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햇살님의 좋은 글

사랑

doggya 2011. 5. 9. 08:22

사랑

 

 

           맏며느리인 내가 딸만 둘을 낳은 뒤 시아버

님은 매일같이 새벽기도를 하셨습니다. 하지만 우리 부부는

두 딸로 만족하며 잘 키우기로 약속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시아버님의 기도 때문인지 셋째를 갖게 되었고 아

들은 온 집안의 축복을 받으며 세상에 태어났습니다.

 

 

 아버님께선 어머님 병간호와 농사일로 많이 힘드신 중에

도 손자가 태어났다는 소식에 새벽 첫차를 타시고 한걸음에

달려오셨습니다.

 아들이 태어난 지 4개월이 지날 무렵, 손자가 그리워 평

생 사셨던 고향 집을 정리하고 아들 집으로 오셨던 아버님

어머님.

 

 

 당신의 생명보다 더 귀하시다며 온갖 사랑을 쏟아 부으셨

고, 아버님, 어머님과 한 방에서 함께 자면서 초등학교 2학년

이 된 아들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사람이 할머니가 되었

습니다.

 

 

 아들 녀석은 학교에서 급식 후에 나오는 간식을 주머니 속

에 넣어와 항상 할머니께 드렸습니다. 다른 아이들 먹을 때

먹고 싶을 텐데, 먹고 오라 해도 할머니 생각이 나서 먹을 수

없다는 아들입니다.

 한 번은 새까맣게 손때가 묻은 송편 두 개를 꼭 쥐고 왔습

니다.

 "에그 너무 더러워서 어떻게 먹니? 할머니 드리지 말고 버

리면 안 될까?"

 

 

 "이 송편 할머니 드리려고 손에 들고 있었는데 내 짝이 선

생님한테 학교에서 먹고 가야지 집에 가지고 간다고 일렀어

요. 그래서 내가 할머니께 드리려고 가지고 간다고 선생님께

말했더니 선생님께서 칭찬해 주시면서 송편 한 개를 더 주신

거예요."

 

 

 방에 계시던 어머님께서 손자의 말을 들으시고는 눈물을

글썽이시며 나오셨습니다.

 "암~~~ 먹구 말구, 누가 가져온 건데···"

 그날 어머님은 손때가 까맣게 묻은 송편 2개를 맛있게 드

셨습니다.

 

 

 지난 아버님 생신 때, 큰딸은 손수 그림을 넣어 만든 예쁜

편지지에 편지를 쓰고, 둘째 딸은 할아버지께서 좋아하신

다며 드링크제를 슈퍼에서 집에까지 사 들고 오고, 아들은

할아버지 자판기 커피 사 드시라며 모아 두었던 잔돈을 드

렸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의 사랑이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졌음

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바르고 착하게 자라온 밑

거름이 된 것은 두 분의 사랑입니다.

 

 

 아버님 어머님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언제

까지나 건강하셔서 아이들 곁에 계셔 주시길 바랍니다.

  

출처 : 아들이 붙여 준 대일밴드(임미영 외 46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