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지구여행과 체험/유럽

루마니아 시비유 - 야외 자연사 박물관에서 보낸 조용한 시간

doggya 2016. 1. 27. 07:12

시내를 한참 돌아다니다 보니 어디 바깥 쪽으로 갈 데 없나 궁금해 지더군요

그래서 여기 저기 물어서 알아 낸 곳이 차로 챡 25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야외 박물관이었어요.

택시를 잡아 타고 말은 안 통하지만 손짓 발짓으로 농담까지 해 가며 드디어 도착했네요.




처음에 말을 들었을 때는 그냥 박물관인 줄 알았는데 그 보다는 결혼식이라든가 데이트라든가 아님 나처럼 혼자 걷기 딱 ~ 인 곳이었어요.



원래 정문을 공사중이라서 어쩔 수 없이 옆문으로 들어가게 되어 옆구리를 한참 돌았네요.

아마도 이건 인공호수인 거 같은데 고즈넉해 보고 있으니 기분이 좋아지더군요. 



호수 저 너머로 보이는 풍경이 마치 꿈 속처러머 아련하게 보이네요.



단풍이 한창인 뒷산을 배경으로 물에 드리워진 산의 모습도 그리고 한 척의 배도..... 시가 절로 나올 거 같지요?



가늘 길이 여러갈래지만 일단 발길 닿는대로 눈길 끄는대로 가 보기로 했어요.

처음엔 박물관이라고 해서 무슨 박물관인가 했는데 정확하게는 야외 자연사 박물관이었어요.

그러니까 이 집은 옛날 집 그대로지요.

딱 일주일만 살아보고 싶은 집이네요. ㅎㅎㅎ



한참 걷다 보니 제 발걸음이 호수를 중심으로 빙 도는 형국이 되어 버렸네요.

갈대가 너무 아름답지요?



옛날에 쓰던 통나무 배를 전시해 놓았는데 그 규모가 상당히 크더군요.

이걸로 고기잡이를 했을까?



갈대를 보는 게 너무나 오랫만이라서 그런지 더 멋있게 보이고 계속 걸으면서 셔터를 눌러댔지요.



그 속에 사람이 들어가니 그냥 한 장의 그림엽서가 되네요.



옛날에 쓰던 마차들을 전시해 놓았는데 그 종류가 꽤나 많더군요.



아 ~ 저게 뭘까?

웨딩 사진을 찍고 있군요. 행복한 한 쌍의 비둘기의 첫 출발 ~~

축하합니다 ~~ 오래오래 행복하게 사세요 ~~

나중에 한 바퀴 돌면서 보니까 이 사람들은 여기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커다란 홀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아예 거기서 피로연까지 하더군요.



이 풍차가 명물인지 여기서 사진 찍는 사람들이 꽤나 많았어요.



그 옆에는 호수 위에 수상 가옥들이 있는데 그 규모가 상당히 크고 양쪽에 쪽배가 달려 있어서 자가용까지 달고 다니는 형국이더군요.



뒤돌아 보니 아까 그 풍차 앞에서 친구들끼리 나들이 나와서 추억을 만들고 있네요.



우연히 내가 가는 길과 신랑신부의 사진 촬영하는 곳이 같아서 저도 덩달아 이 아름답고 푸근한 장면을 몇 컷 찍었지요.



쪽배가 있으면 그냥 타고 물위를 미끄러져 보고 싶은 그런 광경이지요?



숲속의 집이 주위에 떨어진 낙엽들과 함께 너무나 잘 어루어지네요.



이 박물관에는 원래 여기 있던 것도 잇지만 루마니아 각지에서 옛날 집들을 옮겨와 재건한 것들이 많았는데 집의 모양들이 참 다양했어요.



집의 색깔 때문인지 멀리서 눈길을 끌기에 가까이 가 봤지요.



그런데 그런 집 보다는 제 눈에는 이런 집이 더 맘에 드네요. ㅎㅎㅎ



이집은 들어가려면 기어 들어가야 하는데 도대체 용도가 무엇일까?

여기저기 안내서를 뒤져 보니 무덤과 비슷하게 쓰여진 곳이라고 하네요.



이 집은 아마 꽤 돈이 많은 사람이 살던 집인 거 같지요?



여기는 올리브유와 포도즙을 짜는 기계들은 전시해 놓은 곳이었어요.



위에다 올리브나 포도를 넣고 누르면 밑으로 즙이 빠져 나오는 아주 간단한 형태의 것이네요.



우리나라의 초가도 매년 보수하는 게 참 힘들다고 하던데 이 곳도 그럴 거 같아요.

벌써 지붕에 친환경적으로 식물이 자라고 있으니 말에요.



물레방앗간의 모습은 우리나라와 비슷하지요?



제 생각에 이 것은 아마도 추운지방의 집 형태가 아닌가 해요.

내리는 눈이 쌓이지 말라고 지붕의 경사가 심한 걸 보면요.



서너시간을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다시 시내로 돌아가기로 하고 문쪽으로 발걸음을 옮겼어요.

그런데 사실은 떠나기 싫대요. ㅎㅎㅎ



택시를 탔는데 운전사가 구도시 밖에다 내려주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가보지 않은 골목을 통해 다시 시내로 들어가게 되었네요.

앞에 보이는 것이 시청건물이고 오른 쪽의 것이 이 곳의 유일하게 남아 있는 성당이네요.




한참 돌아다녔더니 피곤하네요.

방에 들어가 자기 전에 광장의 밤풍경을 한 장 더 찍으려고 밖을 내다 보는데 어디선가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는 거였어요.



아니 ~ 이 밤중에 왠 사람들이 저렇게 많이 모였지?

그 기운이 심상치 않네요.



조금 기다리니 모였던 사람들이 이렇게 시위행진을 하는 거였어요.

알고 보니까 얼마전에 나이트 클럽 사고로 생명을 잃은 아이들을 추모하는 것과 동시에

부정부패한 수상을 내쫓기 위한 시위였어요.

우리나라의 과격한 시위를 보다가 이 조용한 시위를 보니 참 비교가 되대요.

결국 며칠 후에 수상은 자리를 물러나고 말았으니 꼭 목소리가 으쌰으쌰 ~ 커야만 일이 성사되는 건 아닌가봐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