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의 겨울은 엄밀히 따져 보면 겨울다운 겨울이라고 할 수도 없지요.
공원에 나가면 아직도 반 바지에 반 팔로 뛰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야외수영장에도 사람들이 몇 명 씩 있는 걸 볼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아무 생각없이 하루 주말을 잡아 산행을 하기로 결정했지요.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그날 비가 엄청 오는 날이었어요.
그렇다고 자연에 굴복할 수는 없지요.
결론은 강행하기로...
이렇게 우산 쓰고 우비입고 중무장을 하고 나섰어요.
갔던 곳은 Purisma Creek 이라고 하는 전에 소개해 드린 적이 있는
태평양 연안의 Half Moon Bay (봄내음 싱그런 태평양의 바닷바람에 몸과 마음을) 에서 조금 산 속으로 들어가는 곳이지요.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몸과 마음 모두 중무장을 한 다음 들어 섰는데, ...
그때부터 기다렸다는 듯이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하는 거였어요.
이거 ~ 잘 못 온 거 아냐?
그래도 가자 ~~~~~~
비를 맞아 싱싱한 고사리들이 마음을 즐겁게 해 주었지요.
뿐만 아니라...
울창한 레드우드 사이로 가끔 볼 수 잇는 활엽수의 남은 단풍이 빗속에서도 아름답게 보이더군요.
우산을 뚫고 들어오는 빗방울이 차가워도 함께 하는 친구들이 있어서 좋았구요.
울창한 레드우드와 고사리가 비에 젖어 더욱 더 생명력있게 싱싱해 보이는 것도 좋았어요.
뿐만 아니고...
이렇게 비 오는 날 나들이 나온 바나나 민달팽이를 보는 것도 한 가지 즐거움 이었지요.
다른 곳에서는 보지 못햇던 바나나 민달팽이를 자세히 보시겟어요?
달팽이지만, 집을 이고 다니지 않고 색깔이 바나나처럼 노랗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 바나나 민달팽이에요.
비가 와서 그런지 굿곳에 이렇게 새로운 버섯들이 삐죽이 나뭇잎을 헤치고 솟아나오고 있엇지요.
마치 우산처럼 생긴 이 버섯의 이름은 우산 버섯.
진짜냐고요?
아니요 ~~우리 일행이 지어준 이름이에요. ㅎㅎㅎ
약간 사방이 트인 곳에 도착하니 이렇게 운무가 산 가득, 하늘 가득..
아 ~~ 참 아름답다 ~~~~~
비가 그렇게 와도 발에 흙이 튕기지 않는 이유는 떨어진 레드우드이 낙엽이 카페트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지요.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무언가 요기를 좀 해야 겟지요?
그런데, 그렇게 아무대나 앉으시면 바지 다 젖겠어요 ~~~ ㅠㅠ
내린 비에 단물이라도 마신 듯 모든 것이 싱싱하고 파랗기만 했어요.
쓰러진 나무에서도 곧 새싹이 틀것 같이만 보였지요.
겨울이고 비오는 날이라서 해도 일찍 저무는데, 여기서 고만 돌아가지요?
예까지가 얼마나 되나요?
이 지점까지가 출발점에서 4마일 되는 거리에요.
그러니까 돌아가면 모두 8마일이 되는거지요.
뒤돌아 오던 길을 보니, 참 아름답게 보이더군요.
그래도 돌아가는 길에는 비도 어느 정도 그쳤고, 내리막길이라서 발걸음도 가볍게.... 랄라롤로 ~~~
아까 가는 길에는 우산을 쓰고 가느라 보지 못하던 것들이 눈에 띄더군요.
잘라져 나간 고목에서 다시 싹을 틔우고 새로운 생명을 시작하는 나무도...
땅이 좁은 듯 나무 줄기에 매달려 끈질기게 살아가는 고사리도...
생전 처음 가는 우중 산행이었지만, 아주 즐거웠고 기억에 남는 거엿어요.
마음도 깨끗하게 폐도 개끗하게 그리고 기분도 상쾌하게...
나무가 하늘을 덮고 있고, 비가 와서 너무 어두워 사진을 많이 찍지를 못 했네요.
'신나는 지구여행과 체험 > 캘리포니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각양 각색 버섯의 향연 - Purisma Creek (0) | 2010.01.12 |
---|---|
타호호수 - 넘어지고 엎어지고 구르고 ... 스노보드 탄 날 (0) | 2009.12.29 |
가장 가까운 곳으로의 짧은 여행 (0) | 2009.07.24 |
거대한 자이언트 전복 파티 ~~~ !!! (0) | 2009.07.16 |
Big Basin - 거대한 숲의 엄마 아빠를 만나 보세요 (0) | 2009.07.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