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햇살님의 좋은 글

나도 그래요

doggya 2010. 12. 13. 05:56

 

나도 그래요!

 

 

 

우울한 표정의 아이가 혼자 있는 모습을 본 노인이 다가가

그 이유를 물어보았습니다.

"저는 가끔 숟가락을 떨어뜨려서 옷을 더럽혀요."

아이의 고백에 노인이 웃었습니다.

"나도 그렇단다."

"저는 가끔 이불에 오줌을 싸요."

노인도 아이처럼 쓸쓸한 표정으로 대꾸했지요.

"나도 그렇단다."

아이는 결국 울음을 터뜨리며 말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건, 누구도 나한테 관심을 갖지 않는다

는 거예요."

노인도 따라 울음을 터뜨리며 대답했습니다.

"얘야, 그건 나도 그렇단다."

타인을 완벽하게 이해하기란 어쩌면 불가능한지도 모릅니다.

유전자 한 개의 차이일 뿐인 남성과 여성은 서로를 평생 이해

하지 못하며, 유전자의 절반을 나눈 부모 자식간의 사이 역시

순탄하지만은 않습니다.

저마다 자신이 가장 소중하고 중요하며 모든 일의 영순위로

정해놓았기 때문이지요.

이해의 저울은 너무도 간사하여 남의 입장과 나의 입장은

아주 깨끗이 갈라서 있거든요. 내가 한 일을 타인이 똑같이

했더라도 그것의 무게는 나의 잣대에 따라 달라지지요.

리는 때때로 그 저울을 합리화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타인을 이해하기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왜 저런 말을 할까, 왜 저런 행동을 할까 부정적으로 비판하

기 전에 그의 따뜻한 면을 먼저 살펴보면 되거든요.

그는 말은 거칠게 하지만 어린아이 같은 부분이 있다거나,

그녀는 생각 없는 행동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만 재치

있는 말솜씨를 가졌다고 인정해주는 것이지요.

곧잘 손찌검을 하는 선생님이지만 수업에 열정적이라거나

예의 없는 직장 상사이지만 일처리하는 솜씨 하나만큼은,

하고 인정해주세요.

그리고 내 마음에 들지 않게 행동할 수밖에 없었던 그들의 입

장에 서서 딱 오분만 생각해본다면 이해하기 결코 어려운 일

은 아닙니다. 그가 말을 거칠게 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 그녀

가 생각 없이 행동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 선생님이 매를 들

어야 했던 상황과 직장 상사가 나에게 예의 없이 굴어야 했던

순간을 떠올려보세요.

'나라도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타인을 이해할 수 있는 첫 번째 열쇠입니다. 그들도 나와 다

르지 않습니다. 나와 똑같이 눈물이 많고 곧잘 상처받으며 금

세 위축되어버리는 사람들입니다. 그들도 실수할 수 있고, 그

실수를 고칠 기회도 평등하게 주어져야 합니다.

아이와 노인이 완벽하게 서로를 이해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 보이지만, 그들이 서로의 약점을 솔직히 털어놓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순간 그들의 가슴에 같은 빛깔의 등불

이 켜집니다.

이제 아이는 노인의 가슴에 기대고, 노인은 아이의 작은 어

깨를 끌어안은 채 서로를 안아줄 수 있습니다. 아이와 노인

같이 행동한다면 충분히 우리도 그들을 끌어안을 수 있습

니다.

 

 

오늘은 기분 좋은 날. 살아가는 동안 만나게 되는 모든 사람들을 이해하고

가까이 둔다면, 삶에 관한 많은 비밀들을 배우게 될 거야. 나에게 뭔가 줄 것

이 있기 때문에 그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마음속에 새겨두겠어. 내가 그

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동안 그들도 나를 이해하게 된다는 것도 나는

그들의 사랑과 이해를 기꺼이 받을 준비를 해야겠다.

 

 

출처 : 나랑 닮은 친구에게 주고 싶은 책(이삭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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