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햇살님의 좋은 글

작은 아이 하나가 울고 있네

doggya 2010. 12. 9. 09:25

 

 

작은 아이 하나가 울고 있네

 

 

 

누구도 들여다보지 않는 후미진 골목 구석에서 숨은 아이가

하나 있습니다.

아이는 쓰레기통과 좁은 대문 틈에 숨어 있습니다. 아이가 그

곳에 앉아 울고 있다는 걸 아는 존재는 담장 위의 도둑고양이

뿐입니다.

가까이 가보니 무척이나 낯이 익은 아이입니다.

그 어린아이는 바로 나였습니다.

각자의 내면에서는 어린아이가 하나씩 숨어 있습니다. 평소에

는 눈치챌 수 없을 정도로 연약하고 미미하지만 생생하게 살

아 숨쉬고 있지요. 스스로를 어른이라 믿고 책임감을 느끼는

사람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아이는 우리가 미처 깨닫기도 전에 우리의 경험을 해석합

니다.

새로운 환경에 부딪혀 느끼는 두려움.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도피하고 싶은 마음.

낯선 사람과 관계를 맺어야 하는 부담감.

갈수록 복잡해지고 어려워져만 가는 사회.

새로운 환경, 낯선 사람들, 이상한 사회를 두려워하고 겁먹는

것은 우리 안의 아이일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가

이미 충분히 나이를 먹었고 어른이라고 믿습니다. 그러나 어

른도 누군가에게 안겨 엉엉 울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런

순간을 위해 우리 영혼 안에는 작은 어린아이 하나가 존재합

니다.

마음속의 우리 아이에게는 우리가 유년에 받지 못했던 보살

핌과 사랑을 주어야 합니다. 그 아이의 손을 붙잡아 골목 귀

퉁이가 아닌 환한 꽃밭으로 옮겨주어야 합니다. 아이를 안아

주고 다독거려 결코 세상은 무서운 곳이 아님을 알게 해주어

야 합니다. 어떠한 새로운 장소도, 낯선 사람, 또는 사회가 아

이를 겁먹게 하지 않도록 보살펴주어야 합니다.

자기 자신을 보살피세요. 자기 안에 겁먹고 울고 있는 어린

아이를 찾아내어 보살펴주고 아이가 활짝 웃음 지을 수 있

도록 해주십시오. 내 안에 아직도 동심과 순수가 있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그것을 미성숙한 자아라고 치부하

지 마세요. 어른답지 못한 일이 결코 아닙니다.

그것은 아직 우리가 세상에 찌들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해주

고 회복할 기회가 있음을 알려주는 증거입니다. 우리는 혼자

서 고통에서 맞부딪치는 일이 없습니다. 내 안의 나를 닮은 아

이 하나와 함께 맞섭니다.

 

 

나는 내 마음속 아이를 안아줄 거야. 그 아이가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동안

어떠한 경험도 혼자 하게 내버려두지 않겠어. 어릴 때 받지 못했다고 여기

는 모든 사랑과 행복을 아이에게 줄 거야. 그러는 동안 나 자신 역시 충만해

지겠지.

 

 

출처 : 나랑 닮은 친구에게 주고 싶은 책(이삭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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