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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체유심조

doggya 2011. 3. 6. 09:28

 

 

일체유심조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모든 것을 마음

이 짓는다는 뜻입니다. 다시 말하면 마음먹기에 따라 같은 상황도

다르게 바뀔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말을 할 때 예로 드는 것이 동

굴에서 잠을 자다 해골에 고인 물을 감로수처럼 맛있게 드셨다는

원효 대사의 이야기입니다.

 미각뿐 아니라 우리의 감각이 모두 그렇지만, 특히 소리 때문에

신경이 쓰일 때가 많습니다. 자연의 소리나 평화로운 음악을 들으

면 마음이 편하지만 시끄러운 소리에는 짜증이 납니다. 도심의 매

미 울음소리나 시골 논둑의 개구리 소리가 시끄러워 잠을 자지 못

한다는 분도 많습니다.

 코 고는 소리는 더욱 그렇습니다. 신경이 예민한 분들은 참으로

괴롭습니다. 출장이나 이런저런 모임이 있어 함께 자게 됐을 경우

일행 가운데 코를 고는 사람이 있으면 걱정이 앞섭니다. 머리를 바

닥에 대기만 하면 곧바로 잠이 드는 분들은 모르지만 잠자리가 바뀌

거나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면 잠을 못 이루는 분들은 밤이 무섭다는

생각마저 들 수 있습니다.

 코 고는 소리를 듣다 보면 차츰 짜증이 나기 시작합니다. 가족이

나 친한 사람이라면 참고 넘어갈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화가 납니다. 감정이 격해지면 속으로 그 사람에 대한 미운 감정이

치솟습니다. 뒤척이다 아침이 되어서 그 사람을 보면 괜스레 미워집

니다.

 그럴 때 가장 좋은 방법은 화를 내지 않고 돈이 좀 들더라도 방

을 새로 얻는 것입니다.

 그게 여의치 않으면 생각을 바꾸면 됩니다. 코 고는 소리를 들으

며 그 사람의 부모 마음이 되어봅니다. 얼마나 피곤하면 저렇게 코

를 골까 하고 안쓰러운 마음을 가져봅니다. 그리고 코고는 소리가

들릴 때마다 그 사람이 단잠을 잔다고 생각하며 기뻐합니다. 저렇

게 깊은 잠을 자고 난 뒤에 피로가 풀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기뻐합니다.

 드르렁 푸우 하는 소리가 들릴 때마다 그 사람의 부모가 된 듯이

참으로 기뻐하는 마음을 가집니다. 그러다 보면 잠이 잘 옵니다. 밤

새 뒤척이더라도 아침에 일어났을 때 그 사람이 미워 보이는 일은

없습니다.

 

 

출처 : 하루에 · 단 · 한 · 번(나를 살리는 1분 명상/권복기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