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햇살님의 좋은 글

200원으로 산 아들의 행복

doggya 2011. 5. 6. 06:45

200원으로 산 아들의 행복

 

 

세 살 무렵, 아직은 어리기만 한 아들에게

'아빠'라는 호칭은 멀기만 했습니다.

 '엄마, 아빠'라는 말을 배운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아 엄마

아빠의 이혼으로 '아빠'라는 말은 어린 아들에게서 희미하게

지워져 가고 있었습니다.

 

 

 엄마와 둘이 어렵게 살아가면서 그 또래 아이들이 좋아하

는 군것질도 못하고, 엄마가 해 주는 밥과 놀이방에서 먹는

간식이 아들에겐 유일한 먹거리가 되었습니다.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아들이 네 살 되던 해, 회사의 출근시간이 일러 아이를 놀

이방에 데려다 주지도 못하고 놀이방 운행차가 올 때까지 기

다려 주지도 못했습니다. 그래서 매일 아이를 지하철역 입구

에 세워 두고 지하철을 타고 출근을 했습니다.

 

 

 비바람이 부는 장마철에도, 한겨울 추운 날씨에도 아이는

혼자 10분, 15분을 기다려서 놀이방 운행차를 타고 갔습니다.

 혼자 쓸쓸하게 서 있을 아이가 너무 안쓰러워 지하철 안에

서 눈물을 삼키기도 수십 번, 그래도 달리 방법이 없었던 아

이와 나는 그런 힘든 상황에서 서로 아껴 주며 살아갔습니다.

 

 

 어느 날, 내가 감기몸살로 몸이 너무 아파 잘 움직이지도

못하자 아이는 엄마가 걱정이 되는지 계속 말을 시켰습니다.

 "엄마, 많이 아파? 엄마, 죽으면 안돼! 알았지? 엄마 내가

이불 깔아 줄께 누워 있어."

 아이는 그 작은 고사리 손으로 농에서 힘들게 이불을 꺼내

깔아 주었습니다.

 

 

 아이도 엄마와 둘만의 생활에 너무 익숙해졌는지 또래 아

이들과 달리 생각이 깊을 때가 많았습니다.

 아이의 의젓한 행동을 바라보니 눈물이 흘렀습니다. 아이

는 엄마가 많이 아파서 그런가 걱정이 되는지 엄마의 눈물을

닦아 주다 엄마의 목을 껴안고 함께 웁니다.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다음날 퇴근하며 놀이방으로 아들을 데리러 갔습니다.

 집으로 걸어오는 길, 오랜만에 가게에 들러 비싼 과자 대신

200원짜리 사탕을 사주었습니다.

 아들은 집에 도착할 때까지도 그 사탕을 입에 넣었다 뺐다

하며 너무도 좋아합니다.

 "엄마, 회사에서 돈 많이 벌었어? 그래서 나 이거 사주는

거야?"

 200원짜리 사탕이지만 아이는 너무 행복해 합니다.

 그런 아이의 모습을 보니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행복해집

니다.

 

출처 : 아들이 붙여 준 대일밴드(임미영 외 46인)

 

 

'사랑방 > 햇살님의 좋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  (0) 2011.05.09
숙년인생 10 계명( 熟 年人生 10 戒 命 )  (0) 2011.05.07
엄마의 수영복  (0) 2011.05.04
죽음에 이르는 병  (0) 2011.05.03
보리밥을 먹어야 할 때  (0) 2011.05.02