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란트는 있다
아이를 사랑하세요? 모두들 그렇다고 답합니다.
정말 사랑하세요?
그럼요. 사랑하는 아이가 행복하길 바라시지요?
또 물으면 "그걸 말이라고 하세요?" 라고 되물으실 수도 있을 겁
니다.
잠깐 물러서서 우리 아이들이 행복한지 바라볼까요? 우리는 아이
들을 행복하게 키우고 있습니까? 아이에게 물어본 적 있나요?
"너는 지금 행복하니?"
제가 보기에는 행복한 아이들이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어떤 교
수님의 말처럼 우리 사회는 행복을 유보시키는 곳 같습니다. 학생
땐 좋은 대학에 갈 때까지 좋아하는 걸 접어두라 하고, 대학에선 좋
은 직장을 잡을 때까지 참으라고 합니다. 직장에 들어가면 승진을
위해, 승진한 뒤에는 아이들을 대학에 보낼 때까지 자신의 행복을
찾는 일을 뒤로 미룹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언제 행복해질 수 있을
까요. 그런데도 우리는 아이들에게 행복하기 위해 지금의 행복을 미
루라고 합니다.
물론 아이를 무작정 놀리라는 말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아이들이
자신 안에 깃든 가능성을 살펴볼 수 있도록 다양한 경험을 주는 일
은 필요합니다. 만약 아이가 지금 당장 그런 경험을 원하지 않는다
면 기다릴 줄 알아야 합니다. 아이들은 박물관 안에서 전시품 아닌
바닥 타일에 눈길을 주거나 도서관에 가서 책보다 놀이에 빠져들기
도 합니다.
우리는 그런 아이들을 기다려주지 못합니다. 미래에 대한 걱정
때문입니다. 늘 아이가 경쟁에서 뒤쳐지거나 잘못될지도 모른다고
걱정합니다. 그래서 자신의 아이를 다른 아이와 비교합니다. 모든
아이의 생김새가 다른데도 부모들은 아이들을 재는 잣대가 똑같다
고 착각합니다. 그 잣대를 들고 자신의 아이를 잽니다. 지금 나이에
는 이런 행동을 해야 하고, 이런 말을 해야 하고, 이 정도의 사고력
은 갖고 있어야 한다고 말입니다.
아이들이 커서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나오는 걱정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입니다. 하지만 걱정하는 마음을 살짝 내려놓고
조금만 물러서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구상의 사람들 모두 생김새가 다르듯, 아이들 모두 다른 가능
성을 품고 있습니다. 아이들 안에 심어진 그 씨앗이 어떤 꽃을 피울
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싹이 트고 줄기가 힘차게 뻗어 올라갈 때까
지 믿고 기다려야 합니다. 맞지 않는 거름은 씨앗을 썩게 만듭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똑같은 거름을 아이에게 퍼붓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믿어야 합니다. 아이들 안에 깃든 신성을 믿어야 합니
다. 우리가 할 일은 아이 안에 숨겨진 씨앗이 싹틀 때까지 격려하고
지켜보며 기다려주는 것입니다. 그 씨앗을 우리는 달란트라고 부르
고 정명(定命)이라고도 부릅니다. 시간이 지나면 아이 안에 깃든 씨
앗은 모두 아름다운 꽃을 피웁니다. 우리가 할 일은 경이로운 눈으
로 감탄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칼릴 지브란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대의 아이라고 해서 그대의 아이인 것은 아니다.
아이들이란 스스로 갈망하는 생명의 딸이며 아들인 것을!
그대를 거쳐왔으되 그대로부터 온 것은 아니며.
또 그들이 그대와 함께 있을지라도 그대에게 속한 것은 아니다.
아이를 있는 그대로 지켜보세요. 우리 아이만의 빛깔과 소리에
감탄해보세요. 그런 눈으로 아이를 대하는 것보다 좋은 명상은 없습
니다.
출처 : 하루에 · 단 · 한 · 번 (나를 살리는 1분 명상 : 권복기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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