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햇살님의 좋은 글

하루살이 매미 개구리 거북이

doggya 2010. 12. 15. 07:58

 

 

하루살이 매미 개구리 거북이

 

 

 

어느 날 매미가 하루살이에게 말했습니다.

― 너는 내일이 뭔지 아니? 내일이 온다는 것. 내일을 산다는 것

말이야. 그것도 모르면서 어떻게 그렇게 기쁜 듯이 하늘을 날아다

닐 수 있니? 슬프지 않니? 불안하지 않니? 얌전히 앉아서 죽음을

기다려야 하는 게 아니냐?

그러자 개구리가 팔짝 뛰면서 말했습니다.

― 시끄러워 이 매미야. 너는 내년이 뭔지나 아니? 가을이 오고

겨울이 온다는 것. 그래서 또다시 꽃피는 봄이 온다는 것 말이야.

그것도 모르면서 세상이 다 네 것인 양 그렇게 시끄럽게 울어대고

있는 거니?

그 옆을 느릿느릿 지나가던 거북이가 가소로운 듯 눈을 껌벅거리

며 말했습니다.

― 건방진 개구리야. 뭘 안다고 세상을 그렇게 팔짝팔짝 뛰어다니

니. 나는 백 년을 살아왔어. 앞으로도 백 년을 더 살 수 있다고. 백

년 후면 너희가 모두 없어진다는 것을 아니? 게다가 너희들이 세

상에서 사라진 지 백 년이 지났다고 생각해봐.

그때 거북이 등에 하루살이가 앉으며 말했습니다.

― 너는 내가 네 등에 앉았다는 것을 볼 수 없잖니? 볼 수도 없고

느끼지도 못하면서 천 년을 살면 뭐하니? 우리에게 내일은 없어.

오직 주어진 오늘 하루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 사는 거야. 그러면

하루를 살아도 백 년을 사는 거지. 포도 한 송이를 다 먹어봐야 포

도 맛을 아는 건 아니잖니. 포도 한 알을 먹어도 먹는 순간 최선을

다해 온몸으로 그 맛을 느끼면 그만인 거야.

삶은 지금 이 순간이야. 이 순간이라고!

 

 

출처 : 당신이 별입니다(권대웅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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