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한참 전에 나온 김기덕감독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이라는 영화가 생각나시나요?
한국을 떠난 지 거의 20년 만에 처음 접한 한국영화였답니다.
영화를 보는 동안 그냥 푹 빠졌고, 보고 난 후에는 감동으로 남았던 영화였어요.
그리고 그 배경이 어딘지 참으로 궁금했어요.
물론 세트장이라는 건 알지만 꼭 한 번 가보고 싶을 정도로 경치가 너무나 좋았거든요.
하지만, 여기선 알아 낼 수 있는 방법이 없어 그냥 잊어 버리고 있었어요.
그러다 얼마전에 그 영화의 촬영지가 주산지라는 것을 그네님을 통해서 알았지요.
마침 한국여행을 계획하고 있었던 차라 무슨 일이 있어도 그곳에 꼭 가보고 싶다고 마음을 먹고 있었는데,......
그 기회를 잡았지 뭐예요.
비가 오고 수위가 높아지면 위의 모습과 같겠지만,
아쉽게도 제가 갔을때는 가을 가믐이 심했던 때라 아래의 사진과 같이 발목까지 모두 다 드러나 있더군요.
그래도 이 곳의 보호목인 왕버들너무의 모습은 환상적으로 보였어요.
유난히 나목을 좋아해서 그런가?
아직도 밖은 깜깜한 새벽인데, 왜 이렇게 시끄러운거야?
아침잠 많은 나 답게 불평을 하고 있는데......
아침에 일찍 올라가서 물 위르 피어오르는 물안개와 해 뜨는 것을 봐야 한다기에 눈꼽만 때고는 투덜투덜....
아유 ~~ 추워 ~~~
아마도 가면 아무도 없을꺼야 ~~
이렇게 깜깜한 새벽에 누가 있겠어 ~~
거 봐 ~~~ 아무도 없잖아 ~~~ 그런데..... 조금 더 들어가니....
아니 ~~~~~~
왠 사람들이 ~~~~
밤 버스를 타고 새벽에 내린 사람들이 새벽의 정적을 깨고 있었어요.
아직 해는 뜨지 않고 물위에 서린 물안개가 오히려 따뜻한 느낌을 주더군요.
와 ~~ 이 맛에 새벽에 오는거구나 ~~ ㅎㅎㅎ
여기가 다 인줄 알았더니 전망대가 있다고 하네요.
가 봐야지.. 뭐가 보이나 ~~
가는 길에 나무 사이사이로 보이는 저수지를 바라보니..
너무나 아름다운 자태를 한 나무가 한 그루..... 와 ~~~ 정말 아름답다.....
오길 잘 했구나 ~~ ^_^
전망대에 도착하니 아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더군요.
전망대에서 바라 본 아까 물안개를 찍던 곳이 저 멀리 보이네요.
물밖으로 나와 있는 나무들이 애처롭게 보이긴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아름답네요.
한 20년전에 갔던 루이지아나주의 늪지대에 물 속에 깊이 뿌리 박고 자라던 나무들 생각이 나네요.
물이 깊진 않지만, 그래도 물위에 서 있는 나무가 보이길래.....
어느 각도에서 보나 참 아름다웠어요.
진짜 오길 참 잘 했구나 ~~ ^_^
왕버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밑으로 내려가지 말라고 하는데도... 많은 사람들이....
참으로 좋은 사진을 찍었는가봐요.
어떤 사진인지 참말로 궁금하대요.
밑으로 들어가지 말라고 쳐 놓은 줄을 받쳐 주는 나무에 앉아 나와 함께 같은 것을 보았는지도 모를 사마귀.
보는 각도에 따라서 달라지겠지만,
이렇게 보니 독수리 같지 않나요?
내 눈에만 그런가?
내려 오는 길에 잠이 깨서 이제서야 사방을 둘러 보니 .....
큰 바위 얼굴이 나를 내려다 보고 있는 거 였어요.
그리고 그 옆엔 험상궂은 표정의 루돌프 빨간코 바위얼굴이 있었지요.
그런데, 오른 쪽으로 보이는 눈을 보세요.
오른 쪽 구석에 노란 눈동자가 보이지요?
가까이 당겨보니 더 확실하게 보이네요.
그런데, 그 돌이 너무나 동그란 거였어요.
어떻게 저기에 저렇게 동그란 돌이 떨어지지도 않고 붙어 있을까? 궁금궁금 ~~~
지난 밤에 묵었던 민박집(주산지 민박)에 도착하니 이렇게 정갈한 밥상을 차려 주시네요.
반찬은 멸치만 빼고는 모두 손수 농사 지은 것으로 만든 것들이라서 맛도 좋고 먹는 기분이 아주 좋았어요,.
정신없이 먹고는 완전히 물장수상을 만들어 놓았지요.
민박집 주인 내외랍니다.
김기덕 감독이 영화 촬영을 할 때 여기서 묵고 또 밥도 먹고 도시락 배달도 했다는 두분.
너무나 사이가 좋아 보이고, 또 너무나 편한 분들이었어요.
나중에 떠날 때는 사과를 한 보따리 싸 주시더라구요.
고맙습니다. ~~ ^_^
뒤에 보이는 TV 의 화면은 영화촬영이 끝난 후.
KBS 의 '그 곳에 다시 가고 싶다' 라는 프로 촬영을 위해 다시 찾았을 때 만든 프로를 보여주었어요.
이 건물이 민박집인데...
바로 옆에 있는 이 집이 '다시 그 곳에 가고 싶다' 에 출연한 집이라고 하네요.
아침을 먹고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데, 민박집 아주머니께서 바로 옆에 계곡을 둘러 보고 가라고 추천을 하시더군요.
지금 이름은 잊어 먹었네요 .. ㅠㅠ
와 ~~~
가을이 막 시작되는 계곡은 참으로 아름다웠어요.
이런 아기자기한 멋이 바로 한국의 아름다움이 아니겠어요?
풀잎에 앉은 한 마리의 징그런 벌레도 고와 보이네요.
흙도 없는 바위에 뿌리를 박고도 예쁜 꽃을 피우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어요.
처음 보는 꽃이라 이름은 모르지만....
이건 도 뭐지?
절벽 바위에 뿌리를 박고 자란 생명력이 끈질 긴 꽃이었어요.
저 높은 바위위에 앉아서 아침 세수에 여념이 없는 다람쥐.... 귀엽지요?
청초한 들국화(맞나요?)도 예쁘고
눈 속에 핀 꽃 처럼 보이는 낯설은 한 떨기의 꽃에게 인사를 하고는 다음 행선지를 향해 길을 재촉했어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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