기서 기차 여행하는 사람들은 다 노인네들이구나 ~~~

그랬는데 ~~~

기차가 출발하고 역시 구 쏘련의 경찰같이 생긴 여승무원이 표 검사를 하면서 화난 목소리로 뭐라 그러는데 알아 들을 수가 있었야지요.

손짓 발짓에 겨우 알아들은 얘기는 내 표는 2등인데 여긴 1등 이라는 얘기였어요.

아니 ~ 뭐 그게 화낼 일이에요? 가면 되지 ~~


사실 기차 밖에는 1등 2등의 표시가 없이 그냥 숫자만 써 있었거든요.

그럼 어떻게 구별하느냐고요?

꼭 같은 숫자지만 앞 쪽은 1등이고 뒷쪽으로 가면 2등이었어요



.2등으로 가니 여긴 거의 가 다 젊은 사람들이었어요.

노인네들만 기차 여행을 하는 게 아니고 1등은 비싸기 때문에 젊은 사람들은 2등으로 여행하는 탓이었지요. ㅎㅎㅎ

비록 잠을 자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 곳의 분위기가 훨씬 좋네요. ㅎㅎㅎ



도심을 벗어나 시골길을 달리기 시작했는데 북쪽으로 올라 갔을 때하고는 또 경치가 다르네요.

부카레스트에서 동쪽으로 달리기 때문에 따뜻해서 그런지 아직 여기는 들이 파랗게 물들어 있었어요.



그래도 계절을 피할 수는 없는지 곳곳에 누런 모습도 보이고요.



벌써 추수를 끝낸 농가의 모습이 참 한가로이 보이네요.



여기를 다니면서 한 가지 안 건 제가 생각했던 거 보다 참 땅이 넓다는 거 였어요.



잠깐 기차역에 서서 밖을 내다보니 견공들의 한가로운 모습에 자도 하품을 함 ~~~ ㅎㅎㅎ



바로 밑으로 콘스탄자로 이어지는 도로가 보이네요.

차로 가나 기차로 가나 부카레스트에서 콘스탄자까지는 대략 3시간이 걸리는 거리였어요.



역시 계절은 못 속이네요.



옆으로 스쳐 지나가는 가을 경치가 참 아름답더군요.



아마도 이 다리가 루마니아에 와서 본 가장 긴 다리가 아닌가 해요.

이 밑으로 흐르는 강은 바로 흑해로 흘러들어 가는 강이었구요.



시골 풍경들이 참 한가하고 느껴져 한가한 여행의 의미를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이었지요.



비록 산은 없지만 바람이 많이 부는지 이 곳에서 풍차가 참 많이 눈에 띄더군요.



이렇게 달리다 보니 어느새 콘스탄자에 도착했네요.

개찰구를 통해 역사로 나오니 이 곳은 많은 루마니아 사람들이 휴가를 보내는 곳이라서 그런지 생각보다 컸어요.




달리 보이는 외모 때문인지 택시 운전사들의 호객 행위가 모두 저한테 집중되더군요.

하지만 애초부터 택시 탈 생각은 없었기에 모두 거절하고 지도를 꺼내 들었어요.

얼마나 먼 거리인지 모르지만 일단은 걸어 볼 생각으로요.




역밖에서 제일 먼저 반겨주는 콘스탄자 호네요.

무슨 역사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 곳에도 설명이 없어서 무시하고..



가만 ~~ 어느 길로 가야 하지?

일단은 지도를 보니 오른 쪽 길이 가장 짧은 길이네요.

그렇담 그 쪽으로 가자 ~~~



그런데 조금 가니 이 길은 차도 이외엔 보도도 없고 바다를 향한 아파트인지 콘도인지들만 보이고...

가만 ~ 이 길이 맞는거야?


오피스 건물 같은 것도 보이는데 보도는 안 보이네요. ㅠㅠ



아슬아슬하게 차를 피해가면서 걷다 보니 바다가 보이고 창고들도 보이기 시작하네요.



근대 ~ 내려가는 길도 없고

내가 가고자 하는 데는 공장지역이 아닌데... ㅠㅠ



이건 뭐 ~ 갈수록 가관이네요.

이쯤에서 택시라도 타야 하나?

하지만 지나는 택시도 없어요. ㅠㅠ



그냥 네비만 믿고는 빠른 걸음으로 걷다 보니 흐유 ~~ 동네가 나오기 시작하네요.



지도를 보니 저 곳이 구도시인 모양이에요.



이 곳은 그 역사가 아주 오래된 휴양지라서 유서 깊은 건물들이 참 많다고 하는군요.



와 ~~ 드디어 왔다.

이 곳은 역사 박물관이었어요.

하지만 시간이 넉넉치 않을 거 같아서 그리고 가 봐야 별로 알아 들을 수 있는 것도 없을 거 같아서 그냥 겉모습만 보기로..



드디어 바닷가로 나왔네요.

여가를 즐기는 사람들이 참 한가로이 보이지요?

저 앞에 있는 건물이 유명한 카지노라고 하네요

가서 돈이나 한 번 따봐?



카지노 치고는 그 모습이 참 웅장하네요.



그런데 걸어가면서 바다를 내려다 보니 아직 흑해가 아직도 안 까매졌잖아 ~~ ㅎㅎㅎ

전에 갔던 터키의 이스탄불 편에서 "흑해는 까많지 않더라 http://blog.daum.net/2006jk/17226421" 를 참고 하셔요.



누군지는 모르지만 동상과 뒤에 정교회 성당이 있는 거 보니 역사적인 가치가 있는 거 같아서 우선 한 장 찍고 봤지요. ㅎㅎㅎ



카지노 가까이 가보니 먼데서 보던 거 보다 더 크고 웅장했어요.

그런데 영업을 안 하는가 봐요. 

간단하게 역사를 알고 보니..

이 카지노는 1910년에 지어졌는데 건축 양식은 그 당시에 유행하던 새로운 미술계 움직임으로 지은 거라 참 아름답더군요.



그 당시에는 유럽 전역에서 이 카지노로 귀족들과 부자들이 몰려 왔고

결국은 이 도시의 심볼이 되었다고 해요.

혹시라도 가산을 탕진하고 바로 뒤에 있는 바다로 몸을 던진 사람은 없었을지... ㅎㅎㅎ



끝까지 한 번 걸어가 봐야지.

이 도시의 끝과 끝까지 이어지는 이 산책로는 참으로 걷기 편하고 시원하고 인상적이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는 루마니아의 초고의 관광지라고 할 수 있는 이 도시가 너무나 복잡하지 않고 조용하다는 것이 맘에 들었지요.



바다를 따라 이어지는 도로의 끝까지 걸어가 구도시로 들어가니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게 바로 이 등대였어요.

이 등대는 1860년에 건설된 것으로 당시의 건축물로는 가장 아름답다고 까지 할 수 있는 등대였다고 해요.



언덕 위에서 다시 한 번 흑해를 내려다 봤지요.

그러고 보니 이 곳이 흑해를 보는 두번째 방향이네요.



처음에 루마니아에 도착했을 때는 동방 정교회의 건축물이 참 신기했는데 이젠 그게 그걸로 보이는군요. ㅎㅎㅎ



한참을 느긋하게 다니다 보니 기차 시간이 늦을 거 같고 

아까 걸어 올 때 보니 또 걷기에는 시간이 모자랄 거 같아서 택시를 타고는 역에 도착하니 시간이 조금 남았네요.



오던 길로 다시 돌아가는 길이었지만 가는 방향에 따라서 경치가 또 달라지네요.



아까 갈 때는 시야가 가렸던 흑해로 흘러들어가는 긴 다리가 있던 강의 모습이에요.




구 쏘련 시절에 여기저기 무작위로 지어 놓은 공장들이 

곳곳에 귀신처럼 버려진 모습 그대로 있는 것이 보이는데 아마도 치우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하겠지요.




기차는 열심히 달리고 그림 같은 동네를 지나고.



가을 경치를 흑백으로 한 번 찍는 장난도 쳐 보고...

그러다 보니 석양이 내려 앉을 즈음에 다시 부카레스트에 도착했네요.

이제야 시간이 많고 또 길을 아니 천천히 느긋하게 걸어서 호텔로 돌아갔어요.


이렇게 드라큘라를 만나러 왔던 루마니아의 여행이 끝을 맺었네요.

다음엔 또 어디로 튈지 ~~ 그건 저도 아직 모르겠어요. 기대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