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을 흘리세요
남자는 평생 세 번만 울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아내가 사망했을 때, 자식이 죽었
을 때.
또 이런 이야기도 있습니다. 남자는 눈으로는 하늘을 보고 가
슴으로만 피눈물을 흘려야 한다는.
남자로 강하게 살아가라는 다짐이겠지만, 사실 잔인하게까
지 느껴지는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는 수많은 남자들의 눈
물샘을 마르게 했으며, 그들이 고통을 참지 못해 눈물을 흘리
면 힘없고 마음 약한 남자로 몰아붙이곤 했습니다.
잘 우는 사람은 약한 사람이고, 약한 사람은 쓸모 없는 사람처
럼 여겨지는 세상입니다. 세상은 우리에게서 감정을 표현하고
자 하는 자유를 빼앗고 증명사진처럼 무표정하게 살아가라 합
니다. 때문에 우리는 눈물을 감추어왔고 혼자서 슬픔에 잠기
는 데 익숙해져버렸습니다.
삶의 변화에 몸을 완전히 내맡기고 살다 보면, 울 게 될 때도
있습니다. 슬픈 드라마만 보아도 눈물이 핑 도는데 살아가는
데 어찌 눈물이 없겠습니까. 억울하고 속상한 일도 한두 가지
가 아니며, 자신이 초라하고 절망적인 순간의 유일한 언어 수
단은 눈물입니다.
울음은 삶의 즐거움과 고통을 모두 느끼게 합니다. 실컷 눈물
을 흘리며 우는 행위는 부끄럽고 창피한 나약함이 아니라 당
연하고도 필요한 치유 방법입니다. 울고 난 후에야 다시 웃을
수 있습니다. 파도치던 마음을 다스릴 수 있습니다.
웃음과 울음, 모두 우리를 정화시켜주며 어떠한 경험을 마
무리지을 수 있게 도와줍니다. 또한 과거를 마음속에서 떠나
보내는 것을 가능하게 합니다. 삶이 주는 다음 축복을 받아들
이려면 고통뿐 아니라 즐거움도 떠나보내야 하므로 우리에
게는 웃음과 눈물이 모두 필요합니다. 웃는 것은 좋은 일이고,
눈물을 보이는 것은 창피하다고 생각할 이유는 전혀 없습니
다. 다른 사람들과 떨어져 눈물을 참아내는 것은 어리석은 짓
입니다.
우는 모습을 보지 못한 친구 사이는 아직 깊지 않은 사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친구끼리 웃고 즐기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슬픔과 서러운 눈물을 치유해주고 닦아주는 것도 친
구의 몫입니다. 우리는 눈물을 흘리는 친구의 곁에 있어주어
야 하고, 나 역시 슬픔에 잠길 때 친구의 손을 붙들어야 합니
다. 혼자 치러내는 슬픔은 감기처럼 친구에게 전염이 되기도
하고, 나을 수 없는 깊은 병이 되기도 한답니다.
상처에 고인 진물을 짜내야 하듯, 가슴속에 고인 눈물도 흘러
내려야 합니다. 진물을 짜내야 상처는 비로소 아물고, 눈물
이 흐른 후에 고통도 잊혀질 수 있습니다. 웃음이 내 얼굴을
비추는 빛이라면, 눈물은 내 영혼을 닦아내는 물입니다. 눈물
을 흘리세요. 당신 곁에 눈물을 닦아주는 친구가 있을 겁니다.
눈물을 닦아내고 난 후에 당신은 다시 웃을 수 있을 겁니다.
네가 슬픈 순간 나는 고요히 침묵하며 네 곁에 있을게. 마음으로 함께 눈물
을 흘리며 너의 곁을 지킬게. 부끄러워하지 마. 눈물 흘리는 네 모습
너무나 아름다워, 너는 분명히 차츰 나아지고 있어. 혼자 울지마, 친구야.
나와 하느님이 감당할 수 없는 이상의 일이 나에게 생기지 않을 것이다. 오
늘도, 앞으로도.
출처 : 나랑 닮은 친구에게 주고 싶은 책(이삭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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