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햇살님의 좋은 글

왜 달리지 않으세요

doggya 2010. 12. 18. 07:34

 

 

왜 달리지 않으세요?

 

 

 

선천적으로 걷지 못하는 장애인 소녀의 이야기입니다.

소녀의 소원은 단 하루만이라도 공원을 달려보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소녀를 인터뷰하기 위해 모였던 기자들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소녀가 기자들에게 물었습니다.

"당신들도 나처럼 다리가 불편한 고통을 겪고 있나요?"

기자들은 아니라고 대답했지요. 그러자 소녀는 너무도 이상

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며 되물었어요.

"그런데 왜 달리지 않으세요?"

우리는 아주 오랫동안, 달리는 방법을 잊고 살아버린 것 같습

니다.힘들면 쓰러지고 지치면 주저앉았지요. 우리가 고통에

대처하는 자세를 소녀는 이상하게 여겼던 모양입니다.

살아가는 동안 고통과 괴로움을 느끼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

다. 성장하기 위한 새로운 자각을 위해서라도 고통은 필요합

니다.

고통이 지나간 다음 우리는 한층 성숙해집니다. 괴롭고 길

었던 고통의 시간이 주는 즐거운 선물입니다. 고통스러운 기

억들을 하나하나 쌓아가면서, 있기는 있었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기쁨을 얻기 위해 우리는 숨차게 달려왔습니다.

그러므로 고통과 기쁨은 서로 얽혀 있습니다. 하지만 성숙의

즐거움이 아닌 고통의 부담감만 느끼기 쉽지요.

우리는 많은 시간을 고통 때문에 심하게 괴로워했습니다. 고

통을 통해 얻게 된 지식을, 마음을 활짝 열고 받아들일 수는

없었습니다. '왜 나만 괴로워야 하는가?' 라는 억울함이 따랐

고, 고통스러웠던 시간을 돌아보고 싶지 않으며, 다시 고통을

겪고 싶지 않다는 거부감 때문입니다.

기쁨의 근원이 되기도 하는 그 핵심이 무엇인지 알아내려면

고통의 껍질을 기꺼이 벗겨나가야 합니다. 손톱이 쓰리도록

힘겹게 오렌지의 껍질을 벗기고 나면 달콤한 과육이 숨어 있

는 것처럼.

평안한 휴식에 도달하려면 젖 먹던 힘까지 짜내어 문제를 해

결해야 합니다. 우리는 소녀의 물음에 대답하기 위해, 다시 일

어나야 합니다. 그리고 달릴 수 없는 사람들을 생각하여 무릎

에 더욱 힘을 줘야겠지요.

마라토너의 긴 달리기 끝에는 금메달이 기다리고 있듯 우리

의 숨찬 고통, 그 끝에는 시원한 물과 달콤한 휴식이 기다리

고 있다는 것을 믿으세요.

끝을 알 수 없는 고통에 빠져 주저앉아 있는 우리에게 소녀는

이렇게 묻고 있습니다.

 

당신은 건강한 다리를 갖고 있잖아요.

그런데 왜 달리지 않으세요?

 

 

출처 : 나랑 닮은 친구에게 주고 싶은 책(이삭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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